[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푸른배달말집을 펴내며 오늘날 우리가 쓰는 말은 일본말에서 들어온 말을 으뜸으로 많이 쓰고 우리 겨레말은 어쩌다가 쓰는 말살이를 합니다. 이렇게 된 까닭은 종살이(식민지생활)는 벗어났지만, 종살이배움(식민지교육)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배곳(학교)에서 배우는 말이 거의 모두 일본말에서 건너온 한자말입니다. 요즘은 한자를 안 쓰고 한글로 쓰니, 이를 한글왜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한글왜말은 배곳에서 책으로 배운 글말을 입말로 쓰면서 우리말이 더럽혀졌습니다. 배곳에서 가르치고 새뜸(신문)에서 쓰고 널냄(방송)에서 말하며, 나라살림살이말(행정용어)과 모든 책에 한글왜말을 쓰니, 백성들이 다 우리말인 줄 압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말이 아닙니다. 한글왜말을 종살이할 때는 조선왜말이라 불렀습니다. 왜종살이가 끝났으면 왜말을 버리고 우리말을 찾아쓰고, 배곳에서도 우리말을 가르치고 배워야 마땅한데도, 종살이에서 벗어난지 여든해가 가까웠는데도 아직 배곳에서는 왜말을 가르치고 배웁니다. 거기다가 나라일꾼(공무원)들도 일본사람들이 쓰던 왜말을 그대로 쓰고 있으니, 배우는 아이들도 물들어 온 나라 모든 사람이 왜말살이하는 겨레가 되었습니다. 제가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한글왜말 왜말은 왜말인데 한글로 써 있어 우리말인 줄 잘못 아는 말이 한글왜말이다. 왜종살이가 끝나 나라를 되찾았을 때 이 왜말을 다 버렸어야 옳았다. 왜놈들에 빌붙어 살던 무리들이 종살이 벗어난 뒤에도 쫓겨나지 않고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말살이를 내내 왜말살이하는 쪽으로 힘을 미쳤다. 똑같은 왜말을 소리만 우리 소리로 내고 말을 버리지 않고 그대로 쓰면서 배곳(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왜말을 가르치고 새뜸(신문)과 널냄(방송)에서도 그대로 왜말을 쓰고 나라살림살이말(행정용어)에도 그대로 왜말을 써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다보니 거의 모든 말마디가 한글왜말로 되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문명, 과학, 자연, 환경, 정신, 식물, 동물, 생물, 생명,,,. 우리가 쓰는 거의 모든 말이 한글왜말이다. 우리말은 이것과 사뭇 다르다. 위에 적은 말을 우리말로 하면 다스림, 살림, 모임, 삶꽃, 삶빛, 갈, 누리, 터전, 마음, 푸나무, 숨받이, 산것, 목숨이다. 마치 우리가 외이프라고 말할 때 와이프가 우리말이 아니고 아내가 우리말이듯이, 한글왜말은 니혼 사람들이 만들어 저들이 쓰던 말인데, 억지로 우리더러 쓰게 해서 우리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 벗장이 '-장이'란 뒷가지는 어떤 낱말 뒤에 붙어 그것을 만들거나 다루는 손재주가 있는 사람을 뜻한다. 쇠를 달구어 연장 따위를 만드는 일을 대장일이라 하는데, 대장일을 잘 하거나 대장일을 해서 먹고 사는 사람을 대장장이라 한다. 마찬가지로 쇠붙이 그릇이나 연장이 구멍이 나거나 부러진 것을 때워 주는 일을 하는 이를 땜장이아 한다. 돌을 잘 다루는 이는 돌장이, 집을 짓거나 고칠 때 바닥이나 바람, 보꾹에 흙이나 돌가루를 바르는 일을 하는 사람은 미장이라 한다. 그러면 벗장이는 무엇을 잘 하는 사람일까? 손으로 무엇을 만들거나 다루는 일을 배우고 익혔지만 아직 서툴러서 장이처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일을 배우다 그만둔 사람을 벗장이라 한다. '벗어난' 장이란 뜻이다. 장이는 장이인데 벗어난 장이가 벗장이이다. 한글왜말로 하면 미숙련공을 뜻하는 말이다. 벗장이 얼마나 멋있고 아름다운 말인가! · 덤받이 사람살이에는 온갖 일이 일어난다. 짝을 맺어 잘 살다가도 어느날 갑자기 가시나 버시가 죽을 수도 있다. 아들이나 딸을 두고 한쪽이 죽으면 그냥 살 수도 있지만 새짝을 만나 새로 살림을 꾸릴 수도 있다. 그러면 아이들한테는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메뜨다 밉살스럽도록 굼뜨다 ㉥어릴적에는 그렇게 싹싹하고 재바르던 조카가 몸집이 엄청 불어난 뒤로는 일마다 메떠서 아재비가 뒤치다꺼리해야 할 판이라니! 둘하다 굼뜨고 미련하다 ㉥오름이는 허우대는 훤칠한데 사람이 둘하여 일을 맡기려면 속깨나 썩을지도 모릅니다. 아둔하다 슬기롭지 못하고 아주 느리거나 굼뜨다. ㉥똑같은 말을 몇 디위 해야 하나, 이 아둔한 사람아. 남 말을 그렇게도 못 알아들어? 미욱하다 사람 됨됨이나 하는 짓이 어리석고 미련하다 ㉥이런 미욱한 사람들! 하나를 보면 열을 알지, 이제 그 손가락을 다 끊는 지렁에 지지셔야죠. 둘되다 됨됨이가 상냥하지 못 하고 미련하고 무디다. ㉥이쁜이는 둘된 데가 있어 아직 짝이 없지만, 착한 구석이 있어 남 눈에 눈물 흘리게 할 사람은 아니야. 머줍다 (몸짓이) 느리고 굼뜨다. ㉥나는 일 솜씨가 머줍어 함께 일하는 이들한테 늘 서머하다. 웅숭깊다 1. 마음보가 넓고 크다 ㉥이곳을 마다하고 떠난 미르돌이었지만, 다시 돌아오자 웅숭깊게 맞아 주었다. 2. 되바라지지 않고 깊숙하다 ㉥물아이 골짜기는 웅숭깊어 온갖 목숨붙이가 깃들어 살 만한 곳이다. 투박하다 튼튼하나 무디고 맵시가 없다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울세다 피붙이나 아음이 많고 집안이 잘 되다. ㉥우리 집안은 한때 울세었지만, 요즘은 많이 기울었지. 느물거리다 말이나 짓이 능글맞다. ㉥누구한테라도 느물거리며 다가가지 말게. 자칫하면 걸려들 수 있어. 버드러지다 1. 끝이 밖으로 벌어져 나오다. ㉥거름더미에 호박을 심었더니 크고작은 줄기가 온 데로 버드러져 나가네. 2. 죽어 뻗뻗해지다. ㉥깍 맞고 버드러진 멧돼지. 반죽좋다 언죽번죽하여 노염이나 부끄럼을 타지 않고 유들유들하다. ㉥반죽이 좋은 숫돌이도 깨살핌곳에 몇 차례 불려다닌 뒤에는 함부로 입을 놀리지 않았어. 유들유들하다 1. 부끄러운 줄 모르고 뻔뻔하다. ㉥장사를 오래해서 그런지 미르돌이 몰라보게 유들유들해졌네. 2. 살이 찌고 번드르르 빛이 나다. ㉥젊을 때 깡마르고 빼빼였던 아무아무개님들이 멀봄에 비친 낯을 보면 다들 유들유들해 보였어. 언죽번죽하다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뻔뻔스럽다. ㉥꽃벗인 곱단이 아우들이 오는 것을 내놓고 싫어해도 두돌은 언죽번죽하게 웃으며 쉬는 날엔 곱단이 집을 찾아갔다. 이죽거리다 밉살스럽게 지껄이며 빈정거리다. ㉥노돌은 나와 가까운 벗이지만 가끔 말꼬리를 잡고 이죽거릴 때가 있다. 빈정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달망지다=다부지다 : 1. 생김새가 튼튼하고 기운차다. ㉥다부지게 생긴 몸매. 2. 일솜씨나 몸짓이 빈틈이 없고 힘차다. ㉥ 해맑음은 나물뜯기를 다부지게 잘한다. 3. 힘든 일을 견딜 만큼 굳세다. ㉥돌쇠는 무거운 짐을 다부지게 지고 간다. 당차다 : 어리거나 작지만 마음과 몸이 굳세고 똑똑하다. ㉥당찬 아우를 보고 배울 때가 많다. ㉥처음 가는 길이지만 당차게 마음먹고 갑니다. 되바라지다 : 1. 그릇이 운두가 낮고 위가 벌어져 바닥이 쉽게 드러나다. ㉥되바라진 버지기. 2. 사람됨이 남을 너그러이 감싸주는 품이 좁다. ㉥사람이 되바라져서 사귀는 벗이 적다. 3. 융숭 깊고 아득한 맛이 적다. ㉥되바라진 얼굴을 보면 앞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을 수도 있다. 4. 나이에 견줘 어수룩한 데가 없이 얄밉도록 똑똑하다. ㉥사람이 얕게 똑똑하면 되바라질 수가 있어. 매실매실하다 : 얄미울 만큼 되바라지고 반드럽다. ㉥언뜻 보면 야무진 것 같지만 얼마나 매실매실한지 모른다. 반드럽다 : 1. 반질반질 매끄럽다. ㉥반드러운 얼음판을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건넜다. 2. 됨됨이가 어수룩하지 않고 약삭빠르다. ㉥아무래도 줄 돈을 제 때에 주지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쩍말없다 : 말과 일이 제대로 딱 들어맞아 틀림없다. ㉥ 그 사람 말이 야f릇하게도 쩍말없이 들어맞았다. 일이 쩍말없이 잘 끝났다.(내다보았던 대로 잘 되었다) 생급스럽다 : 갑자기 새삼스럽다. 갑작스럽다. ㉥ 아무리 서울에서 자란 아이라지만 그까짓 한거미 한 마리를 보고 울고 소리지르니, 나로선 좀 생급스럽게 느꼈다. 처음 만난 사람한테 생급스럽게 ‘나 마음에 들어요?’라고 묻는다면 놀라는 것도 마땅하지. 조리차하다 : 1. 알뜰하게 아껴서 쓰거나 몹시 깍정이를 부리다. ㉥ 아내는 살림을 조리차해서 어려운 살림살이에서도 조금씩 돈을 모아 나갔다. 실쌈스럽다 : (말이나 짓이) 착하고 부지런하다. ㉥ 누나는 실쌈스러운 데다가 일 솜씨도 좋아 둘레 사람들한테서 사랑을 듬뿍 받았다. 영절스럽다 : 아주 그럴 듯하다. ㉥ 헐레벌떡 뛰어와서 뒷집에 도둑이 들었다고 영절스럽게 말해서 우리는 다 그런 줄 알았어요. 능갈스럽다 : 얄밉도록 능청을 떨다. ㉥ 능갈스러운 말솜씨에 모두 껌벅 넘어갔다. 능청 : 속으로는 엉뚱한 마음을 품고 겉으로는 시치미를 떼는 짓. ㉥ 능청을 하면 감쪽 같아야지, 그렇게 어설퍼서야 누가 속겠나. 드레지다 : 됨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우리말에 두량(兩)자가 들어와 우리말 두, 둘을 밀어내고 안방차지한다. '두'나 '둘' 이라 말하면 훨씬 뜻이 뚜렷하다. 한자를 우러르던 얼간이들이 우리말에 끌어들여 오늘날 저도 모르는 새 널리 쓴다. 양을 몰아내면 말이 뚜렷하고 흐름이 깨끗해진다. 양가 – 두 집안, 두집 양가부모 – 두 집 어버이 양견 - 두 어깨 양국 - 두 나라 양군 - 두 지킴이, 두 잠개잡이 양그루 - 두 그루 양극 - 두 끝 양극단 - 두 맨끝 양끝 - 두 끝 양날 - 두 날 양날톱 - 두 날톱 양다리 - 두 다리 양단(端) - 두 끝 양단(斷) - 두 가름 양단간 - 되든 말든 양론 - 두 말, 두 얘기 양립 - 두 섬, 함께 섬 양면 - 두 낯, 두 쪽 양면 작전 - 두 쪽 싸움 양미간 - 두 눈썹사이 양반 – 두 떼 양방 – 두 쪽 양방향 – 두 쪽 양변 – 두 가 양부모 두 어버이 양분 – 둘 나눔 양비론 – 둘다 그름 양시위 – 두 시위 양색 – 두 빛 양서(-西) - 두 하늬, 두 갈 양서류 - 물뭍갈래 양설 – 두 혀 양성(-性) - 두컷 양성화 – 두컷꽃 양손, 양수 – 두 손 양손잡이, 양수잡이 – 두손 잡이 양순음 – 입술소리 양심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세나라 때 이두를 파고들어 밝혀낸 바에 따르면 그때 우리말에 사람을 나타내는 말로 '-보'를 널리 썼음을 알 수 있다. 우리말 보를 나타내려고 쓴 한자로는 宗, 童, 夫, 福, 卜, 伏 들이 있다. 夫, 福, 卜, 伏은 우리말 ‘보’ 소리를 적은 것이고 宗, 童은 보(사람)란 뜻을 한자로 적은 것이다. 가시리보(居柒(七)夫) : 荒宗 이시보(異斯夫) : 苔宗, 伊宗 우리가 배곳에서 거칠부, 이사부라 배운 것은 그때 소리로는 가시리보, 이시보였는데, 이제 와서 거칠부, 이사부라 읽는 것은 대단히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배곳에서 그때 소리 가리시보, 이시보라 가르쳐야 하고 모두 그렇게 읽는 것이 맞다. 이렇게 높은 사람한테도 널리 썼던 우리말 ‘보’가 오늘에 와서는 땅딸보, 뚱보, 째보, 털보, 꾀보, 느림보, 떡보, 먹보, 곰보, 울보, 짬보, 잠보, 바보 같은 말로 쓰고, 조금 낮춤말로 많이 쓴다. 오늘날 우리말에 사람을 나타내는 말로 분, 이, 놈이 있으나 놈은 낮은 말로 쓰면서 덜 쓰고 이, 분을 쓰는데 보를 널리 살려 쓰면 좋겠다. 사람을 나타내는 한자말 사, 수, 자. 원들을 갈음하여 쓸 수 있는 좋은 우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울산고을 우리말 땅이름 살펴보기 3. 한실거랑으로 흘러드는 물줄기와 그 물길이 지나는 마을들(2) 새김돌에서 물은 조금 더 흘러 아름다운 방구대(반구대)를 지나 다시 새녘으로 꺾이는데, 그 어름에서 또 한줄기 새 물을 만난다. 바로 고헌메 새마녘(남동쪽)으로 흘러내린 물이 고래섬, 갈밭, 새말, 괴말, 솔배기, 새터(모두 다개와 반곡에 딸린 마을) 같은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이 그대로 살아있는 마을을 지나 흘러온 물이다. 바로 이 두 물이 만나 흐르는 오른쪽 바위 벼랑에 고래그림, 고래잡는 그림, 범그림, 사람그림, 사슴그림,,, 온갖 그림이 새겨져 있다. 오랫동안 잊혀져 있다가, 아니 가까운 마을 사람이나 그 고장사람은 옛부터 알고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부터 쉰 해쯤 앞에야 이것을 알아내고 보니, 여태까지 알아낸 가장 오래된 그림이라고 한다. 하기는 조금 위쪽에 있는 새김돌(각석)이 더 오랜 것이고 (새김돌엔 아득한 옛날에 새긴 세모꼴, 동그라미 같이 그림이라고 하기 앞 것과 세나라 때에 새긴 것이 아울러 있음), 이 바위그림(암각화)이 그 다음 것이라고 한다. 이 바위그림이 있는 곳부터 한실로 들어가는데, 바위그림 바로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