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기를 바랍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랑 어린 날을 떠올리면, 여리고 골골대는 몸이지만, 어떤 일을 맡으면 온힘을 다하였습니다. 힘이 모자라니, 작건 크건 용을 써야만 할 수 있습니다. 누가 거짓말을 시키면 거짓말을 도리도리했습니다. 거짓말을 입밖으로 뱉으면 속이 확 타들어가더군요. 하늘은 늘 우리가 착한지 안 착한지 지켜본다고 느꼈어요. 주먹으로 윽박지르거나 두들겨패더라도 꼬박꼬박 참다운 말을 읊으며 살았습니다. 거짓을 일삼는 무리가 주먹을 휘두를 적에는 얼핏 무서워 보일 수 있습니다만, 사랑이 한 톨도 없는 마구잡이는 무서울 일이 없습니다. 어깨동무도 이웃빛도 없는 무리는 늘 끼리끼리 갇혀서 스스로 무너져요. 팔짱은 두 가지입니다. 불구경을 하는 팔짱이 있고, 서로돕기를 하려고 다가와서 끼는 팔짱이 있습니다. 짝을 맞추어 너랑 나랑 아름답게 웃는 살내음을 나누려는 손길이기에 따뜻합니다. 걸음을 맞추어 나하고 네가 곱게 노래하는 꽃빛을 나누려는 하루이기에 포근합니다. 코앞에서 으르렁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기를 바랍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꼽 참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소리를 으레 들었습니다. 누가 알아본다고 힘을 그렇게 들이느냐고 핀잔하더군요. 지스러기 같은 일은 지나가라고도 하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길에 하찮거나 하잘것없는 일이란 없을 텐데요. 길미가 된다고 여길 적에만 손을 댄다면, 조그마한 일에는 시들하다면, 눈에 뜨이지 않는다고 해서 볼것없다고 넘긴다면, 아무래도 우리 마음은 물거품에 마병으로 가득하리라 느낍니다. 눈꼽 같다고 여겨 꼽을 주는 말이나 짓을 일삼는 분이 있더군요. 그분한테는 그저 구정물이나 버림치로 보였겠구나 싶어요. 자갈밭이 풀밭으로 거듭나고, 나무씨앗 한 톨이 깃들어 천천히 자라면서, 어느새 숲으로 바뀌기까지는 적잖이 걸릴 테지만, 틀림없이 돌밭도 숲밭으로 피어날 만합니다. 자잘하다고 여겨서 등을 돌리기에 돌더미가 그냥 돌더미로 남습니다. 못할 일이란 없어요. 덧없는 일도 없어요. 누구는 같잖게 볼 테지만, 둘레에서 크잖게 보든 말든 우리가 품고 심어서 가꾸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다듬읽기 26 《내게도 돌아갈 곳이 생겼다》 노나리 책나물 2021.8.31. 《내게도 돌아갈 곳이 생겼다》(노나리, 책나물, 2021)는 경북 울진이라는 마을을 새록새록 돌아보는 발걸음을 보여주려 합니다. 울진을 ‘울진사람’ 눈길이 아닌 ‘이웃사람’ 눈길로 보고 느끼고 헤아리는 줄거리인데, 조금 더 느슨하고 느긋하고 느리게 맞이하고 녹이고 품으면 퍽 달랐을 텐데 싶더군요. ‘한 해’ 동안 누린 발걸음으로도 얼마든지 글을 여밀 만하고, 엄마아빠랑 할머니가 발붙이는 터를 되새기는 마음으로도 글을 쓸 만합니다만, 서울(도시)뿐 아니라 시골도 ‘한해살이’로는 겉훑기로 그치게 마련입니다. 네철을 바라보았다는 대목은 대견하되, ‘네철을 네 해쯤’ 마주해 보아야 비로소 철빛 언저리를 건드릴 만하고, ‘네철을 네 해씩’ 네 판을, 그러니까 ‘열여섯 해’를 녹여낸다면 누구나 눈뜰 만한데, 적어도 ‘열 해(들숲이 바뀌는 길)’를 들여다보아야 고을맛도 마을빛도 하나하나 노래할 만하다고 봅니다. 서두르는 글은 으레 섣부릅니다. 그렇습니다. 그뿐입니다. ㅅㄴㄹ 그렇게 막무가내로 울진 여행을 시작했다 → 그렇게 무턱대로 울진 나들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다듬읽기 25 《아이에게 배우는 아빠》 이재철 홍성사 1995.8.5.첫/2021.1.26.고침2판) 《아이에게 배우는 아빠》(이재철, 홍성사, 2021)는 아버지란 자리에서 아이를 바라보는 줄거리를 풀어냅니다만, 곰곰이 읽자니 ‘아이돌봄’은 짝꿍인 어머니가 도맡아서 했군요. 이따금 아버지로서 아이를 지켜본 삶을 글로 옮기는 분이 있습니다만, 아직 웬만한 책은 ‘돌봄글(육아일기)’이 아닌 ‘구경글(관찰일기)’에 머뭅니다. 바쁜 틈을 쪼개어 한동안 조금 놀아 주었기에 어버이나 아버지일 수 없어요. 이러다 보니 ‘아이한테서 배우는’ 길을 제대로 못 누립니다. 누구‘한테서’ 배운다고 하지요. ‘한테(에게) 배우는’이 아닙니다. ‘한테서’ 배웁니다. 아무것도 아닌 말씨 하나로 여긴다면, 그만큼 더더욱 아이 곁에 서지 못 한다는 뜻이요, 아주 작은 말씨 하나부터 추스르려는 마음이라면, 스스로 무엇을 복판에 놓고서 아이 곁에서 보금자리를 일굴 적에 비로소 ‘아버지’라든지 ‘어머니’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지 알아보겠지요. 놀이터(유원지)에 가야 놀이일 수 없습니다. ㅅㄴㄹ 하나님께서 제게 첫 아들을 주신 것은, 제가 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45 나가는곳 일본 쇳길(전철)에는 언제부터 한글을 나란히 적었을까요? 일본 쇳길에 적힌 한글이 익숙한 분은 예전부터 그러려니 여길 수 있고, 퍽 오랜만이나 처음으로 일본마실을 한 분이라면 새삼스럽다고 여길 수 있어요. 모든 나루에 한글이 적히지는 않습니다만, 큰나루는 어김없이 한글을 적습니다. 나루이름을 한글로 적고, ‘나가는곳’이라는 글씨를 함께 적더군요.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나루에 ‘나가는곳·들어오는곳’을 적습니다. 곁들여 한자로 ‘出口·入口’를 적지요.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말이요, 무엇이 일본말일까요? 바로 ‘나가는곳·들어오는곳’이 우리말이요, ‘出口·入口’가 일본말입니다. ‘出口·入口’를 한글로 옮긴 ‘출구·입구’는 우리말일까요? 아닙니다. 일본 한자말을 한글로 옮겼을 뿐입니다. 국립국어원 낱말책을 보면 ‘출구(出口)’를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통로. ‘나가는 곳’, ‘날목’으로 순화”로 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기를 바랍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지긋하다 지난날 쓰던 말을 오늘날 모두 되살리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요새 새롭게 쓰는 말씨를 구태여 안 버려도 됩니다. 그저 하나를 알아보면 되어요. 새롭게 쓰는 말도 ‘새말’이고, 오래오래 잊다가 다시 쓰는 옛말도 ‘새말’입니다. 갓 나와서 새책집에 꽂혀도 ‘새책’이고, 이때껏 모르고 살았으나 헌책집 시렁에서 비로소 만나 처음으로 들추어도 ‘새책’입니다. 둘레에서 ‘자동차·카’ 같은 한자말하고 영어를 흔히 쓰면, 저는 우리말 ‘수레’를 슬쩍 곁들입니다. 우리 발걸음을 헤아려 ‘짐수레’를 ‘화물차·트럭’을 풀어내는 낱말로 삼을 만해요. ‘양말·삭스’가 넘실거려도 문득 우리말 ‘버선’을 보탭니다. 지긋지긋하다면 지겹다는 뜻이지만, 지그시 바라보는 ‘지긋하다·지긋이’에는 참하고 듬직한 자취가 흐릅니다. 지긋이 손을 놀려 그림을 이뤄요. 우리 이야기를 그림종이에 옮깁니다. 차근차근 일구는 삶을 고스란히 적바림하기에 삶글입니다. 대단한 길을 걸어왔기에 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기를 바랍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힘겹다 새벽에 마당에 내려설 적마다 하늘빛을 살핍니다. 바람 한 줄기를 마시면서 날씨를 읽습니다. 집에 보임틀(텔레비전)을 안 둘 뿐 아니라, 날씨알림을 안 듣습니다. 스스로 하늘숨을 마시고 읽으면 하루를 알 수 있어요. 해님은 날마다 우리한테 찾아듭니다. 때로는 구름이 폭 덮으면서 마치 햇살이 안 퍼지는 듯 감추기도 하고, 때로는 빗줄기가 후두둑 쏟아지며 해가 없나 싶기도 하지만, 하늘은 늘 우리 숨결을 헤아리면서 새롭게 찾아와요. 고단한 날에는 하늘꽃을 그리면서 마당이나 풀밭에 드러누워 눈을 감으면 온몸에 기운이 새록새록 올라옵니다. 둘레에서 들풀이 한빛을 푸르게 베풀어요. 힘겨울 적에는 스스로 밝님이 되어 마음 가득 사랑을 길어올려요. 이웃이나 동무가 토닥이면서 도울 수 있되, 누구나 스스로 살리는 빛살로 천천히 쉬면서 버거운 무게를 씻을 만합니다. 빚을 졌다면 빛으로 갚으면 됩니다. 짐스러운 생각은 빛꽃 한 줄기로 다독이면서 털어낼 만해요. 밥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기를 바랍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후련하다 오늘날에는 누구나 홀가분히 ‘차(茶)’를 마시지만, 지난날에는 아무나 못 마셨습니다. 오늘날에는 거리낌없이 살림을 꾸리며 혼잣길을 걸을 수 있되, 지난날에는 스스로 나래펴며 살아가지 못 했어요. 이제는 날개를 아무렇게나 짓밟으려는 막짓이 사그라들지요. 저마다 한바탕 바람꽃이 되어 훨훨 일어날 만한 터전입니다. 기지개를 켜면서 우리 멋빛을 찾아 벗어날 수 있습니다. 풀잎이나 꽃잎이나 나뭇잎이나 나무꽃을 말려서 뜨뜻한 물에 우리는 물을 마시는 말미에 문득 생각합니다. 잎을 우리니 ‘잎물’일 테고, 잎물을 마시면서 숨을 돌리면 ‘잎물짬’처럼 새말을 놀이하듯 지을 수 있어요. 우리 곁에서 마음껏 해바람비를 머금고 자란 풀꽃을 물 한 모금에 어떻게 풀어놓았나 하고 돌아봅니다. 후련하게 속을 씻듯 스미는 잎물은 들숲하고 하늘을 넘나드는 바람빛 같아요. 몸을 틔우면서 마음을 열어요. 우리길을 눈치를 안 보면서 가뿐히 활갯짓으로 나아가지요. 호젓이 앉아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다듬읽기 24 《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 신이현 더숲 2022.5.27. 《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신이현, 더숲, 2022)을 읽었습니다. 이제는 책이름에까지 ‘내추럴’을 넣고, ‘-해지는’이라는 옮김말씨를 붙이기도 하는군요. 우리말로 옮기자면 “푸르게 사는 길”이나 “풀빛으로 사는 오늘”이나 “삶을 풀빛으로 가꾸는 길”이나 “삶을 푸르게 가꾸는 하루”쯤 될 테지요. 곰곰이 보면 ‘생태·환경’을 지나 ‘자연·그린’에 ‘내추럴’을 말하는 분들은 우리말 ‘푸르다’를 참 싫어합니다. ‘푸르다 = 풀’이요, ‘풀 = 풀빛 = 풀다’요, ‘품다’에 ‘푸지다·푸근하다’ 같은 낱말이 한뿌리로 잇는 줄 하나도 안 바라보는 탓이지 싶습니다. 풀은, 푸른별을 푸르게 덮으면서 모든 빛을 풀어내고 품으면서 푸근하게 받아들입니다. 푸른들을 푸른 줄 느끼거나 헤아리지 못 할 적에는 우리 숨결이 파란하늘을 파랗게 담으면서 하늘빛으로 젖어드는 줄 알아차리지 못 하겠지요. 말 한 마디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삶은 저절로 바뀌게 마련입니다. ㅅㄴㄹ 대구의 한 학교에 막무가내로 밀어넣었다 → 대구 어느 배움터에 밀어넣었다 → 대구 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다듬읽기 23 《강만길의 내 인생의 역사 공부》 강만길 창비 2016.7.15. 《강만길의 내 인생의 역사 공부》(강만길, 창비, 2016)를 읽었습니다. 강만길 님도 일본 한자말을 꽤 쓰지만, 다른 글바치에 대면 아무렇게나 쓰지는 않습니다. ‘훈민정음·한글’이 얽힌 뿌리를 살피기도 한 분이기에 어느 만큼 쉽게 풀어서 쓰는구나 싶기도 합니다. 다만,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대목까지 엿보기는 어렵습니다. ‘발자취’를 다루는 ‘길’이기에 옛길을 살피며 오늘길하고 앞길을 돌아보게 마련인데, ‘발걸음’을 ‘새길’로 내딛으려면 ‘말길·글길’도 ‘새말·새빛’으로 나아가도록 가다듬을 적에 한결 밝으면서 숨길을 열 만합니다. ‘앞으로 태어나서 자랄 어린이가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씨’로 우리 삶길이며 살림살이를 짚고 다룰 수 있다면, 우리 앞날은 틀림없이 다를 만하리라 봅니다. 일본말씨하고 일본 한자말을 걷어내는 손길 하나도, 조그맣게 거듭나면서 피어나려고 하는 몸짓입니다. 글도 책도 모르던 수수한 사람들 이야기가 쉬운 말씨에 깃들었거든요. ㅅㄴㄹ 살아온 세상을 되돌아보는 자서전 같은 것을 내어놓은 지 → 살아온 나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