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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 담긴 뜻깊은 겨레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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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 벗장이

 

 '-장이'란 뒷가지는 어떤 낱말 뒤에 붙어 그것을 만들거나 다루는 손재주가 있는 사람을 뜻한다.

쇠를 달구어 연장 따위를 만드는 일을 대장일이라 하는데, 대장일을 잘 하거나 대장일을 해서 먹고 사는 사람을 대장장이라 한다.

마찬가지로 쇠붙이 그릇이나 연장이 구멍이 나거나 부러진 것을 때워 주는 일을 하는 이를 땜장이아 한다.

돌을 잘 다루는 이는 돌장이, 집을 짓거나 고칠 때 바닥이나 바람, 보꾹에 흙이나 돌가루를 바르는 일을 하는 사람은 미장이라 한다.

 

 그러면 벗장이는 무엇을 잘 하는 사람일까?

손으로 무엇을 만들거나 다루는 일을 배우고 익혔지만 아직 서툴러서 장이처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일을 배우다 그만둔 사람을 벗장이라 한다.

'벗어난' 장이란 뜻이다. 장이는 장이인데 벗어난 장이가 벗장이이다.

한글왜말로 하면 미숙련공을 뜻하는 말이다.

벗장이 얼마나 멋있고 아름다운 말인가!

 

      · 덤받이

 

사람살이에는 온갖 일이 일어난다.

짝을 맺어 잘 살다가도 어느날 갑자기 가시나 버시가 죽을 수도 있다. 아들이나 딸을 두고 한쪽이 죽으면 그냥 살 수도 있지만 새짝을 만나 새로 살림을 꾸릴 수도 있다. 그러면 아이들한테는 새아버지나 새어머니가 생길 수 있는데, 이때 새아버지나 새어머니를 의붓아버지, 의붓어머니라고도 한다.

그리고 어머니나 아버지한테 새로 생긴 아들이나 딸을 의붓아들, 의붓딸이라 한다.

그런데 우리말에 덤받이란 말이 있다.

'덤'은 제 값어치 밖에 거저 더 얹어 주는 것을 뜻하고 '받이'는 받는 것이란 뜻이다. 그러므로 덤받이는 거저 더 받는 것이란 뜻이다.

꽃(여자)님이 먼저 사내와 사이에 낳은 아이나 뱃속에 든 아이를 가진 채 새로 짝을 맺으면 사내쪽에서 보면 아내를 얻을 뿐만 아니라 덤으로 아들이나 딸을 얻는 것임으로 이렇게 거저 얻는 아들이나 딸을 덤받이라 한다.

이 말을 지어 쓴 우리 겨레 마음씨가 얼마나 따뜻하고 너그럽고 사람다운가!

의붓아들, 의붓딸 하면 콩쥐, 팥쥐를 떠올리고, 의붓아들이나 딸을 의붓어미나 의붓아비가 모질게 키우거나 다루는 것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받아들인다면 덤받이란 말을 지어 쓴 우리 겨레 통큰 마음을 몰라주게 될 것이고 누구나 똑 같이 사람노릇하며 산 한아비들 큰 뜻을 어기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