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ㄱ. 인간의 언어 내면의 진리 하나의 수단 인간(人間) : 1. 언어를 가지고 사고할 줄 알고 사회를 이루며 사는 지구 상의 고등 동물 2. 사람이 사는 세상 3. 사람의 됨됨이 4. 마음에 달갑지 않거나 마땅치 않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언어(言語) : 생각, 느낌 따위를 나타내거나 전달하는 데에 쓰는 음성, 문자 따위의 수단. 또는 그 음성이나 문자 따위의 사회 관습적인 체계 내면(內面) : 1. 물건의 안쪽 = 안면 2. 밖으로 드러나지 아니하는 사람의 속마음. 사람의 정신적·심리적 측면을 이른다 진리(眞理) : 1. 참된 이치. 또는 참된 도리 2. [철학] 명제가 사실에 정확하게 들어맞음. 또는 논리의 법칙에 모순되지 아니하는 바른 판단. 형식적 의미로 사유의 법칙에 맞는다는 의미에서의 사고의 정당함을 의미한다 3. [철학]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승인할 수 있는 보편적인 법칙이나 사실 수단(手段) : 1.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법. 또는 그 도구 2. 일을 처리하여 나가는 솜씨와 꾀 우리가 쓰는 말은 마음을 담거나 드러낼까요? ‘말’은 ‘마음’을 담습니다. 그래서 두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16 일손 가게를 접습니다. 들인 살림을 몽땅 빼야 해요. 낱낱을 헤아려 덩어리로 묶고 적어 둡니다. 어떤 곳은 내가 미리 찍고 꾸러미에 담습니다. 이 꾸러미를 돌려받아 하나씩 뜯으면 종이에 적힌 대로 보는 셈입니다. 살림을 빼면서 돈이 맞는지 서로 맞추어요. 들일 적에도 하나하나 찍고, 나갈 때도 하나하나 찍습니다. 들어올 적에는 들이는 사람이 밑일을 합니다. 닫을 적에는 내가 밑일을 합니다. 오는 곳마다 꾸러미를 모아 담으려고 여럿이 옵니다. 이런저런 일을 해놓으니 고맙다고 꾸벅 절합니다. 나는 서로서로 섞이지 않게 품을 들이는 하루입니다. 가게를 여는 일도 닫는 일도 품이 잔뜩 들어갑니다. 손이 아프지만, 이 아픈 손으로 허리를 펴라고 톡톡 쳐줍니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두 손을 서로 주무릅니다. 깍지를 끼고 꾹꾹 눌러요. 손가락 끝마디가 굽도록 손은 억척스럽게 일합니다. 2024. 2. 22. 숲하루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게 삶으로 86 입만 아팠다 《천재 유교수의 생활 5》 아마시타 카즈미 소년 매거진 찬스 옮김 학산문화사 1997.3.15. 《천재 유 교수의 생활 5》을 새해 첫날에 펼쳤다가 덮고서 다시 펼친다. 유교수는 딱히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늘 마음을 열고서 생각을 펼친다. 스스로 곰곰 생각하고 스스로 눈을 뜨고 알아가는 그림을 보여주는데 대단한 끌린다. 가끔 일이 잘 안 풀리거나 답답할 때 이 책을 펼쳐놓는다. 유교수라면 내가 부딪히는 일을 어떻게 맞설까 하는 생각으로 바라본다. 유교수는 뉴스를 보다가 아나운서가 한 말을 따진다. 시나 삶글이라면, 주어를 바로 쓰면 꼬이지 않는다. 신문글은 주어를 흐리거나 조사를 빼서 큰 글씨로 눈에 띄게 올린다. 궁금해서 눌러 보도록 하는 미끼나 덫인 셈이다. 엉터리로 올리고 뼈대로 제목에 쓴 말을 하고 또 하면서 칸을 가득 채우는데 알맹이는 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이 여섯을 가장 잘 드러내야 할 신문이 아닌가 싶다. 나도 고쳐야 하고. 딸아이 남자친구는 말도 불쑥불쑥 뱉고, 사내여도 머리를 기르고(요새는 사내도 누구나 머리를 기른다지만, 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넋 곁말 81 새책 책을 조용히 즐기는 길을 가리라 생각하면서 살다가 서른 살을 앞두고 손수 쓴 책을 처음으로 내놓습니다. ‘손수 쓴 꾸러미’는 제법 많습니다만, 따로 책집에 안 넣었어요. 열 해 남짓 혼책(독립출판물)을 즈믄(1000) 가지 즈음 엮어서 둘레에 나누기만 할 뿐 ‘값을 붙인 새책’에는 마음이 없었어요. 2004년에 《모든 책은 헌책이다》를 선보였는데, 몇 해 동안 여러 펴냄터에서 책을 내자고 다가온 말을 다 뿌리치고서 숲책(생태환경책)을 여미는 작은 펴냄터를 살펴서 내놓았어요. 책을 내며 글삯을 안 받았어요. 되레 책을 잔뜩 사서 나라 곳곳 책집지기님한테 하나씩 건네었어요. 어제를 읽는 헌책은 모레로 가는 새책인 줄 배웠으니, 더 신나게 배우려는 마음이었습니다. 우리 낱말책을 펴면 ‘신간·신서·근간’ 같은 한자말은 버젓이 싣되, ‘새책’처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넋 곁말 80 뜻글 한글은 ‘소리글’이라고 하고, 온누리 모든 소리를 담아낼 수 있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글·그림·그리다·그릇’은 뜻이 맞물립니다. ‘말·마음·맑다·마을’도 뜻이 맞물려요. 소리는 같되 뜻이 다른 ‘눈(보는눈)·눈(눈송이)·눈(잎눈·꽃눈)’이 있고, ‘배(배꼽)·배(배나무)·배(거룻배)’가 있어요. 이밖에도 소리는 같으면서 뜻이 다른 ‘쓰다·차다·거르다·바르다·고르다’ 같은 낱말이 수두룩합니다. 우리나라 한글이 소리글이기만 하다면 “소리는 같되 뜻이 다른 말”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한글은 소리글이면서 뜻글이라고 느낍니다. ‘ㅏ’하고 ‘ㅓ’도, ‘ㅣ’하고 ‘ㅡ’하고 ‘·’도 소리일 뿐 아니라 뜻이 깃들어요. ‘하늘·한·해·함께·하얗다·하나’도 소리일 뿐 아니라 뜻입니다. 한글은 ‘뜻소리글(뜻글 + 소리글)’이라 해야 올바르리라 봅니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74. 네가락놀이 듣기에 즐겁도록 퍼지는 소리를 따로 ‘가락’이라 한다. ‘소릿가락·노랫가락’처럼 쓰는데, 노랫가락이 어우러진다면 ‘가락두레’나 ‘어울가락’이라 할 만하고, ‘가락숲’ 같은 말도 지을 만하다. 우리나라에서 네 가지 ‘가락틀’을 살려서 펴는 ‘가락마당’이 있다. 이때에는 ‘네가락놀이’라 할 만하다. 네가락놀이 (네 + 가락 + 놀이) : 네 사람이 네 가지 가락으로 벌이거나 즐기거나 펴거나 나누는 놀이. 흔히 꽹과리·징·장구·북 네 가지로 노래판을 벌인다. (= 놀이마당·놀이두레. ← 사물놀이四物-, 풍물風物) 75. 풋글 어떻게 쓰더라도 모두 ‘글’이다. 그런데 문득 떠오르는 대로 살짝 적어 놓고서 나중에 다시 살피기도 한다. ‘적다·적바림’을 가르듯, 글을 놓고도 ‘글·밑글’을 가를 만하다. 가볍게 남긴 글이라면, 문득 옮긴 글이라면, 살짝 짬을 내어 후다닥 쓴 글이라면, 앞으로 더 살피거나 살릴 뜻일 테니 ‘풋글’이란 낱말을 새롭게 엮을 만하다. 풋글 (풋 + 글) : 가볍게·처음으로 적거나 옮긴 글. 나중에 살리거나 쓸 생각으로 몇 가지만 적거나 옮긴 글. (= 밑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45. 꿍꿍쟁이 일본책을 읽다가 ‘일본사람은 이런 데에서 이런 영어를 흔히 쓰는구나?’라든지 ‘일본사람은 이런 한자말을 참 좋아하네?’ 하고 느낍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처음부터 영어나 한자말을 쓰지 않았어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알 만하지요. 일본에 네덜란드를 비롯한 바깥물결이 출렁이기 앞서까지는 ‘그냥 일본말’을 썼어요. 일본에서도 벼슬아치나 먹물을 뺀 여느 사람들, 이를테면 흙을 일구고 바다를 마주하던 수수한 마을사람은 언제나 마을말을 썼습니다. 어느 나라이건 마을사람은 마을말을 쓰고, 바닷가 사람은 바다말을 씁니다. 숲에 깃든 사람은 숲말을 쓰며, 멧자락에 깃들어 살기에 멧말을 쓰고, 너른 들판을 품에 안으면서 들말을 쓰지요. 우리나라나 일본은 한자가 스며든 지 얼마 안 됩니다. 한자가 스며들었어도 임금이나 벼슬아치나 먹물 언저리에서나 조금 쓸 뿐, 99.99퍼센트에 이르는 조촐한 삶터에는 한자가 스미지 않았어요. 한자말이라 하면 으레 중국말을 떠올릴 만하지만, 막상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15 나잇값 열한 해 동안 하루도 가게일을 쉰 적이 없어요. 가게를 아주 닫고서 쉴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둘이 섬에 가고 싶습니다. 둘이 하늘을 날아 이웃나라로 마실하고 싶습니다. 나들이 가방을 한 벌 삽니다. 예전에도 나들이 가방을 산 적 있지만, 그무렵에는 몇 달을 드러눕는 바람에 끌지 못 했어요. 두 딸이 엄마집에 오면 저희 짐을 이 나들이 가방에 담아서 하나씩 갖고 갔어요. 새로 장만한 나들이 가방은 나 혼자 쓰고 싶습니다. 두 딸 앞에서 나들이 가방을 자랑했는데, 이튿날 짝꿍이 꾸지람합니다. 엄마가 그러면 안 된다고 해요. 딸도 쓸 일이 있으면 마음껏 쓸 수 있지 않느냐고 하는군요. 하기는, 나들이를 날마다 다니지 않을 테니, 딸이 빌려쓸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모처럼 혼자 누리고 싶은 살림이기에 나잇값에 걸맞지 않은, 또 엄마답지 않은, 그렇지만 나다운 마음이고도 싶습니다. 2024. 2. 10.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게 삶으로 85 써주는 글보다는 《모독》 박완서 글 민병일 사진 학고재 1997.1.25. 《모독》은 2018년에 처음 장만했다. 그때 나는 일에 묶여 살았다. 일기도 쓰지 못했다. 집밖이며 나라밖이며 아무튼 바깥이 몹시 궁금할 때 장만했다. 박완서 님은 유럽과 아시아를 가리지 않고 찾아다닌 듯하다. 다 다른 곳이 저마다 자리를 잡고서 꽃을 피운 아름다운 이야기를 쓴다. 빼앗고 빼앗기며 싸우던 숱한 슬픔이 깃든 여러 나라를 기웃기웃하는 이야기를 쓴다. 그런데 이 책을 쓴 박완서 님은 ‘여행을 다녀와서 글을 써주기로 하고 따라가’는 나들이였다고 한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여러 나라를 다녀온 셈이다. 게다가 사진사가 붙으니 굳이 품을 들일 일도 없고, 짐도 가벼웠겠지. 티베트는 어떤 나라일까. 글과 사진으로 보자면, 풀이 없고 먼지가 자꾸 일고 높직한 땅이라는데, 한때 집짐승을 키우며 떠돌다 머문 사람들이 불교에 몸을 담고서 마음을 닦는 사람들이 거쳐 가는 곳이라는데, 그곳은 언제부터 사람들이 바닥에 온몸을 엎드려 절을 하면서 나아가는 곳이 되었을까? 이제 티베트라는 나라는 없이 중국이 집어삼켰는데, 무슨 일이 있었을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도시 동틀 즈음이면 멧새가 하루를 알리고 개구리도 풀벌레도 잠들고 새벽이슬이 반짝여 아침노을이 춤추면서 온누리에 무지갯빛 밝고 햇볕이 고루 깃들어 풀꽃나무가 춤추네 나비가 나는 낮에는 나도 너도 두런두런 이야기를 터뜨리고 뛰놀면서 오늘을 실컷 누려 땅거미 질 무렵 제비가 쉬고 박쥐가 깨고 숨바꼭질로 별빛 헤아리다가 우리도 길게 하품 ㅅㄴㄹ ‘도시(都市)’는 “일정한 지역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 되는,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지요. 우리말로는 예부터 ‘고을·고장’이라 했고, 가장 커다란 고장은 ‘서울’이라 했습니다. 흙을 지으며 살아가는 시골 할매와 할배는 ‘서울’이라는 낱말로 ‘도시’를 가리킵니다. 이제 온나라 어디에나 쇳덩이(자동차)가 넘치는 바람에 빈터가 거의 사라졌고, 빈터나 골목이나 길에서 뛰어노는 어린이도 사라졌습니다만, 1990년 언저리까지 신나게 뛰놀며 바람을 가를 뿐 아니라, 벌나비랑 새랑 구름이랑 빗물하고 동무하는 어린이가 꽤 많았습니다. 이름은 ‘도시’ 또는 ‘고을·고장·서울’이었어도 철빛이 다르고 하루빛이 다른 살림이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