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영어 손질 ㄱ. 컨테이너container 컨테이너(container) : 화물 수송에 주로 쓰는, 쇠로 만들어진 큰 상자. 짐 꾸리기가 편하고 운반이 쉬우며, 안에 들어 있는 화물을 보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container : 1. 그릇, 용기 2. (화물 수송용) 컨테이너 コンテナ(container) : 1. 컨테이너 2. 화물 수송용의 대형 용기 짐을 놓는 곳이라면 ‘짐칸’이라 할 만합니다. 짐을 많이 놓으면 ‘큰짐’일 테지요. 수수하게 ‘짐실이·짐싣개·짐받이’라 할 수 있고, 단출히 ‘짐·움·그릇’으로 나타낼 수 있어요. ‘갈무리터·칸·광·헛간’이나 ‘둠터·둠집·둠칸’이라 해도 어울려요. 때로는 ‘두다·넣다·담다·싣다’로 나타냅니다. ㅅㄴㄹ 우리의 소중한 보금자리인 컨테이너들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영어 손질 ㄱ.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 다크투어리즘 : x Dark Tourism : 다크 투어리즘 (죽음, 전쟁 등 비극과 연관된 장소로의 여행) ダ-ク·ツ-リズム(dark tourism) : 다크 투어리즘, (전쟁 피해지 등) 잔혹한 참상이 벌어졌던 역사적 장소나 재난·재해 현장을 돌아보는 여행. ブラックツ-リズム(Black tourism) 또는 グリ-フツ-リズム(Grief tourism) 이라고도 함 밝게 다니는 길이 아닌 어둡게 다니는 길이라는 뜻으로, 밝은 곳을 구경하고서 기뻐하는 길이 아닌, 캄캄한 눈물과 슬픔을 마주하면서 새기는 길이라는 뜻으로, 영어로 ‘Dark Tourism’이나 ‘Dark Tour’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 발자취를 더듬으면, 아프고 슬픈 생채기나 고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노래꽃 내가 안 쓰는 말 62 초록 풀은 온누리를 푸르게 물들이고 뭇누리를 가만히 품어주고 한누리를 푸지게 북돋운다 풀잎은 다 다른 잎빛에 잎새로 바람을 불러들여 돌보고 이슬을 송글송글 맺는다 풀꽃은 풀벌레가 노래하는 곳 벌나비가 쉬어가는 집 씨앗에 낟알이 영글지 풀꽃나무는 푸릇푸릇 우거지며 숲 해를 머금고 비를 받아 누구나 살풋 깃드는 빛 ㅅㄴㄹ 풀잎은 어떤 빛인가요? 나뭇잎은 어떤 빛깔이지요? 풀이기에 ‘풀빛’입니다만, 적잖은 분들은 그만 풀을 풀빛이라 안 하고 ‘초록’이나 ‘녹색’으로 가리킵니다. 중국 한자말이라는 ‘초록(草綠)’은 “1. 파랑과 노랑의 중간색. 또는 그런 색의 물감 = 초록색 2. 파랑과 노랑의 중간 빛 = 초록빛”을 뜻한다고 합니다. 일본 한자말이라는 ‘녹색(綠色)’은 “= 초록색”으로 풀이해요. 우리한테는 ‘풀빛·푸름’이라는 우리말이 있으니, 이 말씨를 알뜰살뜰 쓸 수 있으면 됩니다. 푸르기에 풀이요, 푸지게 자라면서 푸른숨을 베풀 뿐 아니라, 푸른밥(나물밥·풀밥)을 베풀기에 풀입니다. 풀을 머금으면 우리 몸에 있던 찌꺼기를 풀어줍니다. 풀은 푸르게 일렁이는 바람을 불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노래꽃 내가 안 쓰는 말 39 포기 풀 한 포기는 숲에서도 들에서도 길에서도 마당서도 골목서도 서울서도 뿌리내리고 꽃피운다 매캐한 서울에 풀씨 앉으면 그만두고 싶거나 손들고 싶거나 죽고 싶을 수 있어 숱한 풀꽃나무는 고된 나머지 서울살이나 그늘살이를 끝내고 흙으로 돌아가거나 깊이 잠들었겠지 풀 한 포기는 포근한 흙과 해와 별과 푸근한 바람과 비와 너와 우리 품을 그리며 싹튼다 ㅅㄴㄹ 우리말 ‘포기’는 풀꽃을 세는 이름입니다. 한자말 ‘포기(抛棄)’는 “1. 하려던 일을 도중에 그만두어 버림 2. 자기의 권리나 자격, 물건 따위를 내던져 버림”을 가리킵니다. 시골에서 살거나 풀꽃나무를 곁에 두는 사람이라면, ‘포기’라는 소리를 들을 적에 “풀 한 포기”나 “배추 한 포기”를 떠올립니다. 숲을 등지거나 서울에서만 맴돌 적에는 ‘포기’란 소리를 으레 한자말 ‘抛棄’, 그러니까 우리말로는 ‘그만두다·그치다·끝내다·버리다·떠나다·멈추다’를 뜻하는 낱말을 떠올릴 만합니다. 서울은 풀씨 한 톨이 깃들 조그마한 터도 쉽게 내주지 않습니다. 부릉부릉 매캐하고 빽빽하지요. 서울에서 흙이나 모래 한 줌을 만지기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말넋 말꽃삶 20 집옷밥 밥옷집 옷밥집 저는 어른이란 몸을 입은 오늘날에도 ‘의’를 소리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동안 생각하고 가다듬고서야 비로소 ‘의’를 소리냅니다. 혀짤배기에 말더듬이란 몸으로 태어나고 자란 터라, 어릴 적에는 더더욱 고단했습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요새는 둘레에서 이모저모 ‘입 속에서 혀랑 이를 어떻게 놀리면 되는가’를 밝히거나 알려주는 이웃을 쉽게 만날 만하고, 지난날에는 ‘‘의’를 비롯한 여러 소리를 어떻게 내면 되는가’를 차근차근 보여주거나 알려준 이웃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을식주 으식주 ‘을식주’는 무엇이고 ‘으식주’는 뭘까요? 제가 어린배움터(국민학교)를 다니던 1982∼87년 무렵에는 날마다 시키고 때리는 길잡이(교사)가 많았습니다. ‘시험’이란 이름이 붙은 일도 끝이 없었는데, ‘중간시험·기말시험’뿐 아니라 ‘월말시험·쪽지시험’이 꼬박꼬박 뒤따랐어요. 어느 갈래 어느 시험인지는 어렴풋하지만, ‘의식주’로 풀이(답)를 적어야 하는 일(문제)이 있었고, 적잖은 또래는 ‘을식주·으식주’처럼 틀린 풀이를 적었습니다. 예전 배움터에서는, 이처럼 틀린 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말꽃삶 19 탈가부장, 갇힌 말을 깨우다 조선이란 이름을 쓰던 나라는 500해에 걸쳐서 ‘중국 섬기기’를 했고, 이 나라 사람을 위아래로 갈랐습니다. 중국을 섬기던 조선 나리하고 벼슬꾼은 집안일을 순이한테 도맡기고, 나라일은 돌이만 도맡는 틀을 단단히 세웠지요. 곰팡틀(가부장제)을 일삼았습니다. 나리·벼슬꾼이 나아가는 곰팡틀은 한문만 글이었습니다. 세종 임금이 여민 ‘훈민정음’은 ‘중국말을 읽고 새기는 소릿값’으로 삼는 데에 그쳤어요. 오늘날 우리가 안 쓰는 ‘훈민정음’이 제법 있습니다. 우리 소릿값이 아닌 중국 소릿값을 담아내는 틀이었기에, 굳이 살릴 까닭이 없어서 하나씩 사라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여느사람(백성·평민)은 글(한문)을 못 배우도록 틀어막았습니다. 조선이란 나라가 아닌, 고구려·백제·신라·발해·가야·부여에서도 나리하고 벼슬꾼은 집안일을 안 했을 테지만, 곰팡틀까지 일삼지는 않았어요. 이 곰팡틀은 이웃나라 일본이 총칼로 쳐들어오며 외려 더 단단하였고, 일본이 물러간 뒤에도 서슬퍼런 총칼나라(군사독재)가 잇는 바람에 곰팡틀을 걷어낼 틈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곰팡틀을 이제 겨우 걷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글님 ] 우리말 25 뽑는다 큰딸은 짝을 두지 않습니다. 애 아빠는 애가 탄답니다. 큰딸은 저희 집이 있고, 대학교도 잘 마쳤고, 일터도 알뜰한데, 애 아빠는 꼭 짝이 있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큰딸이 어느 날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난다면, 저절로 짝이 생기겠지요. 굳이 짝을 두지 않고서 호젓하게 살아가는 길을 나아갈 수 있고요. 곰곰이 보면, 우리 큰딸은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고르고 솎고 뽑아서 하루를 살아가는구나 싶습니다. 남들이 하니까 따라가야 하지 않아요. 남들이 저 사람이 좋다고 여기니까 저 사람을 좋아해야 하지 않아요. 나라일꾼을 뽑을 적에도 마찬가지예요. 둘레에 부는 바람이 아닌, 내가 바라는 길을 살피면서 알맞게 한 사람을 뽑아서 표를 찍으면 됩니다. 옳거나 그르다고 판가름할 일이 아닙니다. 나도 애 아빠도 큰딸도 스스로 생각하는 길을 알뜰살뜰 가려서 걸어가면 돼요. 억지로 뽑으면 늘 아픕니다. 2024.04.26. 숲하루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게 삶으로 88 즐거운 일 《이거 그리고 죽어 1》 토요다 미노루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4.4.23 지난달 시골에 머물 때 몇 권 들고 간 책 가운데 《이거 그리고 죽어 1》는 쉽게 읽었다. 만화라서 쉽게 읽었을까. 몸을 많이 쓰는 일을 하면서 짬이 없거나 지칠 적에 조금이나마 마음을 모아서 읽었다. 나는 고등학교를 다니던 때에 ‘작문’ 시간이 참 따분했다. 그렇다고 그때에 만화를 읽지도 않았다. 《이거 그리고 죽어 1》를 보면, 담임 교사가 아이한테 “만화 같은 건 그 어디에도 도움이 안 돼요!(22쪽)” 하고 말한다. 아마 나는 고등학교 때에 이렇게 여겼는지 모른다. 그때 어른들도 만화는 삶에 이바지하지 않는다고 여겼을 테고. 그렇지만 아이를 낳고 보니 달랐다. 막내는 만화책을 좋아했다. 읽고 또 읽고 외울 만큼 읽고 혼자 까르르 웃었다. 막내는 만화를 읽으면서 누나가 배우는 눈높이를 조금씩 알아갔다. 그래서 “만화는 거짓이 아니다(24쪽)” 하고 나오는 말에 고개를 끄떡끄떡한다. 가만히 보면 이 만화책은 ‘만화’를 말하는 줄거리인데, ‘만화’를 ‘시’나 ‘글’로 바꾸어서 읽을 만하다. 사람들은, 또 이 나라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기를 바랍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랑 어린 날을 떠올리면, 여리고 골골대는 몸이지만, 어떤 일을 맡으면 온힘을 다하였습니다. 힘이 모자라니, 작건 크건 용을 써야만 할 수 있습니다. 누가 거짓말을 시키면 거짓말을 도리도리했습니다. 거짓말을 입밖으로 뱉으면 속이 확 타들어가더군요. 하늘은 늘 우리가 착한지 안 착한지 지켜본다고 느꼈어요. 주먹으로 윽박지르거나 두들겨패더라도 꼬박꼬박 참다운 말을 읊으며 살았습니다. 거짓을 일삼는 무리가 주먹을 휘두를 적에는 얼핏 무서워 보일 수 있습니다만, 사랑이 한 톨도 없는 마구잡이는 무서울 일이 없습니다. 어깨동무도 이웃빛도 없는 무리는 늘 끼리끼리 갇혀서 스스로 무너져요. 팔짱은 두 가지입니다. 불구경을 하는 팔짱이 있고, 서로돕기를 하려고 다가와서 끼는 팔짱이 있습니다. 짝을 맞추어 너랑 나랑 아름답게 웃는 살내음을 나누려는 손길이기에 따뜻합니다. 걸음을 맞추어 나하고 네가 곱게 노래하는 꽃빛을 나누려는 하루이기에 포근합니다. 코앞에서 으르렁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기를 바랍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꼽 참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소리를 으레 들었습니다. 누가 알아본다고 힘을 그렇게 들이느냐고 핀잔하더군요. 지스러기 같은 일은 지나가라고도 하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길에 하찮거나 하잘것없는 일이란 없을 텐데요. 길미가 된다고 여길 적에만 손을 댄다면, 조그마한 일에는 시들하다면, 눈에 뜨이지 않는다고 해서 볼것없다고 넘긴다면, 아무래도 우리 마음은 물거품에 마병으로 가득하리라 느낍니다. 눈꼽 같다고 여겨 꼽을 주는 말이나 짓을 일삼는 분이 있더군요. 그분한테는 그저 구정물이나 버림치로 보였겠구나 싶어요. 자갈밭이 풀밭으로 거듭나고, 나무씨앗 한 톨이 깃들어 천천히 자라면서, 어느새 숲으로 바뀌기까지는 적잖이 걸릴 테지만, 틀림없이 돌밭도 숲밭으로 피어날 만합니다. 자잘하다고 여겨서 등을 돌리기에 돌더미가 그냥 돌더미로 남습니다. 못할 일이란 없어요. 덧없는 일도 없어요. 누구는 같잖게 볼 테지만, 둘레에서 크잖게 보든 말든 우리가 품고 심어서 가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