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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25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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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하루글님 ]

 

우리말 25 뽑는다

 

큰딸은 짝을 두지 않습니다. 애 아빠는 애가 탄답니다. 큰딸은 저희 집이 있고, 대학교도 잘 마쳤고, 일터도 알뜰한데, 애 아빠는 꼭 짝이 있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큰딸이 어느 날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난다면, 저절로 짝이 생기겠지요. 굳이 짝을 두지 않고서 호젓하게 살아가는 길을 나아갈 수 있고요. 곰곰이 보면, 우리 큰딸은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고르고 솎고 뽑아서 하루를 살아가는구나 싶습니다. 남들이 하니까 따라가야 하지 않아요. 남들이 저 사람이 좋다고 여기니까 저 사람을 좋아해야 하지 않아요. 나라일꾼을 뽑을 적에도 마찬가지예요. 둘레에 부는 바람이 아닌, 내가 바라는 길을 살피면서 알맞게 한 사람을 뽑아서 표를 찍으면 됩니다. 옳거나 그르다고 판가름할 일이 아닙니다. 나도 애 아빠도 큰딸도 스스로 생각하는 길을 알뜰살뜰 가려서 걸어가면 돼요. 억지로 뽑으면 늘 아픕니다.
 

 

2024.04.26. 숲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