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또래집 아픈곳을 찌르니 아프다고 외칩니다. 아픈데를 치니 불뚝불뚝 일어섭니다. 덜미를 잡히니 기운을 못 낸다지만, 슬기롭거나 착하게 살아간다면, 흉을 잡힐 일이 없습니다. 아파서 멍이 들고 멍울로 맺히는데, 스스로 아프다고 자꾸 여기기에 멍을 키우고 멍울이 퍼지기도 합니다. 얼핏 보면 빈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으나, 새롭게 보면 빈곳에 오늘부터 새롭게 가꾸어서 채울 수 있어요. 빈틈이기에 끼워맞추지 않아요. 알맞게 살리려고 즐겁게 북돋우는 한가운데로 삼습니다. 남들이 하니까 뒤따르는 마음이 아닌, 잠자코 흐름을 살피고서 느긋이 나아가는 마음이기에 씩씩해요. 풀꽃나무를 헤아리지 않는 옆집이라면 풀죽임물(농약)을 잔뜩 쓰거나 나무를 마구 베겠지요. 푸른숲을 품으려는 이웃집이라면 개구리노래를 함께 누리면서 마을에 멧새가 내려앉도록 나무를 심을 테고요. 마음이 맞기에 서로 동무하는 살림길로 나아가는 어깨장사를 이룹니다. 한벗이 되어 장사를 하고, 나란히 손잡고 걸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화끈하다 흔히들 아이는 어버이한테 자랑이라고 하는데, 어릴 적에 이런 말을 들을 적마다 갸우뚱했어요. 날마다 두들겨맞고 꾸지람을 듣는데 어떻게 자랑이나 빛살일까 싶더군요. 툭하면 맞을 적마다 왜 태어났는지 알 길이 없었고, 까닭도 없이 맞거나 꾸지람을 들으면 그저 내 탓이거니 여겼습니다. 오늘날에도 아이를 때리는 어버이가 있을 테지만, 예전처럼 주먹을 추레하게 휘두르는 이는 확 줄었습니다. 다만 어른아이 사이에서 주먹이 덜 오가되, 또래 사이에서는 따돌리면서 때리는 지저분한 짓이 다 사라지지 않았고, 막나가듯 사납게 구는 어린이·푸름이·젊은이도 적잖습니다. 어떤 마음에서 비롯하는 바보짓일까. 어떤 마음에서 나오는 엉터리일까요. 사랑을 심기에 사랑이라는 열매를 얻습니다. 사랑이 없는 삶이기에 하나도 안 빛나는 삶입니다. 처음부터 무엇이든 잘 할 줄 아는 아이가 없을는지 모르나, 누구나 처음에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태어났어요. 아이 앞에서 얼굴이 화끈할 만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살지다 너른들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하늘이 사람이며 들짐승이며 풀꽃나무한테 내려준 포근한 숨결처럼 이룬 판판한 자리예요. 열매도 나무도 살지고, 아이도 어른도 살지면서, 모든 목숨붙이가 푸지게 살림을 누리는 너른들녘입니다.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작은 손길을 오래오래 들여서 차근차근 일군 열매들녘입니다. 돌을 고르고 흙을 갈고 거름을 주고 물길을 내고 못을 파고 집을 짓고 마을을 이루어 푸진들녘으로 바꾸어 냅니다. 기름진 논밭에서 푸짐하게 맺는 낟알이 너울너울합니다. 너울들녘이에요. 살진들은 궂은날씨를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숲에는 가뭄이 없어요. 숲을 담듯 일구는 들도 막날씨를 씩씩하게 견디거나 흘려보냅니다. 그런데 온누리는 갈수록 벼락날씨가 춤춥니다. 얄궂날씨가 널뜁니다. 아슬아슬하게 함박비가 쏟아지고, 무시무시하게 더위가 잇달기도 하고, 철마다 다른 바람빛이나 햇볕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모든 들숲바다는 사람만 사는 터가 아닙니다. 사람들 스스로 사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아스라하다 어린날은 도무지 안 떠올라서 까마득하다고 여기기도 하지만, 언제나 눈앞에서 마주하듯 떠올리는 오래빛으로 삼기도 합니다. 마음이 멀다면 감감할 테고, 마음이 흐른다면 먼모습이 아닌 오늘빛이라 할 만합니다. 누구나 오늘을 살기에 어제 하거나 겪거나 보거나 듣거나 느낀 일만 해도 아득히 여길 수 있어요. 아무래도 해묵은 자취가 많기에 달래거나 손질하고픈 옛일일 수 있지요. 낡거나 묵어 창피한 자국이라 여겨 이제는 고치려 하거나 잘라내고픈 옛길일 수 있고요. 옛모습에 갇히면 새모습을 가꾸지 못합니다. 밑자리는 든든하게 다스릴 노릇이되, 뻔한 틀을 오래오래 붙들기만 한다면 고린내에 스스로 가두고 말아요. 마음을 억누르거나 삶을 짓누르는 모든 굴레는 털기로 해요. 뼈를 깎듯 애써도 되고, 하루하루 가다듬는 매무새로 피어나도 됩니다. 지난일을 잊지는 말되 자꾸 다그치지 않도록 다듬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가는 사람입니다. 뒷길로 빠지거나 옆길로 새는 삶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홈 모든 말은 매우 쉽고 부드럽게 삶이라는 거미줄로 잇습니다. 어릴 적에 혼자 놀면 마을 할머니는 “혼자 노는구나” 하고 말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밭을 가꾸는 할아버지는 호미로 땅을 콕콕 홉니다. 어머니는 바늘을 쥐어 옷을 호치지요. 빗물이 홈통을 거쳐서 흐르고, 홀가분히 빗방울을 받으며 놀아요. 말 하나가 무엇을 가리키거나 나타내는지 잘 모르면서도, 둘레 어른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드러나는 자국을 하나하나 느끼면서 알아차립니다. 따로 알려주지는 않아도 겉차림이나 속빛에 어리는 삶무늬로 말을 새겨요. 마땅한 일이지요.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은 살림하는 수수한 사람들이 지었어요. 삶을 가꾸고 사랑하는 여느 순이돌이가 지은 말이에요. 누가 먼저 말하거나 밝힌 말은 아닙니다. 삶이라는 너울에 문득 써넣듯 마음에 담아서 다 다른 삶빛을 그리는 말입니다. 배움터를 오래 다니면서 파고 들어가도 알아낼 수는 있으나, 이보다는 손수 살림꾼으로 즐겁게 일하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톺다 오늘날 시골에서는 노래하며 하루를 여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서울이며 큰고장에서도 매한가지일 테지요. 노래를 틀어놓고서 일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쩌렁쩌렁 울리는 온갖 틀(기계)을 다루느라 노래도 소리도 안 듣는 사람이 많고요. 지난날에는 모를 낼 적에 모노래(모내기노래)를 불렀지만, 이제는 들노래가 가뭇없이 사라졌어요. 자장노래로 아이를 재우거나 놀이노래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버이는 몇 안 남습니다. 살림자리를 곱씹어 봐요. 어른부터 일할 적에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면, 아이들이 놀 적에 노래를 부를까요? 어른은 쉴 틈이 없고 아이는 놀 겨를이 없는 나날로 바뀌었습니다. 앞길을 짚거나 톺는 어버이는 찾아보기 힘들고, 꿈을 그리거나 사랑할 아이도 자취를 감춥니다. 우리는 일자리(직업)만 있어야 하지 않습니다. ‘벌잇감(돈벌이)’만 건사한다면 사람다움을 잃어요. 꿈으로 일구고 사랑으로 돌보는 보금터를 이루기에 슬기로우며 즐거운 사람입니다. 나눔밥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배냇자리 멀리 길을 나서더라도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우리는 모두 다 다른 곳에서 태어나고 살아가면서 스스로 삶자리를 일구어요. 꼭 첫자리에서 내내 살아야 하지 않습니다. 배냇자리를 사랑할 수 있고, 새터로 떠날 수 있고, 우리나라에 머물 수 있고, 이웃나라로 갈 수 있어요. 마음을 담아 일구는 보금자리라면 새삼스레 텃마을이 될 만합니다. 싱그러이 솟는 샘물 같은 자리에 살림터를 일구게 마련이에요. 해가 넉넉하고 비가 싱그럽고 바람이 맑은 그곳은 오늘을 살아가는 밑자리이면서, 아이들한테 물려줄 텃집입니다. 마당을 나무로 두르고, 숲정이를 옆에 끼면서, 풀꽃이 푸르게 올라오는 삶자락이라면 언제나 하늘빛으로 살림을 보살피리라 생각해요. 밑절미를 가꾸고 하루를 다독입니다. 나고자란 터전을 돌보고, 살림하는 밑판을 추스릅니다. 즐거이 일하고 느긋하게 쉬어요. 넉넉히 짓고 느긋이 나눠요. 집집마다 나무가 우거지면 여름에는 나무 밑에 앉아 바람을 마시고 글 한 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별똥 전남 고흥 도화면 작은마을 길이름(도로명주소)이 갑자기 바뀌었습니다. 벼슬집(군청·면사무소)은 아무 말도 없습니다. 곰곰이 생각하자면 예부터 ‘감투’란 이름으로 그들 일꾼을 가리킬 만합니다. 머리에 뭘 썼기에 우쭐거리거든요. 작은 시골마을 길이름은 ‘객사거리길’이었는데 ‘동백길’로 바뀌어요. 조선 무렵에 길손채나 손님채 노릇을 하던 곳이 있었기에 ‘객사거리길’이라 붙였다는데, 뜻으로 보면 나쁠 일은 없되, 한자에 얽매인 이름이란 대목을 짚을 노릇입니다. 길에서 죽으면 길죽음이요, 쓸쓸한 죽임입니다. 이때에 ‘동티’로 가리키기도 하고 ‘벼락죽음’이나 ‘개죽음’이라고도 해요. 사람들이 나들이를 하며 누리는 데는 ‘나들칸’이면서 ‘잠터’입니다. 나그네가 머무는 집이기도 합니다. 한자로 생각하는 사람은 한자로 말을 지을 테니 하늘을 ‘하늘’이라 말하지 못하고, 기다리거나 지켜볼 적에 ‘기다리다·지켜보다’라 말하지 않더군요. 비처럼 떨어지는 별은 별비이자…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한글배움 제가 글을 쓰는 일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 집 아이들은 거의 열 살 무렵에 글을 배웠으리라 생각합니다. 날마다 말글을 살피며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엮는 일을 하노라니 아이들은 저절로 매우 일찍부터 글을 깨칩니다. 어버이가 바다에서 살며 늘 헤엄을 치면 아이들은 바다랑 사귑니다. 어버이가 숲을 누비며 나무랑 속삭이면 아이들은 숲이랑 놀아요. 어버이 숨결은 아이들 숨빛으로 잇고, 어버이 몸짓은 아이들 차림새로 흐릅니다. 어버이가 구름하고 이야기하면 아이들은 개미랑 떠들고, 어버이가 나비랑 말을 섞으면 아이들은 잠자리한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누구나 스스로 선 곳에서 새말을 짓습니다. 지난날에는 누구나 숲을 품고서 살았기에 모든 어버이가 저마다 다른 사투리로 숲말을 지었고, 오늘날에는 어디나 서울을 닮기에 서울말(표준말)만 배워서 따라합니다. 글읽기를 어릴 적에 못 익힌 할매할배가 늘그막에 한글을 처음 배울 적에 어떤 한글을 익힐까요? 서울말인가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30 주먹질 거칠게 일삼는 짓을 한자말로 ‘폭력’이라고 합니다. 어느 한 나라가 총칼(전쟁무기)을 앞세워 쳐들어가는 짓은 ‘국가폭력’이라 하고, 배움터에서 아이를 괴롭히는 짓은 ‘학교폭력’이라 하며, 싫다는 사람을 추근거리거나 마구 다루어 몸을 괴롭히는 짓은 ‘성폭력’이라 하고, 말로 못살게 굴 적에 ‘언어폭력’이라 합니다. ‘폭력’은 거칠거나 사나운 짓을 가리킵니다. 우리 터전이 아름답지 못한 길로 흐른다면 자꾸 새로운 폭력이 불거질 테지요. 그렇다면 이 슬프도록 안타까운 거칠거나 사나운 짓을 예전에는 어떤 말로 가리켰을까요? 또 앞으로 우리는 어떤 이름으로 가리킬 수 있을까요? 먼저 여느 폭력이란 ‘주먹질·발길질’이곤 합니다.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찬다면 ‘주먹발질·발주먹질’이겠지요. 나라가 일삼는 주먹질이라면 ‘막 + 짓·질’ 얼거리로 ‘나라막짓·나라막질’이라 해 볼 수 있습니다. 배움터에서는 ‘또래주먹질·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