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26 두드리다
수박이 잘 익었는지 톡톡 두드려요. 퉁퉁 소리라면 껍질이 두껍습니다. 통통 소리라면 잘 익었다는 대꾸입니다. 새로 지낼 시골집을 두드려 봅니다. 흙을 감싼 쇳소리가 납니다. 문을 두드려요. 들어가도 되는지, 얼굴을 보고 얘기할 수 있는지, 가만히 여쭈어요. 문틀을 망치로 두드려요. 못을 박아 갈대발을 얹어요. 낡고 벗겨진 거울을 살살 두드려요. 조각조각 내어 종이자루에 담아서 치워요. 잇고 싶어서 두드립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라는 옛말이 궁금했어요. 단단한 돌로 놓았다지만 참말로 든든한지 천천히 밟아 봅니다. 그런데 밭둑에서 미나리를 뜯으려고 하다가 한발이 진흙에 푹 빠집니다. 처음부터 도랑에 들어갔으면 안 놀랐을 텐데 싶더군요. 두드려 본다는 뜻은 미리 살핀다는 얘기일 테지요. 모르니까 물어 물어 갑니다. 마음을 열고 싶어 두드립니다. 아직 모르는 하루를 종이에 사각사각 적습니다.
2024. 5. 7. 숲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