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밥꽃마음 1 누런쌀
논에서 네 손으로 바심한 볍씨
집에서 네 손으로 볍씨를 벗겨
감나무 자루로 들어가는 왕겨
씨눈이 붙어 밝은 누런쌀 담지
누런쌀 겨를 벗길수록 하얀쌀
깎은 쌀겨 쌀눈 가루는 등겨
얼굴에 붙이고 찌개는 걸죽해
소가 먹는 밥이기도 하지
나 오면 흰쌀 두 줌 누런쌀 한 줌
네 혼자 있을 때는 누런쌀 석 줌
꼭꼭 씹어 천천히 먹는 하루
딱딱 턱소리 나도록 오래 씹지
뽀얗게 기름진 흰밥이고
푸스스하고 거친 누런밥
눈으로 보아서는 모르는
온몸 돌며 북돋는 씨마음
2024.04.26. 숲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