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21 쿵
둘이 나들이 갑니다. 짝은 바퀴 달린 가방을 처음 끈다면서 싱글벙글합니다. 마녘으로 네 시간을 차를 몰아요. 짐을 풀고 가자지만 한 군데 돌자고 했어요. 갯벌에 깨금발로 들어가 물신을 신고 건지는 감태를 보는데 짝은 내리지 않아요. 볼 것 없다고 퉁명스럽게 말해요. 섬에 오기로 하고 섬에서 방을 얻기로 했는데 혼자서 덜컹 먼 곳에 방을 잡았어요. 어디를 가더라도 하루 두 시간을 길에서 보내야만 해요. 첫날부터 쿵 부딪쳐요. 소리 없이 쿡 지어 박혀요. 왔다갔다 힘만 든다며 맘대로 볼 곳을 바꿉니다. 하룻밤 입을 꾹 닫아버렸어요. 청산섬에서 자전거를 탑니다. 도솔암 숲을 오릅니다. 짝이 하자는 대로 따르니 엇갈린 말이 사라집니다. 짝이 묻습니다. "첫나들이치고 잘 보낸 거제?" "나들이하는 바탕이 없어요." "처음 오니 방을 좀 멀리 잡았제?" 서툴다는 말에 풀립니다. 쿵 하던 마음이 쿵짝을 맞춥니다.
2024.03.13. 숲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