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우리말살이는 겨레와 나라를 바로 세우는 바탕이다
4-2. 우리말을 살려 쓸 자리는 어디 어디일까?
셋째 우리말을 살려 쓸 자리는 배움책(교과서)입니다. 참말은 이것이 첫째 자리입니다.
아이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쳐 배우도록 해야 하는데 첫배곳(초등학교)에서 배우는 말이 우리말은 아주 드물고, 거의 다 니혼 한자말입니다.
쉬운 우리말을 배워 쓸 자리에 어려운 한자말을 먼저 가르쳐 우리말 쓸 때를 처음부터 빼앗습니다. 참으로 슬프고 가슴 아프고 서럽고 눈물 나는 일입니다.
종살이 벗어난 지 일흔다섯 해가 지났는데도, 왜말인 ‘학교’라는 말을 그대로 쓰면서 아직도 그곳에서 니혼 한자말을 으뜸으로 가르치면서도 책 지은이도, 펴낸이도, 배곳 가르침이(교사)도, 나라일꾼(교육청, 교육부 사람)도 왜말 가르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래서 내내 우리말은 가르치지 않고 어려운 한자말을 가르쳐요.
그러다 보니 첫배곳을 나와 갑배곳(중학교)에 가면 더 많은 한자말을 배워 익히고 높배곳(고등학교)을 마칠 때쯤 되면 우리말을 거의 모를 뿐만 아니라 못 쓰는 사람이 됩니다.
거기다 한배곳(대학) 까지 나오면 우리말은 토씨로나 쓰고, 한자말로 못 바꾸는 알록달록, 덩실덩실, 불그족족 같은 말 말고는 모두 한자말을, 곧 한글왜말을 쓰는 사람으로 길러집니다.
이런 한글왜말책을 깡그리 버리고 처음서부터 우리말을 가르치는 책을 새로 지어야 합니다.
이를테면 제가 첫배곳 나랏말 1-1(초등국어 1-1)에서 뽑은 걸로 보기를 든다면,
친구→ 벗, 동무, 부모님→ 어버이, 자음→ 닿소리, 모음→ 홀소리, 선생님→ 가르침이, 기본→ 바탕, 선→ 줄, 생활→ 삶, 살이, 모양→ 꼴, 모습, 표정→ 낯빛, 차이→ 다름, 색→ 빛, 완성→ 이룩하기, 이루기처럼 앞쪽 일본말을 배우지 말고 뒤쪽 우리말을 배우도록 오롯이(완전히) 우리말 책을 새로 지어야 합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이 첫배곳 책부터 바꾸고, 갑배곳, 높배곳책을 우리말로 바꾸어 올라갈수록 우리말을 넉넉히 배워 익히도록 하면 우리말을 잘 부려 쓸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납니다. 나중엔 한배곳(대학)책 마저 우리말로 짓고요.
넷째로 새뜸말(신문말), 널냄말(방송말)입니다. 새뜸이나 널냄일꾼(신문 방송 일꾼) 말은 오롯이 왜말투성이입니다. 가장 뒤죽박죽된 말을 앞장서 쓰는 사람들이 이분들입니다. 그래서 기레기인지도 모르지요. 우리말 죽이는 으뜸자리 일꾼입니다. 이들이 앞장서 왜말 하늬말 들여다 퍼뜨리는 첫째가는 우리말 죽임이들입니다. 새뜸말, 널냄말을 하루빨리 우리말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다음은 나랏일말(행정용어)일 겁니다. 아직도 논, 밭, 집터라고 써서 일하러 가면 고을일꾼(면, 시 직원)들이 일을 받아주지 않습니다. 전, 답, 대지라 써야 받아 다뤄 줍니다.
나라임자인 백성이 낸 낛돈(세금)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쓰는 말, 글은 백성 때려잡던 왜사람들이 쓰던 말을 그대로 쓰고 있으니 겉으로는 백성 심부름꾼이라지만, 속내는 아직도 백성 등골 빼는 마음을 지니고 있는지도 몰라요. 마음이 드러날 때는 말로 드러나는데, 아직 왜말인 한자말을 쓴다는 건 마음은 그대로라는 뜻이지 않을까요?
그다음은 모든 갈말(학문용어)을 우리말로 바꾸는 일입니다. 이 일은 아주 큰 일이어서 우리겨레 모두가 나서서 온갖 슬기를 모아 두고두고 해 갈 일입니다.
갈말에는 나숨말(의학용어), 바치말(전문용어), 누리갈말(자연과학용어)을 비롯하여 온갖 갈말이 있습니다.
이 말들을 모두 쉬운 우리말로 바꾸고 때로는 새로 지어내야 합니다. 흔히 우리말은 모자라서 우리말로 갈(학문)을 할 수 없다고 말하며 한자말이나 하늬(서양)말로만 갈글(논문)을 씁니다.
우리 겨레가 오랫동안 우리말을 업신여겨 우리말을 갈고 다듬어 쓰지 않아 바로 쓸 갈말이 없는 것도 맞는 말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아이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쳐 우리말을 부려 쓰게 하면 차츰차츰 갈말을 지어낼 힘도 길러지고 모든 갈을 우리말로 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갈 수 있겠지요.
왜 모든 배움이들이 잉글말(영어)을 그토록 오랫동안 배워야 하나요? 온에 하나(1/100)쯤 되는 배움이들만 잉글말이나 한자말이나 도이치말을 깊이 배워 익혀 그 바닥 사람들보다 못지않게 잘 하도록 하고, 이 사람들이 그 나랏말로 된 온갖 글을 모두 우리말로 쉽게 뒤쳐 우리말 나숨책(의학책), 우리말 말꽃(문학)책, 우리말 누리갈(우주과학)책.....을 내면, 배움이가 굳이 잉글말 배우지 않고도 쉽게 온갖 갈을 우리말로 할 수 있겠지요. 우리말로 배우면 두 해나 세 해 동안이면 잉글말(영어)로 여섯 해에 배울 것을 배워 익힐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겨레한테 배움새길(교육혁명)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