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06] 디딜방아

URL복사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06] 디딜방아

 

  숲을 거닐다 쑥떡을 먹을 자리를 둘러본다. 맞춤한 바위를 찾았는데, 이 바위 틈으로 나무가 끼인 듯하다. 자라던 나무에 바위가 굴러온 듯하지 않고, 바위가 있는 사이에 씨앗이 떨어져 자란 듯하다. 어떻게 그 틈에서 자랐나 싶으나, 나무하고 바위는 마치 하나인 듯 얼크러지며 오늘에 이르렀지 싶다. 어릴 적에 언덕집에서 살다가 마당이 넓고 디딜방아가 있는 집으로 옮긴 일이 있다. 마을에서는 으레 우리 집에 와서 쌀이나 가루를 찧었다. 엄마도 우리 먹을 쌀을 한 바가지씩 확돌에 나락을 부어서 찧었다. 긴 나무 받침에 두다리가 달리고 길게 뻗었는데, 가루를 빻을 적에는 여주알처럼 생긴 공이를 머리쪽에 끼우고, 쌀을 찧을 적에는 나무공이로 바꾼다. 방아채 가운데 난 구멍에는 대를 끼우고, 대는 두 돌받침대에 얹었다. 엄마가 줄을 잡고 다리를 밟으면 방아가 올라가고, 이때 확돌에 손을 넣고 뒤집으면 엄마가 보고서 발을 뗀다. 박자를 맞추어야 손을 안 다치고 수그린 머리를 안 박는다. 돌하고 나무하고 나무하고 엄마가 한마음이 되어 방아를 찧는다. 오늘 숲에서 만난 바위하고 나무도 한마음으로 살아가는구나 싶다.

 

2021.05. 08. 숲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