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또 다른 참은 마음이 옛날이나 앞날로 헤맬 때 그 생각은 즐거운 생각이거나
언짢은 생각이어서 마음이 옛날이나 앞날로 굴러갈 때 즐거운 생각이면 바라서 달라붙고,
언짢은 생각이면 싫어하여 밀어냅니다.
마음은 바람(라가)과 달라붙음으로 싫음(도사)과 내침으로 마음을 짓는구나.
그래서 늘 괴로웠고.... 이것이 바로 내 마음버릇이고
묵은 마음버릇은 언제나 바라고 싫어하고 바라고 싫어하는구나!
왜 바라고 싫어할까요?
왜냐하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 모르니까요.
마음 겉은 바깥느낌거리에 꺼둘리어 바빠서 바람과 싫음이 일어나는,
곧 괴로움이 일어나는 마음속 깊은 곳을 모릅니다.
이것이 바로 모름, 어리석음(모하)이지요.
한 생각이 마음에 떠오르면 곧바로 다른 생각이 뒤를 잇는데
옛날로 갔다가 앞날로 갔다가 즐겁기도 하고 언짢기도 하고
뒤죽박죽 아무 차례가 없습니다.
닦지 않은 마음, 길들지 않은 마음은 바로 이와 같이 얼빠진 마음입니다.
그러므로 이 모든 얼빠진 짓에서 벗어나려면 부지런히 마음 닦아야 합니다.
이 마음닦기가 닦으라는 대로, 지난날 닦았던 어떤 마음닦기와도 뒤섞지 말고,
그런 것들은 열흘 동안 잠깐 젖혀두고, 이 마음닦기를 똑바로 제대로 닦아봅니다.
그러면 가장 좋은 열매를 맺을 겁니다.
집살이가 열흘을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딸린 밥솔, 하던 일 다 젖혀두고 여기 와서 숨이 어떤지, 마음이 무엇인지,
이루고자 하는 과녁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은 아주 값진 일입니다.
어떻게 안에서 고요함과 흐뭇함을 맛보는가,
어떻게 사이좋게 잘 어울려 사는가,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오직 사랑과 가엾이 여기는 마음만을 일으키는가를 배우도록 합니다.
누구라도 마음에 골나거나 싫거나 미움 같은 더럼이 일어나면 괴롭습니다.
또 이 괴로움을 제 안에만 가둬두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퍼뜨립니다.
그러면 다른 이들도 괴롭고 힘들어지고요.
이것은 바르게 사는 길이 아닙니다.
안보아 마음닦기는 살길, 바르게 사는 길을 가르칩니다.
그것은 오직 참(누리흐름), 곧 몸 틀 안에서 몸 참, 맘 참을 살펴 볼 때만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바뀜이, 더 낫게 되는 바뀜이 우리 안에 일어남을 압니다.
그러려면 부지런히 마음 닦아야 하며 남은 아흐레를 아주 잘 써야 합니다.
몇 가지 알찬 도움말을 드릴게요.
먼저 이제 여기서 하고 있는 마음닦기가 아주 참되고 종요로운 일임을 마음에 새깁니다.
이 마음닦기는 마음더럼을 깊이 찢어 발겨서 그 더럼을 깨끗이 없앱니다.
더럼을 찢어 발겨 고름을 빼내면 아픈 데가 나올 테지만,
찢어발기는 일은 아프고 언짢고 힘이 듭니다.
씩씩하게 웃으며 맞서십시오.
온갖 아픔과 쑤심과 저림은 언짢은 일이지만 스스로에게 좋습니다.
한 시간 동안 앉으면서 마음이 들숨을 알아차리고 날숨을 알아차리는 동안은
마음이 깨끗한 때입니다.
거기엔 바람이나 싫음, 어리석음이 없습니다.
숨을 알아차리는 바로 그때는 마음이 고요하고 고르고 어리석지 않아 참과 함께,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훌륭한 때입니다.
이 눈 깜짝할 사이 마음 한 구석은 아주 깨끗합니다.
아직 마음 깊은 곳에는 온갖 마음더럼들이 쌓여 있습니다.
이 눈 깜짝할 사이 이 깨끗한 떨림이 그런 쌓인 마음더럼과 만납니다.
꽝하고 터지겠지요.
깨끗한 떨림은 힘이 세서 마음더럼들을 흔들어 놓고,
더럼들이 흔들려 겉으로 올라오면 다리가 아프고,
엉덩이가 쑤시고 어깨가 결리고,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와! 못 견디겠어. 너무 힘들어. 달아나야겠어.”
이런 모든 것이 올라옵니다.
이것이 내 맘 더럼 도려내기라고 굳게 다지고, 씩씩하게 맞서십시오.
이것이 마음버릇을 바꾸는 길이니, 마음 힘을 기르세요.
마음 힘 하나는 모든 삼감과 지킬 일을 꿋꿋하게 지는 일입니다.
여러분은 스스로 마음을 깨끗이 하고, 튼튼하게 하려고 여기 왔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일이 있어도 열흘 동안은 마음닦는 곳 울타리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스스로 머물겠다고 다짐하고 열흘 닦기에 들어왔지만,
우리는 열흘 닦기를 여러 차례 열어보면서
첫째 날 마음닦기를 비롯하고 둘째 날 마음더럼을 도려내면
마음여린 사람들은 달아나고 싶어 마음이 흔들리는 걸 봅니다.
“나중에, 다음에 다시 하러 올게요.”하고 달아나려 합니다.
넷째 날 위빠사나 마음닦기를 배워 익혀 다섯째 날 더 깊이 닦으면
다섯째나 여섯째 날 다시 달아나고 싶은 사람이 나올 수 있습니다.
둘째 날과 여섯째 날 마음이 크게 흔들립니다.
마음 다져 이 흔들림에 씩씩하게 맞서십시오.
‘나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열흘 동안 여기 머문다.
닦다말고 가지 않을 거야. 마음 깊은 곳에서 이 마음더럼들을 다 도려내야지.’
하고 깊게 다짐합니다.
또 다른 굳은 다짐은 하루살이 짜임새를 잘 지킵니다.
짜임새를 따라 스스로 홀로서서 삽니다.
마음 닦는 동안은 마음 닦는 동안이니
자질구레한 일들은 아침 먹고 쉬는 동안, 점심 먹고 쉬는 동안,
늦은 낮 다섯 여섯시 사이 쉴 때 합니다.
닦기와 닦기 사이엔 방에 가지 않고 되도록 볼일만 보고 바로 옵니다.
여기 머무는 열흘 동안 저녁밥이 없습니다.
이것은 깊이 마음 닦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세끼 먹던 마음버릇 때문에 점심을 먹을 때 저녁까지 먹어둬야지 하고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합니다.
너무 배부르면 졸리고, 속이 거북해 마음 닦는 데 걸림돌이 되어요.
하루 내내 앉아있기 때문에 조금 모자라듯 먹는 게 좋습니다.
또 한 가지는 마음 닦는 동안에는 어떤 말도 하지 않습니다.
말뿐 아니라, 눈짓, 몸짓도 하지 않습니다.
되도록 서로 마주 보지 않도록 하는데 말없음은 대단히 종요롭습니다.
우리는 여태까지 늘 바깥을 보며 살아왔어요.
이 마음닦기는 몸 마음 틀 안에서 일어나는 것을 일어나는 그대로 알아차리기입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 일에는 조금도 마음 두지 말고 몸으로 무얼 하건 언제나 숨을 알아차리고,
나중엔 그때 배우는 닦을 거리를 알아차립니다.
이 말없음이 종요로운 데에는 또 다른 까닭이 있어요.
여러분은 여섯 삼감을 지키겠다고 다짐했고 넷째가 거짓말하지 않기인데
말할 때는 오랜 버릇 때문에 이것을 어길 수 있습니다.
오롯이 입을 다물면 이 말없음이 며칠 지나고 나서 큰 도움, 아주 큰 도움이 됨을 압니다.
또 이 마음닦기에 다른 어떤 마음닦기도 섞지 마셔요.
어떤 마음닦기를 오래 해 왔더라도 열흘 동안은 잠깐 젖혀두고
여기서 닦으라는 대로 닦습니다.
또 하나는 이 마음 닦는 곳 울타리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아! 점심 먹고 나서 시간이 좀 있군, 뒷메라도 잠깐 올라갔다 와야지.
아침나절 내내 앉아 있었으니 다리도 좀 풀고….”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
이 마음 닦는 곳 테두리 안에 머물고 오로지 마음을 숨 알아차리는데 묶어 둡니다.
숨을 이어 알아차리면 마음이 가라앉아 고요합니다.
알아차림을 놓쳤을 땐 마음이 생각 속에 빠져 헤맵니다.
그래서 그 분은 맨 앞에 든 참 글귀로 읊었어요.
마음 닦으면 얻고 마음 닦지 않으면 잃는다고...
짧은 겨를이라도 잘 쓰고, 언제나 알아차림을 놓치지 않도록, 그
래서 열흘 닦기가 끝날 때 가장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부지런히 닦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