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첫째 날
마음 닦으면 참말로 슬기 생기고
마음 닦지 않으면 슬기 시들어
얻고 잃는 이 두 길 알아
슬기 생기도록 스스로 살리
요가 웨 자야띠 부우리 아요가 부우리 상카요
에땀드웨다 파탐 나트와 바와야 비바와야 짜
따타 타남 니붸세야 야타 부우리 파와다티
참글귀 v. 282
우리는 마음 닦으려고 여기 모였습니다.
여러분은 열흘닦기를 오롯이 마치려고 마음 다지고 집과 일과 딸린 밥솔을 떠나
붓다처럼 마음닦아 깨달음을 이루려고 여기 왔습니다.
열흘 닦기에서 좋은 열매를 얻으려면 나날이 눈 깜짝할 사이마다
부지런히, 끈질기게 마음 닦습니다. 저녁마다 함께 앉고 나서 하는 이 참말은
이 마음닦기가 무엇이고, 어떻게 마음 닦아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부지런히 마음 닦더라도 어떻게 닦는지 바르게 알지 못하면
이 마음닦기로 얻을 수 있는 좋은 열매를 얻기 어렵겠지요.
그러므로 저녁 참말이 가르쳐주는 대로 바르게 마음 닦으십시오.
우리는 나들숨을 알아차림으로써 마음닦기 첫발을 내디뎠지만
이건 숨고르기가 아닙니다. 숨을 다스리거나 고르려고 하지 않습니다.
저절로 쉬어지는 대로 내버려두고, 숨이 깊으면 깊은 대로, 얕으면 얕은 대로,
길면 긴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숨을 알아차리기만 합니다.
저절로 쉬어지는 숨 흐름을 바꾸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봅니다.
이것이 이 마음닦기 보람입니다.
깨끗한 숨, 맨 숨, 꾸밈없는 숨을 바라봅니다.
열흘 닦기 첫째 날은 힘이 많이 들어요.
다리가 아프거나 어깨가 무겁거나 엉덩이가 쑤시거나 무릎이 저립니다.
여러분 몸과 마음이 살아온 버릇에 길들어,
마음버릇 종이 되어 이렇게 앉아 숨 지켜보는 걸 싫어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작은 까닭이고, 거북함을 느끼는 으뜸가는 까닭은
가르쳐 주는 대로 바르게 닦았기 때문이지요.
숨을 바라보면서 어떤 낱말이나 글귀를 외든가
어떤 꼴이나 모습을 맘속으로 되풀이 그렸다면
마음을 한곳에 모으기가 훨씬 수월했을 겁니다. 마음도 잘 가라앉고요.
그런데도 그렇게 하지 말고 그냥 맨 숨을 알아차리라고 한 데는 그럴만한 까닭이 있어요.
이것을 알려면 먼저 이 마음닦기 과녁은 무엇인가,
끝내 무얼 이루려고 하는가가 뚜렷해야 합니다.
이 마음닦기 과녁이 마음을 한곳에 모아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라면
외기나 모습그리기를 써도 좋겠지요.
그러나 이 마음닦기에서 마음을 한곳에 모아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것은
돕는 연장일 뿐 마지막 과녁이 아닙니다.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끝내 이루고자 하는 과녁입니다.
겉에서가 아니라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떠도는 마음버릇을 바꾸어
마음을 뿌리에서 깨끗이 합니다.
살다보면 삶속에서 바라지 않던 일이 일어나고,
그러면 마음엔 싫거나 골나거나 슬퍼하는 더럼이 일어나고,
우리는 언짢아지고 잔뜩 굳어집니다.
온 마음이 굳어지고 온 몸이 굳어지니 힘들어서 몸과 마음을 좀 느슨하게 풀어보려고 애쓰지만
더 깊은 데서 끊임없이 마음더럼이 일어나니 끝내 괴로워집니다.
어떻게 해야 이 괴로움에서 벗어날까요?
이 마음닦기는 마음 저 깊은 데로 가서 마음 참ㆍ몸 참을 깨닫도록 도와줘요.
어디서 어떻게 마음더럼이 일어나며, 또 마음더럼이 늘어나는지 겪어서 알도록 합니다.
괴로움이 일어나는 뿌리로 가서 괴로움 뿌리를 뽑아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데도 괴로움이 쌓여가고, 괴로움을 늘리고 싶지 않는데도
내내 괴로움을 늘려가는 까닭은 어리석어서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옛 거룩한 이들은 ‘나’가 무엇인지 깊이 살펴보아 거룩한 마음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나’, ‘나’라고 할 때 이 ‘나’가 무엇인지 몸이 나인지 마음이 나인지
아니면 둘이 아울린 것이 나인지 꿰뚫어봐야 합니다.
이 몸이나 마음을, 또는 둘이 아울린 걸 ‘나’라고 믿고 어마어마하게 달라붙지요.
달라붙으면 바로 괴로움이 따라옵니다.
‘나’가 무엇인지 머리로 알려고 하거나, 믿음으로 받아들여서는 도움이 되지 않고
‘나’가 참말로 무엇인지 겪어 보아야 합니다.
이 마음닦기는 겪어서 맘 참이 무언지, 몬 참이 무언지 살펴보도록 돕습니다.
누구라도 겪어서 참을 맛보려면 몸 밖이 아니라 몸 틀 안에서 알아차려야 하고,
그래서 이 마음닦기는 스스로 몸 틀 안에서 있는 그대로를 살펴보도록 하고
그렇게 하는데 숨은 매우 종요로운 연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