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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마음결 - 푸쿠사띠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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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푸쿠사띠는 탁실라임금으로 마가다 빔비사라임금과 같은 때 사람입니다.

두 나라는 서로 동무나라 사이로 두 임금은매우 가깝게 지냈는데, 어느 때 푸쿠사띠 임금이 아주 값비싼 옷 여덟 가지를 옻칠한 상자에 넣어 거저 보내 주었습니다. 빔비사라임금이 보기에 이만큼 값나가는 걸 보낼만한 게 아무것도 없어서 푸쿠사띠에게 붓다, 담마, 상가 세 보배가 온 누리에 나왔음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빔비사라임금은 금판에다 세 보배풀이와 알아차림을 굳건히 하는 가르침, 여덟겹 거룩한 길 말고도 일곱 깨달음 팔다리 같은 붓다 다른 가르침까지 새겨 넣어 보냈습니다. 푸쿠사띠임금은 판에 새겨진 것을 읽고는 끝없는 기쁨에 젖어 집살이를 버리기로 맘 먹었습니다. 스스로 머리를 깎고 집난이들이 입는 누런 옷을 걸치고는 임금 집을 떠났지요. 그리고는 제따숲절 문을 지나쳐 사와티까지 먼 길을 걸었습니다. 왜냐하면 벗님이 쓴 글에 붓다가 라즈기리에 있다고 적혀 있어서….

  그래서 사와티에 있는 제따숲절에 들러 물어보지도 않고 라즈기리쪽으로 줄곧 갔습니다. 푸쿠사띠는 옷은 그렇게 입었지만 아직 비쿠로서 받아들여진 게 아니어서 옹기장이 움막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 때 마침 붓다는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날이 저물어 같은 움막에서 하룻밤 묵게 되었지요. 붓다는 온통 기쁨에 차있는 젊은이를 보고는 왜 집을 나섰으며 스승은 누군지 물었습니다. 푸쿠사띠는 스승은 고타마 붓다이고 그 분 때문에 집살이를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붓다는 푸쿠사띠한테 고타마 붓다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푸쿠사띠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붓다를 보면 알아볼 수 있겠느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는 본 적이 없어 못 알아본다고 말했습니다. 붓다는 스스로 ‘이 높은 집안 젊은이는 나 때문에 길을 떠났는데, 이 젊은이한테 담마(참)를 가르친다면….’하고 생각하고는 “내 너한테 참(담마)을 가르쳐 줄게. 집난이야 잘 들어, 온 마음을 기울여라. 내가 말할게.”하고 말했습니다. 푸쿠사띠는 “그래, 동무야.”하고 말했죠.

  붓다는 푸쿠사띠한테 참을 꼼꼼하게 말해주었고, 말씀이 끝날 때쯤에야 푸쿠사띠는 이 분이 바로 붓다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는 우러름을 나타내고는 아까 붓다를 선 곳이 같다는 뜻으로 “동무야”하고 부른 잘못을 너그럽게 받아들였는지 물었습니다. 푸쿠사띠는 더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 했고, 붓다는 그 잘못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러고는 푸쿠사띠가 붓다 앞에서 오롯이 비쿠가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옛날에 푸쿠사띠가 스스로 빠라미(열 가지 좋은 마음바탈)를 다 채웠다면, 붓다는 “와, 비쿠야.”하고 말하기만 해서 비쿠로 받아들였을 텐데…. 그러나 푸쿠사띠는 옷과 동냥그릇이 없어서 붓다는 밥그릇과 옷을 먼저 갖추라고 말했습니다. 푸쿠사띠가 옷과 동냥그릇을 갖추러 나갔다가 그만 소한테 떠받혀 죽었습니다.

  나중에 여러 비쿠들이 붓다께 푸쿠사띠가 어떻게 됐느냐고 묻자 붓다는 푸쿠사띠가 참을 듣고 이미 셋째 거룩한 사람인 아나가미에 올랐기 때문에 높은 곳에서 태어나 다른 곳으로 더는 가지 않고 그곳에서 오롯한 깨달음을 이룬 아라한이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푸쿠사띠는 누가 저한테 참을 말하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고 열린 마음으로, 마음을 다해 참에 오롯이 귀를 기울였고 스스로 참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참을 배울 때는 푸쿠사띠와 같은 마음결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