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8] 말밤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8] 말밤 씨앗을 주웠다. 껍질만 다르고 빛깔하고 생김이 밤과 닮았다. 까맣고 두꺼운 껍질에서 씨앗이 나온다. 못에도 딱딱하고 가시가 돋은 껍질에 씨앗이 있었다. 어린 날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배가 고파 못에 기웃거린다. 오빠골에는 못이 셋이나 있다. 못이 크기대로 줄줄이 있다. 우리는 가운데 못에서 잘 논다. 길 바로 옆에 있어 물에는 부레옥잠 닮은 풀이 물낯에 퍼져 넓게 덮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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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7-28 16:26
[숲하루 발걸음 09] 모깃불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발걸음 09] 모깃불 여름이 되면 마당에서 잤다. 안방에서 뜨락을 밟고 두 계단 내려오면 마루를 붙여놓았다. 어머니가 밥을 할 적에 아버지는 마당에 불을 피운다. 볏단에 불을 지피고 풀을 덮었다. 연기가 많이 난다. 매캐한 연기가 마당을 휘돌고 바람에 떠밀려 다닌다. 우리는 마루에 앉아 저녁을 먹고 아버지 몽침이를 갖다 드리고 눕는다. 어머니는 거꾸로 눕고 동생하고 자려면 갈치잠을 잔다. 나한테 밀려나면…
- 숲하루 글쓴이
- 2021-07-28 16:24
[숲하루 발걸음 8] 마늘 캐기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발걸음 8] 마늘 캐기 유월 보름 무렵에는 비가 자주 내린다. 비를 안 맞히려고 마늘을 당겨서 캤다. 비 얘기만 뜨면 온 마을이 바쁘다. 수레를 타고 재 너머 마늘밭에 갔다. 모두 호미로 마늘을 하나씩 캤다. 소가 들어갈 길을 트면 아버지는 쟁기로 마늘을 깊이 갈았다. 마늘 심을 적처럼 줄지어 뒤로 물러 서다가 소가 지나가면 쓰러진 마늘을 줍는다. 마늘 뿌리에 진흙이 붙었으면 마늘을 마주치면서 흙을 털어…
- 숲하루 글쓴이
- 2021-07-26 20:31
[숲하루 발걸음 7] 엿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발걸음 7] 엿 어린 날 두메 마을에 장사꾼이 들어왔다. 자전거를 타고 얼음과자를 팔러 오고, 당면이나 미역도 판다. 옷보따리를 이고 할머니 장사꾼도 온다. 당면을 사면 할머니가 점을 거저 봐준다. 당면 장사꾼이 돌아가면 엿장수가 들어온다. 가위질 소리가 착착 쇠소리 내며 박자를 맞추고 ‘울릉도 호박엿 사시오, 깨진 그릇도 갖고 오고, 오그라든 냄비도 좋고, 떨어진 고무신도 받고, 마늘도 갖고 오이소.’…
- 숲하루 글쓴이
- 2021-07-26 20:30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7] 마늘씨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7] 마늘씨 한가위가 지나면 마늘씨를 쪼갠다. 여름에 캐서 가게 장대에 걸어두었다가 가을에 벗긴다. 마늘 꼬투리를 하나하나 딴다. 대가 바싹 말라서 비틀면 마늘대가 똑 부러진다. 안 떨어지면 가위로 자른다. 마늘 한 톨을 잡고 결대로 반을 쪼갠다. 그리고 하나하나 뗀다. 떼어낸 마늘에는 이미 뿌리가 가지런하게 자란다. 쪼갠 마늘을 크기대로 모은다. 허실은 허실대로 따로 담는다. 심을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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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7-26 20:30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6] 마늘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6] 마늘 아버지는 마늘을 아주 잘 묶었다. 들쑥날쑥 않고 마늘 뿌리를 반반하게 하고 쉰씩 둘을 묶으며 한 접을 손질한다. 마늘을 묶어 놓으면 나팔꼴로 펼쳐진다. 오일장에 내다 팔 적에는 깔끔하게 손질했다. 우리 마을은 마늘로 널리 알려졌다. 의성 마늘이다. 가음마을이나 읍내는 땅도 넓고 좋은데도 우리 마을 안전푸이 마늘이 으뜸이다. 약장사 아저씨가 서울에 가서 마늘을 팔아 돈을 많이 …
- 숲하루 글쓴이
- 2021-07-26 20:30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5] 단감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5] 단감 우리 마을 감은 씨가 없다. 납작하고 껍질이 얇은 감은 찬감이라 하고 길쭉하고 두꺼운 감은 도감이라 했다. 도감은 붉게 익혀서 먹고 찬감은 곶감으로도 말리기도 하고 삭힌다. 마구간을 가운데 두고 방이 둘인데 하나는 할아버지 방, 또 하나는 고추를 말린다. 켜를 올리고 그물 틀에 익은 고추를 골고루 널어서 연탄불에 며칠을 굽는다. 두 화로가 활활 타니 굴이 아주 뜨겁다. 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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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7-20 20:40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4] 고욤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4] 고욤 고욤나무는 나뭇가지가 높아 어린 우리는 좀처럼 손이 닿지 않는다. 고욤은 겨울이면 빼놓을 수 없는 우리 새참이다. 열매가 은행알만큼 작은데, 빛깔이 짙으면 더 달다. 작은 열매는 씨로 가득하고, 이 씨는 납작하고 굵다. 하나씩 입에 넣고 오물오물 빨아들인 다음에 휙 날린다. 말랑하고 빛깔이 검붉으면 하나씩 따먹었다. 가지를 꺾어 겨울날 빈 방에 넣어 두면 고욤도 꽁꽁 얼어 씨…
- 숲하루 글쓴이
- 2021-07-20 20:40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3] 냉이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3] 냉이 냉이를 며칠 묵혔더니 새싹이 났다. 무르고 검은 잎과 발갛게 익은 잎을 뗀다. 어린 날에는 냉이에 새싹이 나도록 두지 않았다. 냉이를 캐면 바로 먹었다. 설 쇠고 나면 산비탈 밭에 냉이가 올라왔다. 바가지하고 호미를 들고 목골이나 도빠골 잎새밭에 간다. 우리 밭은 아니지만, 파릇파릇하면 캔다. 우리는 냉이를 ‘날새이’라 하고 달래는 ‘달새이’라고 했다. 이랑에 냉이가 흙에 납…
- 숲하루 글쓴이
- 2021-07-20 20:40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2] 사마귀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2] 사마귀 고개에서 사마귀를 자주 보았다. 흙빛이 도는 사마귀는 땅바닥에 떨어진 지푸라기와 섞여 우리 눈에 쉽게 띄지 않고 풀빛 사마귀는 쉽게 띈다. 나는 사마귀를 만날 적마다 무서워서 비껴갔다. 사마귀가 가만히 있는데도 싫었다. 사마귀는 느릿하게 갈 듯 말 듯 걷는다. 큰 눈이 튀어나오고 얼굴이 뱀 닮은 세모라서 무서웠다. 앞발은 톱니 칼날 같아 손을 꽉 깨물 듯하다. 학교에 가는 …
- 숲하루 글쓴이
- 2021-07-20 20: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