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8] 뱀딸기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8] 뱀딸기 금성산에는 멧딸기가 아주 많다. 금서 가는 날이면 등성이에 올라가 딸기를 쏙쏙 빼먹었다. 줄기에 가시가 돋고 나무로 자랐다. 그러나 뱀딸기는 논둑 밭둑 못둑에 작은 풀밭에 한뼘 풀로 올라왔다. 가시도 없고 빛깔만 멧딸기하고 뱀딸기가 닮아 보이지만 꼴이 다르다. 뱀딸기를 한 입 베물면 안이 하얗고 허벅허벅하고 싱겁다. 멧딸기는 새콤하고 알알이 붙어 하나로 영글었다. 뱀딸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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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8-24 09:14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6] 노루귀꽃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6] 노루귀꽃 언덕 집에 살던 일곱여덟 살 적에 노루를 처음 보았다. 아버지가 장골에서 일할 적에 비틀거리며 올찮은 노루 머리를 때려서 잡았다. 한데 가게에 장대에 거꾸로 매달아 두고 다음날 거죽을 벗겨 고아먹었지 싶다. 노루를 먹은 이튿날, 간지밭에 일하던 어미 소를 따라온 송아지가 풀밭에서 잘 뛰어놀다가 갑자기 죽었다. 이때 노루를 잡으면 재수 없다고 마을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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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8-13 22:37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5] 느릅나무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5] 느릅나무 숙이네 가는 길 가운데쯤에 언덕이 있고 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그곳을 지나갈 적이면 냅다 뛰었다. 나보다는 숙이가 많이 뛴다. 나는 언덕을 지나 우물가에 사는 언니 집에 놀러 갔다가 집에 올 적에 뛰고 숙이는 장골 끝 집이라 언덕을 지나는 일이 더 많다. 어린 날 마을에 티브이가 한 대 있었다. 나무 상자에 채널을 돌리는 흑백티브이다. 연속극을 보려고 장골 목골 이골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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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8-13 22:37
[숲하루 발걸음 10] 막걸리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발걸음 10] 막걸리 동생하고 나는 아버지가 드실 막걸리 심부름을 도맡았다. 찌그러진 노란 주전자를 들고 다녔다. 달빛이 밝은 날에는 길이 잘 보였다. 그런 날은 느긋하게 걷고 달이 안 뜨는 날에는 캄캄해서 개울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순이네 담벼락을 잡고 걷는다. 우리 집에서 전방(가게)까지 거리가 삼백 미터 남짓이다. 영이네 어머니는 국자로 단지에 담긴 술을 퍼서 내가 갖고 간 주전자에 담는다. 술을 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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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8-13 22:36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4] 익모초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4] 익모초 산에서 익모초를 마흔 해 만에 보았다. 멧산 층층 쌓인 자리를 밟으니 돌이 부서진 풀밭에 피었다. 어머니는 육모초라 했다. 익모초는 생김이 쑥하고 닮았다. 잎은 쑥보다 좁고 길쭉하다. 풀이 내 허리께에 오고 꽃대가 빳빳하고 한 뼘쯤 꽃이 피었다. 보랏빛이 도는 작은 꽃이다. 아버지가 가을에 풀을 베어 엮어 두었다가 말린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말린 익모초를 겨울에 가마솥에 넣…
- 숲하루 글쓴이
- 2021-08-06 17:42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3] 감자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3] 감자 마늘 캘 무렵이면 감자도 캔다. 우리 집은 노란감자하고 자주감자를 심었다. 땅미 재 너머 간지밭 금서 도빠골 진밧골에 논깃새에 돌아가며 심는다. 밭을 쪼개 고추 몇 줄 감자 몇 줄 심는데 감자는 다섯 고랑이나 세 고랑쯤 심었다. 어느 해는 진갓골에 감자를 많이 놓았다. 감자밭이 멀어서 캐는 일을 잘 거들지 못했다. 감자는 다섯 상자나 세 상자가 나왔다. 아버지가 지게 발에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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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8-06 17:42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2] 수수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2] 수수 수수는 잎이 넓적하고 줄기가 워낙 커서 얼핏 옥수수와 닮았다. 꼭대기에 작은 알곡이 무르익으면서 빳빳이 세운 고개를 숙인다. 우리는 수꾸나무라 하고 수수가 다 익으면 자루에 넣거나 모기그물에 넣고 비비거나 방망이로 두들겼다. 작은 알곡이 밖으로 튀어나가지 않도록 살살 다스린다. 이렇게 떨어낸 작은 수수를 우리 어머니는 디딜방아에서 껍질을 벗겨낸다. 디딜방아에 알맹이를 벗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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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8-06 17:42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1] 꿀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1] 꿀 우리 마을 멧골에는 아까시가 꽃을 피울 틈 없이 땔감으로 썼다. 멧골에는 나무보다 잔디가 많았다. 나무가 없으니 꽃이 없고 꽃이 없으니 꿀이 없다. 그렇지만 겨울에는 꿀을 먹는다. 가을에 나락을 거둬서 쌀이 넉넉했다. 겨울이 되면 쌀로 조청을 꼰다. 가마솥에 불을 때고 하루가 걸리는 일이다. 하나는 약초를 달여서 졸이면 꿀보다는 걸쭉하고 숟가락으로 떠서 들면 흐르는 약조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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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7-31 21:04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0] 부처손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50] 부처손 멧길을 오르다 바위에 붙은 부처손을 본다. 이곳저곳 숲을 다녀도 눈에 안 띄던데 오늘 본다. 어릴 적에 본 부처손을 금성산 뒤쪽에서 보았다. 우리 밭이 그 골에 있었다. 덩굴진 풀밭에 옹달샘이 있고 물이 뿌옇다. 샘에서 넘쳐흘러 도랑길을 폴작 건너 칡덩굴을 헤치고 바위 밑에 선다. 나는 큰 바위를 자주 올려다보았다. 풀이 날 자리가 아닌데 푸른 부처손이 빽빽하게 바위를 덮는…
- 숲하루 글쓴이
- 2021-07-31 21:04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9] 금은화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9] 금은화 높은 바위틈에 금은화가 피었다. 덩굴이 돌담으로 뻗고 나무에도 엉키며 자랐는데 이제는 사람 손이 닿지 않는 높은 바위틈에 자라네. 유월 볕에 금은화가 피면 꽃물을 빼먹으려고 꿀벌도 바빠지겠지. 나도 꽃에서 꿀을 따먹었다. 시골에서는 인동이라 했다. 장골 윗집으로 올라가는 골목 따라 덩굴이 우거졌다. 어머니 심부름으로 꽃을 땄다. 노란꽃 하얀꽃이 같이 피고 빛깔이 곱고 맛이 …
- 숲하루 글쓴이
- 2021-07-28 1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