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아이] 31. 꽃돈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내가 사랑하는 아이] 31. 꽃돈 첫째 아이가 첫 배움꽃돈(장학금)을 탄다. 어느 곳에서 꽃돈을 준다는 말을 듣고 고등학교 1학년 성적을 떼어서 부친다. 대학원생 둘, 대학생 하나, 고등학생 스물둘을 뽑아 임하 서암당에서 장학금을 건넨다. 옛집 문턱을 넘어 마당에 들어서니 우리를 부른다. 사람들이 부른 쪽에서 이름을 적고 그곳 사람을 따라 마당에 펼쳐 놓은 자리로 갔다. 자리마다 태극기를 하나씩 놓았다.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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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15 20:41
[내가 사랑하는 아이] 30. 제주도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내가 사랑하는 아이] 30. 제주도 한 시에 일을 마치는 날이면 시골로 갔다. 옆마을 윗마을로 달리는 차가 많아 밀린다. 마을 언저리에서 오른샛길로 빠져서 다시 오른쪽 골목으로 꺾은 다음 왼쪽 고샅길 언덕집이다. 윗마을에서 탈춤을 보고 옛집을 그대로 이어온 마을을 한 바퀴 돌거나, 강을 낀 마을에 백일홍이 피면 옆마을 배움집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두 마을이 시골집을 가운데 두지만 나는 잘 가지 못한다. 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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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13 20:37
[내가 사랑하는 아이] 29. 돌잔치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내가 사랑하는 아이] 29. 돌잔치 할머니가 첫째 아이를 돌보는 동안 어머니하고 우리 엄마하고 셋이서 밥을 지었다. 미리 썰어 놓은 고기에 참기름을 붓고 볶다가 불려 놓은 미역을 넣어 덖은 다음 물을 붓고 들깨가루를 넣고 끓였다. 하룻밤 양념에 절여 놓은 고기는 엄마가 볶고 나는 옆에서 양파 당근 돼지고기를 볶아내고 시금치를 삶아 소금을 뿌려 간을 맞추고 볶은 밑감을 한 그릇에 모았다. 당면을 삶아 불판에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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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07 14:12
[내가 사랑하는 아이] 28. 훔치다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내가 사랑하는 아이] 28. 훔치다 “엄마 나 어떡해. 비밀번호 말해 버렸어.” “그걸 말하면 어쩌노?” “몰라. 윽박지르고 다그치니까 어쩌지 못해 말했어.” “사이버 경찰한테 말할 테니 울지 마. 엄마 일 마치면 빨리 갈게.” “벌써 내 비밀번호도 바꾸어 버렸어. 이젠 못 들어가. 어떡해.” 아들이 누리놀이(컴퓨터게임)를 하다가 덧이름(아이디)을 빼앗겼다. 집으로 빨리 가야 하는데 첫째 아이를 태우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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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03 05:39
[내가 사랑하는 아이] 27. 피를 뽑다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내가 사랑하는 아이] 27. 피를 뽑다 문구점에 가려고 병원에 차를 세우고 나오는데 나무 밑에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어느 아저씨가 나무에 올라 톱으로 가지를 자르다가 다리를 다쳐 피를 흘리고 실려 갔단다. 며칠 뒤 아이들이 여름 방학을 했다. 방학에 무엇을 할까 하다가 피바침(헌혈)을 떠올렸다. 세 아이가 보는 앞에서 피를 뽑아서 주는 엄마를 보여주고 싶었다. 피를 뽑으러 가려고 밥을 든든하게 먹는다. 피를 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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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3-25 21:20
[내가 사랑하는 아이] 26. 반듯한 이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내가 사랑하는 아이] 26. 반듯한 이 작은딸이 거울을 보며 얼굴이 짝짝이다고 투덜거린다. 이를 드러내 앞니가 삐뚤다고 뜯어본다. 나는 아래쪽 앞니가 삐뚤삐뚤하고 나머지는 고른데, 딸은 바로잡은 앞니가 처음 자리잡았을 적하고 다르다. 작고 고르던 젖니가 빠지고 새로 올라온 이가 큼직하다. 빠진 이보다 커서 이가 밀려났는지 어금니보다 조금 작은 이가 둘이나 자리잡았다. 밥을 먹거나 하품할 적에 보면 크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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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3-23 17:02
[내가 사랑하는 아이] 25. 노벨 수상자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내가 사랑하는 아이] 25. 노벨 수상자 밖에서 저녁을 먹는데 큰딸이 전화했다. “엄마 노벨 생화학 수상자 만남에 나 뽑혔어. 나라 곳곳에서 이백 명 뽑는데 나도 뽑혔어. 참가증도 주는데 나가도 돼?” “그래라. 근데 어떻게 가지?” “고모 집이나 외삼촌 집에서 하룻밤 자면 안 되나?” “좋은 자리인데, 그럴까?” “그래. 나갈래. 이런 자리가 어디 또 있겠어!” 큰딸이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도 생물을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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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3-18 21:33
[내가 사랑하는 아이] 24. 미꾸라지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내가 사랑하는 아이] 24. 미꾸라지 아들이 미꾸라지를 갖고 놀았다. 넓고 둥근 빨래그릇에 물을 담고 미꾸라지를 담아 두었다. 아들은 좋아서 윗옷을 둥둥 걷고 쪼그려 앉아 두 손을 모아 미꾸라지를 건져 보고 달아나는 미꾸라지 앞을 손바닥으로 막는다. 한 마리 잡아 꼬리를 잡고 놀다가 물에 넣는다. “미꾸라지 만지니깐 어때?” “몸통 만지니깐 방귀 소리가 났어.” “엉? 미꾸라지 방귀 소리인지 어떻게 알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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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3-13 19:16
얼음꽃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가창댐을 지나 최정산에 올랐어요. 계곡에는 물이 콸콸 흐르고 산길은 물 없는 계곡 같아요. 길섶에 올괴불나무꽃이 새색시처럼 고운빛으로 곱게 피었어요. 댐이 있어 안개가 있고 눈도 내리지 않는데, 옆산 나무가 하얘서 눈이 온 줄 알았어요. 상고대인 줄 알고는 서둘렸어요. 산꼭대기에 가까워 질수록 가지마다 안개꽃 서리꽃이 피었어요. 온통 바람결로 쌓인 얼음꽃을 숲속에서 처음 보았어요. 꿈 속에 서 있는 듯했어요.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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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3-08 21:57
[내가 사랑하는 아이] 23.따돌림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내가 사랑하는 아이] 23. 따돌림 작은딸이 학교에서 우유를 안 먹고 가방에 담아 왔다. 어떤 날은 하루 지나서 꺼내면 우유가 빵빵하게 부푼다. 우유를 넉넉하게 마실 때인데 꺼린다. 우유를 밥을 먹듯이 꼭꼭 씹어 먹으면 고소하다고 말해도 고소한 맛을 못 느끼는지 잘 안 먹는다. 우윳값은 꼬박꼬박 나가고 우유는 쌓이고 어떻게 하면 잘 먹을까 싶어 달게 타먹는 가루를 가게에서 샀다. 하얀 우유에 섞으니 초코우유로 …
- 숲하루 글쓴이
- 2021-03-08 21: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