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9] 사과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9] 사과 사과가 먹고 싶어서 산수유씨를 빼러 다녔다. 순이네 집은 산수유를 까면 새참으로 인도인지 국광인지 푸릇한 사과를 준다. 국광은 껍질이 푸르고 단단한데 달았다. 노랗게 익은 사과는 허벅허벅하고 부드럽다. 나는 부사나 홍옥보다 새참으로 나온 사과가 맛있었다. 낮에는 순이네 사과창고 벽에 등을 기대 나란히 서서 햇볕을 쬤다. 사과창고 문을 닫아도 향긋한 냄새가 밖으로 새어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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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08 20:11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8] 울콩과 양대콩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8] 울콩과 양대콩 아버지가 콩을 뿌리째 뽑아서 마당에 두면 할아버지가 마당에 널었다. 메주콩이나 콩나물콩이 바싹 마르면 지팡이를 짚고 다니시는 할아버지는 엉덩이를 질질 끌면서 작대기로 두들긴다. 앉아서 도리깨질을 했다. 힘에 부치면 도리깨를 받아 나도 내리쳤다. 콩줄기를 걷어내고 모으는 일까지 할아버지가 했다. 그러나 울콩이나 양대콩은 손으로 꼬투리를 벌리면서 깠다. 모두 모아 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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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08 20:07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7] 비새(빈대·소벌레)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7] 비새(빈대·소벌레) 우리 집에는 소가 있었다. 여름에도 겨울에도 똥파리가 마굿간에 앉은 소 등짝에 잔뜩 모인다. 소는 마구간에서 여물을 먹고 물을 마시고 잠도 자는데, 잠자리에 오줌을 싸고 똥을 눴다. 소똥 냄새를 맡고 거름을 모아 둔 자리에 찌꺼기가 섞고 해서 그런가. 어디서 쇠파리가 날아왔다. 가려운지 꼬리로 이리저리 흔들면서 쇠파리를 쫓아낸다. 그렇지만 소는 손이 없으니 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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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2-30 09:00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6] 환삼덩굴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6] 환삼덩굴 환삼덩굴이 개나리 틈으로 올라와 가지를 친친 감았다. 개나리 울타리인지 풀밭인지 헷갈릴 만큼 덮었다. 잎은 손바닥을 펼쳐 놓은 듯하고 매끈한데 줄기는 솜털 가시가 송송 박혔다. 어린 날에 이 덩굴에 발목이 걸리고 맨다리가 긁혀 발갛게 자국났다. 가는 줄기가 질겨서 긁힌 자국이 손톱에 긁힌 듯 날카롭고 따가웠다. 마땅히 바를 약이 없어 그래도 버티었다. 찬물에 데이면 더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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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2-30 08:59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5] 분꽃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5] 분꽃 분꽃이 떨어진 자리에 까만 씨앗이 앉았다. 움푹한 자리는 씨앗이 떨어지지 않게 감싼다. 한 알씩 집었다. 손에 잘 잡히지 않아 떨어진다. 우리 골목은 달리기 내기를 할 만큼 길다. 돌틈에 분꽃 하나가 아주 컸다. 마을 가꾸기를 한 뒤로 마을에 꽃이 많았다. 밖에서 딴 씨앗은 주머니에 넣고 우리 골목 꽃에서도 씨앗을 빼서 뜨락에 놓고 놀았다. 돌로 몇 알 깼다. 까만 씨앗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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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2-30 08:59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4] 닭벼슬꽃(맨드라미꽃)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4] 닭벼슬꽃(맨드라미꽃) 순이네 담벼락과 앞집 담벼락이 끝나는 골목 안쪽에 우리 집이다. 골목이 길어 대문 밖에 앞집 담벼락이 우리 집 살피꽃밭이다. 마을 가꾸기를 한 뒤로 집집이 꽃을 심는데, 앞집 지붕으로 우리 골목 꽃밭은 그늘이 일찍 든다. 그나마 볕이 드는 자리에 맨드라미꽃이 피었다. 우리는 달구벼슬꽃이라 했다. 꽃이 우리에 키우던 닭볏하고 닮았다. 꼬불꼬불한 주름이며 붉은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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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2-30 08:58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3] 버즘나무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3] 버즘나무 어린 날 학교 가는 길에는 나무가 한 그루도 없다. 논을 가로지른 길이다. 학교에는 버즘나무가 운동장을 둘러쌌다. 나무 사이에 매달아 놓은 그네를 타고 널놀이(시소)를 탔다. 운동회가 열리면 나무 밑에 마을마다 자리를 깔고 앉았고, 아이들이 청군 백군으로 앉았다. 나뭇잎이 커서 햇빛을 가려 주고 찬바람이 불면 손바닥 크기 나뭇잎이 떨어져 바람에 굴러다녔다. 버즘나무를 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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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2-17 21:27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2] 버드나무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2] 버드나무 우리 마을에는 냇가 논둑에 버드나무가 있었다. 학교서 오는 길에 버드나무를 꺾어 피리를 삼았다. 연필 깎는 칼로 자른 다음 손가락 굵기 나뭇가지 끝을 끊는다. 가지를 물을 짜듯 뒤틀고 얇은 가지 쪽을 잡아당기면 나무가 빠지고 속이 빈 껍질이 쏙 빠진다. 입에 물릴 자리에 동그란 껍질 끝을 접어서 0.5cm로 겉껍질을 훑으면 속껍질이 나온다. 입술을 입안으로 말고 입에 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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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2-17 21:26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1] 도꼬마리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1] 도꼬마리 가을이면 밭둑마다 덤불마다 무덤가에도 도꼬마리가 자랐다. 밭일을 마치고 오는 아버지 가랑이에 붙고 내 바지에도 붙었다. 도꼬마리는 땅콩 한 알 크기에 사방으로 가시가 돋아 밤송이와 고슴도치 같다. 도꼬마리에 닿아 얼굴을 할퀴기도 하고 바지에 붙은 걸 떼다가 손가락이 찔리기도 한다. 도꼬마리가 누렇게 익으면 가시가 단단했다. 우리 아버지는 가을이 되면 바지에 도꼬마리와 도깨…
- 숲하루 글쓴이
- 2021-12-17 21:26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0] 배롱나무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90] 배롱나무 자주 가던 뒷골에 배롱꽃이 발갛게 피었다. 봄이면 개나리가 피고 여름이면 배롱꽃이 피고 겨울이면 눈꽃이 피는데 나무가 우거져 가지와 가지가 맞닿았다. 꽃도 나무도 참 곱다. 어린 날에는 배롱나무를 본 적이 없다. 나무가 매끄럽고 꽃잎이 꼬불꼬불 종이를 구겨 놓은 듯하다. 배롱꽃을 보면 어릴 적에 접던 종이꽃이 떠오른다. 봄과 가을에 학교 잔치가 열리면 언제나 마을잔치였다.…
- 숲하루 글쓴이
- 2021-12-08 2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