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8] 모과나무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8] 모과나무 들은 말인데, 할아버지는 살림을 많이 물려받았다. 그렇지만 논과 밭을 잘 건사하지 못해 우리 아버지가 태어났을 적에는 알거지가 되었다. 집을 자주 옮기고 옛어른이 쓰던 옆집에 아주 자리를 잡았다. 나는 옆집을 가끔 훔쳐보았다. 흙담 너머로 기와집과 매끈한 마루가 있고 마당에 텃밭을 가꾸었다. 대문은 나무로 짰고 아주 높았다. 대문 위쪽으로는 흙담을 지어 멍석이며 연장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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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05 19:02
[숲하루 발걸음 17] 눈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발걸음 17] 눈 어린 날 새벽에 눈을 뜨면 문밖이 환한 적이 있다. 달빛에 밝아서 환하기도 하지만 밤새 눈이 내렸다. 잠결이지만 문을 열어 달빛인지 눈이 내렸는지 눈으로 보고 다시 잠든다. 내가 먼저 마당에 눈을 밟고 싶었다. 하얀 마당에 발자국을 내고 신발 자국을 동그랗게 찍는 재미가 있었다. 어떤 날은 아버지가 우리가 자는 사이에 눈을 치워버렸다. 나는 아버지한테 눈을 다 치웠다고 칭얼거렸다.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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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05 19:01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6] 옥수수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6] 옥수수 여름이면 대김이(마을밭이름) 밭둑에 옥수수가 올라온다. 옥수수가 굵고 알이 여물면 꺾는다. 마당에 놓고 겹겹이 쌓인 잎을 하나씩 깠다. 알갱이는 촉촉하고 털이 보드랍다. 수북하게 쌓인 껍데기는 소먹이로 던져준다. 어머니는 마당에 걸어 놓은 솥에 불을 때서 옥수수를 삶는다. 달디단 가루를 뿌리고 굵은소금을 뿌린다. 둥근 그릇에 담아 마루에 앉아 입김으로 식혀서 먹는다. 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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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05 19:01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7] 돌나물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7] 돌나물 장골 길가 바닥에 돌나물이 잔뜩 자랐다. 어린 날에는 길바닥에 수북하게 돋지 않았다. 나는 돌나물을 뜯으러 마을 어귀에 있는 느티나무를 지나 점낫골 길목 오르막에만 갔다. 동무와 둘이서 돌나물을 뜯는다. 돌길이지만 바위가 얼마 없는데 그곳에는 바위가 있었다. 바위와 바위 밑에도 나물이 자랐다. 채송화보다 잎이 넓지만 닮았다. 바위에 붙은 돌나물을 연필 깎는 칼로 하나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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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02 19:10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5] 고구마꽃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5] 고구마꽃 한가위가 다가올 무렵이면 앞산밭에서 고구마를 캤다. 아버지가 낫으로 줄기를 걷어 한쪽으로 모으면 우리는 뽑힌 고구마는 줍고 흙에 남은 고구마는 호미로 살살 캔다. 고구마가 깊이 박혔는데 흙을 깊이 안 파고 힘으로 당기다가 똑 부러지거나, 호미에 찍혀 흉을 냈다. 고구마를 다 캐고 어머니는 반찬 한다며 고구마 줄기를 땄다. 고구마를 캐서 앞산을 내려오는 길은 신난다. 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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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02 19:09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4] 마가목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4] 마가목 멧높이가 천 미터를 넘는 염불봉 바위 옆에 마가목 열매가 익어간다. 나뭇잎이 푸르게 우거진 숲에 발갛게 익은 첫 열매가 눈에 확 띈다. 마가목 줄기로 채찍질하면 말이 죽는다는 옛말을 들었는데, 우리 할아버지는 지게 작대기에 맞아서 죽다 살았다. 할아버지가 아기일 적에 할아버지 어머니가 젖만 먹인다고 할아버지 아버지가 꾸지람했다. 일도 안 하고 밍(무명)만 만지고 물레로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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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02 19:06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3] 버들강아지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3] 버들강아지 열다섯 살인 나는 학교 가는 길이 멀었다. 집에서 아랫마을을 지나 멧골로 올랐다. 뒷메보다 높은 멧골이지만 몸이 작은 그때는 오르막이 높게만 느꼈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려고 지름길로 가기도 했다. 덜 가파른 길로 돌아서 꼭대기에 닿으면 구불구불한 멧허리를 따라 긴 오솔길을 한참 걸으면 이제 가파른 내리막길로 미끄러지듯 쫓기듯 숨차도록 멧길을 다 내려오면 마을이 보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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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11 22:08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2] 반딧불이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2] 반딧불이 여름이 되면 반딧불이가 찾아온다. 반딧불이가 꽁무니를 빼고 달아가면 쫓아다녔다. 부엌은 백열등을 썼다. 부엌과 수돗가를 비추는 불은 그을림이 앉아 불을 켜도 어둑하다. 밤이 깊으면 부엌에 불을 켜 놓았다. 마당에 펼쳐 놓은 자리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빛나는 작은 별과 그 가운데 더 반짝이는 별을 찾아보면서 하나둘 헤아렸다. 밤하늘 별을 보았더니 우리 집 마당에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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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11 22:08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1] 콩고물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1] 콩고물 우리 집 정지(부엌)는 빗장을 열고 들어간다. 문짝이 두껍고 아궁이에서 불을 때느라 나온 매운 김에 그을려 문이며 천장이며 온통 까맣다. 바닥은 오돌토돌하지만 밟히고 밟혀 흙바닥이 반질반질했다. 가마솥 하나와 작은 양은 솥 하나로 밥과 국을 끓였다. 가마솥에서는 밥을 하고 범벅을 끓였다. 찰밥 팥죽도 했다. 말끔히 씻어내고 콩이나 깨도 볶았다. 제사에 쓰일 떡을 하려고 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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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11 22:08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0] 개나리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0] 개나리 우리 마을에서는 개나리를 ‘이애’ 라고 했다. 개나리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옥이네 뒤산으로 밭으로 가는데, 산꼭대기에 여우가 파먹는 무덤이 있었다. 그곳을 지나 점낫골 못 가기 앞서 우리가 부치는 밭이 있고 도랑 따라 개나리꽃이 활짝 피면 멧골이 온통 노랗게 물든다. 개나리 나무가 넝쿨이 커서 어른보다 더 자랐다. 가을이면 씨앗이 주렁주렁 열렸다. 열매가 흙빛으로 익…
- 숲하루 글쓴이
- 2022-01-08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