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숲마실 ― 진주 〈형설서점〉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책숲마실 지키는 돌보는 ― 경남 진주 〈형설서점〉 돈을 버니까 하는 일은 모든 사람을 좀먹습니다. 왜냐하면, ‘일’이라는 낱말은 ‘일다·일어나다’가 바탕이요, ‘일으켜서 잇는’ 결이 밑동이거든요. 바람이 일고 바다가 인다고 합니다. 밥을 지으려고 쌀을 입니다. 하면서 차근차근 이루어 가기에 ‘일’이요, 하는 동안 서로 이야기가 태어나기에 ‘일’입니다. 어깨에 이듯 차곡차곡 올리면서 살림을 넉넉하게 가다듬는 ‘일’입니다. 가만히 있는다면 어느새 고입니다. 고이는 결이라서 ‘고요’라고 합니다. 숨도 몸짓도 소리도 없는 ‘고요’인데, 그만 넋이나 빛이 사라지면 ‘고이’고 말아서 썪어요. 그저 꿈꾸는 씨앗이나 ‘고치’라면 머잖아 깨어날 텐데, 넋이나 빛이 사그라들면 죽음(썩음)으로 치닫습니다. 일이란, 마음을 잇고 손을 이으면서 땅을 일구고 서로 생각을 일으켜서 너울너울 싱그럽게 바람과 바다를 하나로 여미는 길입니다. 이러한 숨빛을 알아보려고 하지 않고서 돈바라기로 흐르는 오늘날 숱한 ‘일자리(직업)’는 오히려 모든 사람을 갉아요. 사랑바라기나 꿈바라기가 아닌 돈버러지로 치닫거든요. 진주에 깃들어서 〈형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