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말. 푸새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푸새 땅에 뿌리를 내리면서 자라는 남새는 햇볕뿐 아니라 햇빛도 별빛도 받으면서 싱그럽습니다. 사람이 심고 돌보아 거두는 푸새는 사람한테 이바지할 뿐 아니라 새나 애벌레나 풀짐승한테도 이바지합니다. 사람한테만 베푸는 해바람비가 아니에요. 사람 혼자 열매를 다 누리려고 하면 아무래도 얕아요. 이 별에서 함께하는 이웃입니다. 애벌레가 잎을 조금 갉기에 어느새 나비로 깨어나 꽃가루받이를 합니다. 작은 손길을 들여다봐요. 새는 사람한테서 조금 얻어먹기에 곳곳에 나무를 심어 놓습니다. 삶을 이루는 밑동은 얽혀요. 풀벌레는 사람 곁에서도 숲에서도 싱그럽고, 사람은 풀벌레랑 어우러지면서도 스스로도 씩씩합니다. 심는 푸성귀로 푸르게 일렁이는 들살림에는, 따로 심지 않아도 가만히 들어오는 들풀이 같이합니다. 쓸모없는 풀이란 없습니다. 다 다른 자리에서 다 다른 몫으로 땅을 사랑하는 풀입니다. 온갖 풀이 돋는 자국을 찾아보면, 풀마다 어떤 몫을 하려고 자라는가를 알 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