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게 삶으로 1 엄마집에 갔다 《티베트의 지혜》 쇼걀 린포체 글 오진탁 옮김 믿음사 1999.2.1. 《티베트의 지혜》을 2010.7.11. 장만하고 이날은 ‘꿈속의 고향(드보르작)’이란 노래를 들었다. 이 책을 처음 편 날 엄마집에 갔다. 경북 의성 시골에 내도록 살아가는 우리 엄마는, 이날 비가 와서 들일을 못 가고 물리치료를 하러 병원에 갔는데, 마침 병원이 쉬는 날이라 헛걸음하고 버스삯만 날렸다고 투덜거렸다. 이날 할아버지가 마늘 묶는 곁에서 재밌게 보던 막내는, 할아버지 손놀림이 재밌다면서 굵은마늘 작은마늘을 고르면서 놀았다. 개구쟁이처럼 잘 노는 막내한테 어릴 적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막내만 하던 어린 날, 할머니 할아버지 몰래 마늘하고 얼음과자를 바꿔 먹으면서 놀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러고서 두 해 뒤인 2012년에 대구로 집을 옮겼는데, 그때 이 책 하나를 챙겼다. 어느덧 열세 해가 지나서 다시 펼친다. 삶과 죽음과 되살림(환생)을 다루는 줄거리를 돌아본다. 태어나서 터트리는 울음은 어떤 뜻일까. 그런데 어쩐지 뭔가 뒤섞인 듯한 얼거리이다. 삶이라는 너른길과는 달리, 붓다에, 달라이 라마에, 린포체에, 밀라레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37 《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 숲하루 스토리닷 2022.12.13. 《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숲하루, 스토리닷, 2022)은 2022년에 태어난 ‘올해책’이라고 여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만 한 책이 태어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풀꽃책(식물도감)을 들추어야 풀꽃을 알 수 있지 않습니다. 스스로 풀꽃을 지켜보고 돌아보고 살펴볼 적에라야 풀꽃을 알 수 있습니다. ‘대학교 농학과’를 다녔기에 풀꽃을 알 수 있지 않습니다. ‘대학교수’쯤 해야 풀꽃을 알 수 있지 않아요. 풀꽃책(식물도감)을 쓰거나 엮은 적잖은 글꾼 가운데 ‘책에 이름을 담은 풀꽃’을 모조리 먹어 본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스스로 먹어서 스스로 몸이 어떻게 바뀌는가를 느껴 보지 않는다면, 풀꽃이 어떤 보람(효능)이 있는지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스스로 먹어 보지 않은 풀꽃이면서 어떻게 풀꽃 보람(효능)을 글로 적을까요? 풀꽃을 알려면 씨앗부터 누리면 됩니다. 씨앗을 손바닥에 얹고서 가만히 기운을 느끼고, 씨앗을 밥으로 삼아 고마이 먹고, 이 씨앗을 땅에 놓아 무럭무럭 자라도록 하고, 봄에는 봄잎을 여름에는 여름잎을 가을에는 가을잎을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