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2. 가을에 기쁘게 짓는 말 예전에는 누구나 스스로 말을 지어서 썼습니다. ‘예전’이라고 첫머리에 말씀합니다만, 이 예전은 ‘새마을’ 물결이 생기기 앞서요, 배움터라는 곳이 없던 무렵이며, 찻길이나 씽씽이(자동차)가 시골 구석까지 드나들지 않던 때를 가리킵니다. 그래서 예전에 누구나 스스로 말을 지어서 쓰던 때라고 한다면, 사람들이 누구나 스스로 삶과 살림을 짓던 때입니다. 돈으로 밥이나 옷이나 집을 사지 않던 때에는, 참말로 사람들 누구나 제 말을 스스로 지어서 썼어요. 남한테서 배우지 않고 어버이와 동무와 언니와 이웃한테서 말을 물려받던 때에는 고장마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다 다른 말을 저마다 즐겁고 고우며 정갈하게 썼어요. 오늘날 시골에서는 시골말이 차츰 밀리거나 사라집니다. 오늘도 즐겁고 어여쁘게 고장말을 쓰는 할매와 할배가 많습니다만, 할매와 할배가 아닌 마흔 줄이나 쉰 줄만 되어도 고장말을 드물게 쓰고, 스무 살이나 서른 살 즈음이면 높낮이를 빼고는 고장말이라 하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1. 손수 짓는 살림을 잃으며 말을 잃다 한자말을 쓰는 일은 대수롭지 않습니다. 영어를 쓰는 일은 대단하지 않습니다. 한자말하고 영어를 안 쓰는 일은 놀랍지 않습니다. 어느 말을 골라서 쓰든 우리 마음을 알맞게 나타내거나 즐겁게 쓸 수 있으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 마음을 알맞게 나타내거나 우리로서는 즐겁게 쓰는 말이라 하지만, 우리가 쓰는 말을 이웃이나 동무가 알아듣지 못하거나 어렵게 여긴다면 어떠할까요? 시골에서 흙을 만지는 이들은 씨앗을 심습니다. 봄에 심은 씨앗이라면 으레 가을에 거두기에 가을걷이를 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시골살림이 흙두레(농협)나 열린배움터(대학교)나 나라일터(관청)에 가면 달라져요. 흙두레·열린배움터·나라일터에서는, 또 책을 쓰는 이들은 ‘흙’이 아닌 ‘토양’을 말합니다. ‘흙을 만진다’고 하지 않고 ‘토양을 관리한다’고 하지요. ‘씨앗을 심는다’는 말을 ‘파종을 한다’고 하고, ‘봄’을 ‘춘절기’라 하며, ‘거두기’를 ‘수확’이라 하고, ‘가을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