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말. 가시버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가시버시 열네 살에 이르도록 ‘가시버시’라는 말을 못 듣다가 열네 살에 이르러 배움터에서 글꽃(문학)을 배우며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한자말 ‘부부’보다 말하기에 좋고, 뜻이 확 와닿았어요. 요즈음 우리는 ‘남녀평등’이란 이름을 넘어 ‘여남평등’이나 ‘양성평등·성평등’ 같은 말을 씁니다. 가만히 보면 ‘가시버시·갓벗·갓사내’라는 이 오랜 말은 ‘가시내(여성)’를 앞에 놓습니다. ‘아빠엄마’라 말하는 사람이 더러 있으나 거의 ‘엄마아빠’라 합니다. 쉽게 나누는 우리말은 으레 순이(여성)를 앞에 놓습니다. 두 사람 가운데 굳이 어느 쪽을 앞에 놓아야 하지는 않으나, 가시내라는 이름인 순이는 살림길을 여는 꽃다운 숨빛이기에 이슬받이처럼 앞장서는 셈이리라 생각합니다. 흔하게 누구나 쓰는 말이 사랑스럽습니다. 아이어른 가리지 않고서 흐드러지는 말이 아름답습니다. 우리 터전이 후끈별로 흐른다면 두님이 서로 사랑이라는 길로 가기보다는 자꾸 다툼질로 기우는 탓이라고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