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티격태격 서로 으르렁댄다면 서로 손을 잡을 마음이 없습니다. 맞받거나 맞붙으면서 싸우려고 할 뿐입니다. 서로 옳다고 내세우니 티격태격입니다. 잘못은 나무랄 만하고, 잘 하면 치켜세울 만한데, 마음이 안 맞는다면서 갈라서서 발톱을 내밀면서 어그러지면 팔팔결로 등지겠지요. 어질게 하는 일에도 거스르고, 착하게 여미는 길에도 튕기려 한다면, 다시금 치고받을 테고요. 누구나 서로 다르니까 달리 바라볼 뿐입니다. 마음이 다르기에 따따부따하거나 시시콜콜 뒤집어야 하지 않아요. 아니라 느끼면 아니라 말하되, 그저 거꾸로 서려는 마음을 녹여야지 싶습니다. 노려보면서 두가름으로 서려 하지 말고, 하늘과 땅 사이에서 아름답게 펼 길을 찬찬히 생각할 노릇입니다. 들숲바다를 보면 다 다른 풀꽃나무에 숨결이 어우러집니다. 한 가지 풀만 자랄 수 없고, 한 가지 나무만 설 수 없고, 한 가지 헤엄이만 노닐 수 없어요. 온갖 풀이 갈마들고, 나무 사이에 숱한 숲짐승이 살아가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익힘꽃 똑같은 말 한 마디이지만, 바라보거나 받아들이는 눈길에 따라서 즐거울 수 있고 싫을 수 있습니다. 스스럼없이 환하게 틔운 눈길이라면 어느 말이건 사랑을 얹으면서 즐거워요. 스스러운 나머지 가두거나 막은 눈길이라면 어느 말이건 꺼리고 내치고 등돌리면서 골머리를 썩입니다. 어렵기 때문에 골치 아플 수 있으나, 마음을 닫았기에 골아프게 마련이에요. 깊숙하게 들어가기에 까다롭지 않아요. 차근차근 마주하면서 찬찬히 보려는 마음이 없기에 얕건 깊디깊건 그저 깐깐하게 도리도리하면서 어렵다고 물립니다. 따지다가 끝나기에 먹물입니다. 꼼꼼하게 보고서 포근히 보듬으려 하기에 익힘꽃입니다. 힘들게 깨우쳤으니 일부러 어렵게 쓰는 사람이 있다면, 힘겹게 깨달았어도 되레 쉽게 풀어내는 사람이 있어요. 우리는 서로 앎꽃이나 익힘꽃으로 만날 수 있어요. 이웃나라말이기에 골치 앓을 만하지 않습니다. 나라밖에서 들이건 우리 스스로 짓건, 반가이 어깨동무하려는 눈썰미로 추스른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다듬읽기 8 《모국어를 위한 불편한 미시사》 이병철 천년의상상 2021.5.3. 《모국어를 위한 불편한 미시사》(이병철, 천년의상상, 2021)는 나쁘게 여길 책은 아니되,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글멋을 너무 부립니다. ‘우리말’이 아닌 ‘모국어’를 바라보느라, 책이름부터 ‘위하다·불편·미시사’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이 튀어나옵니다. 그냥 우리말을 쓰면 됩니다. 멋진 우리말도, 깨끗한 우리말도 아닌, 수수하게 주고받으면서 숲빛으로 생각을 밝히면서 마음씨앗으로 피어나는 우리말 한 마디를 쓰면 됩니다. “우리말을 조촐히 돌아보면” 됩니다. “우리말을 찬찬히 보면” 됩니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삶을 보고, 이웃을 마주하고, 우리 숨결을 헤아리면 됩니다. 서울은 서울이고 시골은 시골입니다. 사람은 사람이고, 서로 사랑으로 빛납니다. 어깨에 힘을 빼고, 조용히 하늘빛을 담으면서, 어디에서나 별빛으로 노래하면 넉넉해요. 봄이 깊을수록 멧새노래에 개구리노래도 나란히 깊어요. 말은 언제나 마음에서 비롯하되, 마음에 놓는 눈빛에 따라 새삼스레 다릅니다. ㅅㄴㄹ 문장을 ‘것이다’로 끝맺지 않은 것 또한 그런 뜻에서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다듬읽기 7 《한글꽃을 피운 소녀 의병》 변택주 글 김옥재 그림 책담 2023.4.7. 《한글꽃을 피운 소녀 의병》(변택주, 책담, 2023)은 글 한 자락으로 온나라를 바꾸는 물결을 일으킬 수 있는 살림을 들려줍니다. 지난날 ‘훈민정음’이란 이름으로 우리글이 태어났으되, 우리글이 태어난 줄 안 사람은 한 줌조차 안 되었어요. 더구나 우리글이라지만 ‘우리 이름’이 아닌 ‘訓民 + 正音’처럼 중국말입니다. 나라지기와 벼슬아치는 중국말·중국글로 나라일을 보면서 ‘정음(正音)’은 중국말 그대로 ‘소리(발음기호)’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뒷자리에서 이름없이 살아야 한 순이(여성)는 ‘언문(諺文)’을 익혀 글을 남겼고, 웃사내(가부장권력 남성)는 ‘훈민정음·언문’을 ‘암클’이라 여기며 비웃었어요. 곰곰이 생각하면 ‘암클’이란 이름은 놀랍습니다. 그들(권력자)은 놀리거나 깎으려고 ‘암클’이라 일컬었겠지만, 우리가 오늘 쓰는 우리글은 바로 “순이(여성) 힘과 슬기와 넋으로 살려냈다”는 속뜻입니다. 주시경 님은 순이를 높이면서 순이돌이가 어깨동무할 길을 홀로서기(독립)로 이루자면서 ‘한글’이란 이름을 지었습니다. …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비실이 발 없는 말이 멀리멀리 나아간다고 합니다. 한낱 말 한 마디일 수 없습니다. 모든 말은 마음으로 보는 삶을 담아요. 몸짓으로 누리는 하루를 마음으로 느끼기에 말 한 마디에 고요히 얹어서 생각을 짓습니다. 낯빛으로 드러나는 마음말이에요. 나들이를 하면서 문득 글을 씁니다. 보금자리를 벗어나 마을을 떠나는 사이에 새록새록 느끼고 배우는 숨결을 글로 적어요. 나들글을 쓰면서 오늘을 되짚고, 마실글을 쓰면서 우리 보금자리를 되새깁니다. 발이 닿는 곳마다 이웃을 새삼스레 마주할 적에 서로 다르지만 나란하게 사랑하는 이 푸른별을 느껴요. 말없이 바라보면서 빙그레 웃고, 두런두런 수다꽃을 피우면서 활짝 웃습니다. 바깥마실을 오래하면 곧잘 골골거립니다. 나들이란, 다시 집으로 오는 길을 헤아리면서 둘레를 살펴서 배우려는 뜻일 테니까요. 길에서 앓으면 고단하다지만, 비실비실 길을 걷기에 보금자리가 얼마나 아늑한 삶터인지 새롭게 깨닫습니다. 집에서는 스스로 짓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청승 스스로 돌볼 줄 모르는 사람은 딱해요. 스스로 사랑할 줄 모른다면 가엾습니다. 스스로 빛날 줄 모르기에 안쓰럽고, 스스로 길을 내어 걸어갈 줄 모르니 안타깝습니다. 스스로 노래할 줄 모르니 불쌍해요. 스스로 꿈을 그리지 않으니 안되어 보이고, 스스로 살림하는 기쁜 하루를 누리지 않으니 애처롭습니다. 누구나 스스로 그리는 하루를 살아갑니다. 애잔한 삶도 웃는 삶도, 눈물짓는 오늘도 신바람인 오늘도, 언제나 스스로 마음에 담은 생각이 씨앗을 트면서 나타납니다. 우리한테 ‘없다’고 여기기에 참말로 우리한테 없어요.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 무엇이 없다고 여기나요? 힘이 없나요? 돈이 없나요? 이름이 없나요? 아마 무엇보다 뜻이 없고, 마음이 없고, 사랑이 없기에, 그만 생각이 없는 굴레에 씻을 길 없이 스스로 말려들어 쓸쓸하구나 싶어요. 빈구석이란 열린 자리입니다. 빈곳이란 트인 마당입니다. 외롭게 바라보니 없으나, 새롭게 바라보니 무엇이든 처음부터 지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작은숲빛 몸을 가두거나 괴롭히더라도 마음을 가두거나 괴롭히지 못 합니다. 적잖은 놈팡이가 힘으로 옭매거나 이름으로 조이거나 돈으로 묶기 일쑤입니다만, 어떤 숨결도 쇠사슬로 동이지 못 해요. 얼핏 보면 올가미를 쓴 듯하지요. 숱한 멍에를 뒤집어씌우려 하고, 재갈을 물리거나 차꼬를 채우려 하더군요. 바람이나 햇빛을 붙잡을 수 있을까요? 홀가분히 피어나는 넋은 붙들 수 없어요. 돈에 흔들리는 마음이라면 덤터기를 쓰겠지요. 이름값에 휘둘리는 마음은 때를 타요. 힘에 기대는 마음은 허물을 덮어씁니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하늘빛을 느껴 봐요. 바쁜 일을 살짝 쉬면서 하늘꽃을 헤아려 봐요. 잿빛으로 쌓은 서울이 없어도 얼마든지 잘 살아갈 만하고, 부릉부릉 매캐하게 몰지 않아도 오붓하게 만날 만합니다. 멧골에 풀꽃나무가 자라기에 이 별이 푸릅니다. 숲이 있어 바다가 맑고, 바다가 깨끗하니 숲이 깊어요. 숲을 품는 작은이로 살기를 바라요. 서로서로 작은숲님이 되어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35 봄단비 봄에 오는 비라면 ‘봄비’입니다. 한동안 가물다가 반가이 내리는 비라면 ‘단비’입니다. 그러면 여름에 내리는 비라면? 가을이나 겨울에 내리는 비라면? 이때에는 ‘여름비·가을비·겨울비’일 테지요. 여기에서 더 생각해 봅니다. 봄에 내리는 반가운 비라면? 여름이나 가을이나 겨울에 내리는 반가운 비라면? 낱말책에는 ‘봄비’부터 ‘겨울비’까지 싣습니다. ‘단비’도 싣지요. 그러나 봄에 내리는 반가운 비를 가리킬 ‘봄단비’는 없습니다. ‘여름단비·가을단비·겨울단비’도 없어요. 낱말책에 꼭 ‘봄단비’나 ‘겨울단비’를 실어야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말도 얼마든지 실을 수 있어요. 아직 낱말책에 안 실렸어도 봄에 맞이하는 단비를 가리킬 ‘봄단비’를 누구나 생각해 보거나 지어서 쓸 수 있습니다. 낱말책에 ‘꽃비’가 나옵니다. 꽃잎이 마치 비처럼 내린다고 할 적에 씁니다. 그렇다면 봄에 꽃비를 만나면 ‘봄꽃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다듬읽기 6 《어린이의 눈으로 안전을 묻다》 배성호와 다섯 사람 철수와영희 2023.5.5. 《어린이의 눈으로 안전을 묻다》(배성호와 다섯 사람, 철수와영희, 2023)는 “어린이 눈으로 좋은지 묻는” 이야기를 짚습니다. 이 줄거리를 이제 우리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어 대견하면서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왜냐하면, 어린이는 배움터(학교)에만 다니지 않거든요. 집에서 조용히 배우는 어린이가 있고, 서울(도시)이 아닌 시골에서 살아가는 어린이가 있습니다. 꾸러미를 여민 여섯 ‘어른’은 “어린이 눈”을 얼핏 살피되, “서울에서 제도권학교를 다니는 어린이” 자리에 머뭅니다. 어린이 눈으로 보려 한다면, 온누리 모든 어린이를 헤아리면 훨씬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잿집(아파트)에서만 사는 어린이가 아닌, 골목집과 시골집과 숲에서 사는 어린이를 헤아린다면, 오히려 제대로 푸른길을 열거나 느끼거나 찾을 만하지요. 모든 흰종이에는 ‘형광물질·표백제’가 깃들고, 배움터는 낮에도 ‘led 형광등’을 켜기에, 아이어른 모두한테 끔찍한데, 글쓴이는 이 대목을 아직 모르는군요. ㅅㄴㄹ 궁금한 것을 서로 묻고 답하는 시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다듬읽기 5 《가볍게 읽는 한국어 이야기》 남길임과 일곱 사람 경북대학교출판부 2022.11.25. 《가볍게 읽는 한국어 이야기》(남길임과 일곱 사람, 경북대학교출판부, 2022)를 가볍게 읽어 보려 했지만, 우리말을 살피는 분들이 쓴 글이 도무지 우리말스럽지 않아 가볍게 읽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이분들이 쓰는 모든 얄궂은 말씨나 일본스러운 말씨를 손질해 줄 수는 없다. 이분들 스스로 ‘우리말을 처음부터 몽땅 새롭게 배우려 나서지 않’으면 어느 하나도 우리말스럽게 쓸 수 없다. 우리말을 ‘우리말’이라 할 수 있어야, 적어도 ‘한국말·한말’이란 이름을 쓸 테고, ‘필자’처럼 낡은 말씨를 창피한 줄 깨달으면서 털어내리라. 길잡이(교수·교사) 노릇을 하는 사람일수록 ‘배움이(학생)’보다 훨씬 오래 깊이 꾸준히 배워야 한다. 길잡이가 아닌 어른이어도 아이보다 우리말을 더 찬찬히 가만가만 곰곰이 낱낱이 샅샅이 짚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무늬만 ‘국어학자’로 멈추지 말고, 속빛으로 ‘말지기’라는 이름을 쓸 수 있도록 거듭나기를 바랄 뿐이다. ㅅㄴㄹ 이러한 언어의 힘을 알기 위해서 프레임에 대한 이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