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38 낱말책 : 사전이라는 책 1 낱말책(사전)을 제대로 아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낱말책은 우리가 쓰는 거의 모든 낱말을 담는 책일 수 있으나, 이런 얼거리라 하더라도 ‘우리가 쓰는 거의 모든 말’이 무엇인가를 먼저 짚을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냥 말하는 일이란 없습니다. 말을 하려면 생각을 먼저 해야 합니다. 생각을 하지 않고도 튀어나오는 말이 있다면 버릇입니다. 버릇이란 길든 몸짓이니, 생각을 안 했어도 바로 튀어나오는 말이라면 ‘말버릇’이면서 ‘말짓’입니다. 이를테면 넘어지거나 부딪힐 적에 튀어나오는 소리란 그때에 그러한 소리가 나도록 길든 버릇이면서 말짓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봐요. 나라마다 ‘부딪혀서 아프며 내는 소리’가 다 다릅니다. 나라마다 몸에 새기거나 깃든 말짓이나 말버릇이 다 다르다는 뜻입니다. 이는 바로 말이란 무엇인가를 환하게 알려주지요. 모든 말은, 삶자리에서 우러나옵니다. ‘우리가 쓰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37 맛 우리 낱말책에 없던 한자말인 ‘식감(食感)’입니다. 이 낱말을 어느새 무척 널리 쓰는구나 싶습니다. 어쩌면 낱말책에 새 낱말로 오를 수 있겠다고 여겼는데, 참말로 2023년 10월에 올림말로 싣는군요. 그런데 살짝 아리송합니다. “먹는 느낌”을 우리말로는 ‘맛’이라 나타내거든요. ‘맛’을 놓고 ‘입맛·밥맛’처럼 쓰기도 하고, ‘먹는맛·씹는맛’처럼 쓰기도 합니다. ‘맛깔스럽다·감칠맛’ 같은 낱말이 있어요. 굳이 ‘식감(食感)’이라는 일본 한자말을 끌어들여서 써야 할 까닭은 없지 싶습니다. ‘맛’을 ‘입맛·밥맛’처럼 쓰듯이 ‘혀맛·코맛·눈맛·귀맛’처럼 갈라 볼 만합니다. 혀에 닿는 맛하고, 입에 넣는 맛은 다를 테며, 눈으로 보는 맛하고 귀로 듣는 맛도 다르거든요. ‘먹는맛·씹는맛’에서 한 걸음 나아가 ‘보는맛·듣는맛’이라든지 ‘손맛·그릇맛’이나 ‘녹는맛·말린맛’처럼 새로운 맛을 알맞게 나타내 보아도 어울립니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고을밤 둘레에서 쓰는 말을 그냥그냥 받아들여도 안 나쁩니다만, 이때에는 우리 넋이 깨어나지 않더군요. 어떤 말이든 마음에 담아서 삭이면 새롭게 북돋울 만하지만, 그냥그냥 지나갈 적에는 되풀이하는 몸짓에 그쳐요. 되가락일 뿐입니다. 덧소리로 가꾸자면 스스로 마음을 기울여 새롭게 지으려는 뜻을 일으킬 노릇입니다. 바람은 늘 흐릅니다. 흐르지 않는 바람은 숨을 살리지 못 합니다. 흘러가는 바람이기에 풀꽃나무도 숲짐승도 벌나비도 사람도 싱그러이 숨쉬지요. 흐르지 않는 물도 매한가지예요. 흐르는 물결이기에 모든 숨결이 살아납니다. 갇히거나 가둔 물로는 어두운 티가 가득하고 말아요. 이웃마을로 나들이를 가면 어느 나그네채에서 묵을까 하고 살핍니다. 그냥그냥 자는곳에 깃들어도 되지만, 나중에 아이들을 이끌고 이웃마실을 할 날을 어림하면서 고을밤을 포근히 누릴 자리를 알아봅니다. 숱한 사람이 거치는 나들채에는 다 다른 사람들 발자취가 남아요. 마을집에서 조용히 묵으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펄떡 하나씩 매만지면서 천천히 마련합니다. 돈이 많다면 한꺼번에 맞추거나 거느릴 텐데, 아무리 돈이 넘실거리더라도 손빛으로 다루는 살림에 견주지는 못 합니다. 돈으로 다 이룬다면 굳이 손빛으로 여미어 차근차근 짜는 사람이 없겠지요. 사랑으로 짓는 살림이기에 노래합니다. 사랑으로 손쓰면서 차곡차곡 일구는 살림이기에 언제나 나긋나긋 부르면서 싱그럽게 하루를 누려요. 나비는 바람을 팔랑팔랑 가르고, 헤엄이는 물살을 펄떡펄떡 가릅니다. 솟구치는 샘물은 들을 적시고, 샘솟는 마음은 온몸에 고동치는 숨빛을 찌르르 울립니다. 스스로 일구는 오늘이기에 설레고 두근거리고 살아숨쉽니다. 남이 해줄 적에도 생생한 글이 태어날까요? 아닙니다. 투박하든 수수하든 손수 엮고 만지기에 싱싱한 풀잎처럼 푸른글빛을 입힐 수 있어요. 우리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요. 우리 마음이 어떻게 피어나는지 하나하나 짚어 봐요. 기쁘게 뛰어오르는 길은 쉽습니다. 신나게 펄쩍펄쩍…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넌출지다 남이 쓰기에 나도 써야 하지 않고, 나한테 즐겁더라도 남한테 즐겁지 않을 수 있습니다. 누구한테나 좋다면 넉넉할 텐데, 좋거나 나쁘거나 따지기보다는, 널뛰는 삶을 찬찬히 다스리면서 고요한 마음에 느긋한 몸짓으로 하루를 짓는 길로 나아가면 아늑하리라 생각합니다. 배움길에는 배움짝이 있고, 사랑길에는 사랑짝이 있습니다. 함께 일할 짝꿍을 찾을 만하고, 같이 놀 짝지를 살필 만하지요. 나라가 너무 엉터리라서 고꾸라뜨리고플 수 있는데, 우두머리를 갈아엎거나 벼슬아치 몇을 판갈이하더라도 넌출진 얼거리가 달라지지는 않아요. 저놈이나 저쪽을 아무리 뒤집더라도 우리부터 스스로 깨어나려는 숨결이지 않다면 쳇바퀴이거든요. 빗물이 땅을 적시고 바람이 모든 목숨을 살리지만, 찬비에 모두 웅크리고 찬바람에 몽땅 얼어붙습니다. 포근한 볕으로 스밀 수 있어야 뒤죽박죽 나라를 달래어 일으킨다고 느껴요. 따스한 손길이 퍼질 때라야 흔들흔들 오락가락인 판을 잠재울 테고요. 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사람결 어느 만큼 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기에 짝을 찾아서 붙어 봅니다. 나한테 맞추어 주는 짝꿍하고 움직이면서 발걸음이며 몸놀림을 차근차근 되새깁니다. 곁에서 도와주는 손길이란 따뜻하지요. 푸근히 퍼지는 사람결을 누리면서 한결 새롭게 맛보고 느끼고 배웁니다. 어렵게 해야 잘 배우지 않습니다. 얼마든지 가볍게 배울 만합니다. 가시밭길을 거쳐야 잘 배우지 않아요. 대단하지 않아도 이바지하고, 흔하더라도 돕습니다. 우리는 서로 꽃 한 송이로 만나고 별빛 한 줄기로 마주하면서 너그러이 토닥이고 감쌉니다. 과일 한 알을 나누듯 과즐 하나를 조각내어 노늡니다. 콩 석 톨을 심어서 사람이랑 새랑 풀벌레가 함께 즐기듯, 사람살이에서도 숲살이에서도 어깨동무로 따스한 나날이에요. 훌륭하거나 빼어난 재주가 없어도 넉넉합니다. 수수한 손길에 수월히 오가는 마음으로 이웃사랑을 폅니다. 어느 사람길이건 꽃길일 만합니다. 어느 들길이건 푸른길일 만하고요. 곱게 흩날리는 꽃씨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글손질 다듬읽기 10 《나의 독일어 나이》 정혜원 자구책 2021.9.13. 《나의 독일어 나이》(정혜원, 자구책, 2021)를 읽었습니다. 이 나라를 떠나 독일에서 새롭게 ‘나찾기’를 하려는 마음을 수수하게 밝힌 듯싶으나, “구체적으로 지겨운 거절의 답장”이라든지 “마스크 착용은 정부에서 권장하고 있는 방침”처럼, 이웃을 이웃이 아닌 놈(적군)으로 여기는구나 싶은 말씨가 자꾸 드러납니다. ‘나찾기’를 하려면 먼저 ‘나사랑’으로 갈 노릇이요, 남(사회·정부)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는 굴레에 갇힐 적에는 ‘나보기’하고 멀어갈 뿐입니다. 누구나 글쓴이한테 ‘지겹지 않게 거절 답장’을 보내야 할까요? 또는 ‘거절하지 말아야’ 할까요? ‘플라스틱 쓰레기’를 허벌나게 낳은 ‘입가리개’인데, 입에다가 플라스틱 조각을 내내 달고 살아가도록 들씌운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정부)는 슬기롭거나 올발랐을까요? 다 다른 말을 듣고 맞아들이려고 독일로 건너갔으나, 막상 ‘다 다른 목소리’를 마음으로 내려는 이웃을 등진다면, 나이만 들 뿐입니다. ㅅㄴㄹ 사람들이 들고 있는 여권의 색깔만큼 다양한 외국어가 들린다 → 사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글손질 다듬읽기 9 《환상의 동네서점》 배지영 새움 2020.9.22. 《환상의 동네서점》(배지영, 새움, 2020)을 읽는 내내 왜 일본말씨·옮김말씨를 이렇게 굳이 써야 하나 아리송했습니다. 수수하고 쉽게 우리말씨로 글결을 가다듬는 길은 처음부터 생각조차 안 했을까요. 책이름으로 붙인 ‘환상·의’부터 그냥 일본말입니다. 무늬만 한글입니다. 꿈같거나 아름답거나 즐겁거나 놀랍거나 멋지다는 뜻은, ‘꿈·아름다움·즐거움·놀라움·멋’이라는 우리말로 밝혀야 나눌 수 있습니다. “꿈같은 마을책집”이요, “멋스런 마을책집”이며, “아름다운 마을책집”입니다. 마을입니다. 일본이 총칼로 이 땅을 짓뭉개며 퍼뜨린 ‘동(洞)’이 아닌 ‘마을·고을·골·실·말’이 우리말이요, 우리 삶과 꿈과 빛과 길을 밝히는 씨앗입니다. 말씨 하나가 대수롭습니다. 작은책집과 마을책집 한 곳이 골골샅샅 대수롭듯, 조그마한 책 한 자락이 우리 숨결을 살찌우면서 대수롭듯, ‘길든 대로 쓰는’ 말이 아닌, 생각을 지펴서 어린이 곁에서 노래할 적에 빛날 말씨앗입니다. ㅅㄴㄹ 감탄사는 갈고닦는 게 좋다 → 느낌씨는 갈고닦아야 좋다 → 메아리는 갈고닦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36 한자말을 쓰지 말자? 저는 한자말을 안 씁니다. 저는 언제나 우리말을 씁니다. 우리말로 녹아든 ‘한자로 지은 낱말’이나 ‘일본에서 들어온 낱말’이나 ‘영어에서 온 낱말’이라면, 모두 똑같이 우리말이기 때문에, 이러한 우리말은 언제 어디에서나 즐겁게 씁니다. 다만 ‘한자로 지은 티’가 풀풀 나는 한자말은 굳이 안 씁니다. 왜냐하면 저로서는 온사랑을 듬뿍 담아서 즐겁게 쓰면서 기쁘게 삶을 노래하도록 생각을 북돋우는 우리말을 알기 때문입니다. 한자말을 쓰든 안 쓰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영어를 쓰든 안 쓰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어떤 낱말을 골라서 쓰든, 우리는 서로 마음과 마음으로 만날 수 있으면 돼요. 우리는 서로 마음이랑 마음으로 아끼고 보듬으며 어깨동무할 수 있으면 돼요. 눈을 감고 바라보셔요. 무엇이 보일까요? 눈을 감은 눈으로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요? 두 눈을 감고 서로 바라본다면, 네 얼굴이나 키나 몸짓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맨몸받이 모든 일은 맨몸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맨손으로 어머니 품에서 태어났어요. 우리를 낳은 두 어버이도 맨몸에 오롯이 사랑을 담아 만났어요. 우리가 자라나는 길에는 사랑을 담은 살림을 누리면서 둘레를 하나하나 익혔지요. 서로 맨손이라면 조용해요. 총칼을 뚝딱거리거나 주먹을 휘두르려 할 적에는 그만 죽음길이 생겨요. 총칼을 때려지으려고 숱한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돈을 들이고 들숲바다를 끔찍하게 망가뜨리는데, 총칼이 있어야 나라를 지킨다는 거짓말이 끝없이 퍼지더군요. 우리나라도 이웃나라도 가난하지 않습니다. 모든 나라가 부질없이 싸움붙이에 매달리면서 사람들을 길들여 쑤시고 때리고 꽂고 찌르니 그만 바보가 될 뿐입니다. 서로 죽이고 죽는 싸움연모에 들어가는 돈이 얼마인 줄 아시나요? “내가 더 커야 하고, 내가 더 세야 하고, 내가 더 많이 쥐어야 하고, 나 혼자 으뜸이어야 한다”고 여기면서 힘을 앞세우는 멍청짓에 놀아납니다. 다 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