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열여섯 우리가 쓰기에 우리글입니다. 그저 그렇습니다. 무슨 대단한 뜻이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오순도순 마음을 나누면서 쓸 밝은글이라서 우리글입니다. 지난날 옆나라가 우리를 이웃으로 바라보지 않은 나머지 총칼을 앞세워 마구잡이로 짓밟으려 한 적이 있어요. 그때까지 우리는 아침글이라 할 우리 글빛을 스스로 밝게 느끼지 않았어요. 푸른글에 서린 풀빛을 안 보았어요. 그저 중국을 섬기면서 중국글을 우러러야 글답다고 추켜세웠습니다. 이러다가 모든 사람이 마음빛을 스스로 밝히는 실마리는 어렵거나 딱딱하게 힘·이름·돈을 내세우는 중국글이나 일본글이 아닌, 숲에서 깨어난 삶말인 줄 알아차린 어른이 있어 비로소 한글이란 이름이 태어납니다. 꽃봉오리 같은 배달글입니다. 풀빛꽃이라 할 한겨레글이에요. 글살림은 삽질로 때려지을 수 없습니다. 하루아침에 높다랗게 올릴 잿빛집 같은 글이라면 사납고 아찔합니다. 갓난이를 품에 안고 사랑노래를 들려주는 어버이 눈빛을 담은 글줄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우리말숲 다듬읽기 20 《키워드 기후위기 이야기》 이상수 철수와영희 2023.6.28. 《키워드 기후위기 이야기》(이상수, 철수와영희, 2023)를 읽었습니다. “climate crisis”는 ‘기후위기’가 아닌, 우리말 ‘벼락날씨·날벼락·이아치다’로 옮겨야 어울립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다가 벼락이 내리치기도 하는데, 벼락이나 비나 바람은 나쁠 일이 없어요. 겨울이 지나고 봄이며 여름이 오듯, 더위가 가시면 산들바람에 눈보라가 찾아들어요. 푸른별이 일그러지면서 날씨가 뒤틀린다면, 왜 그러한가를 읽어야겠지요. 흔히 ‘기후위기·온실가스·환경운동·녹색성장’을 나란히 놓는데, 푸른별은 모든 살림이 넉넉합니다. 먼저 살필 대목은 ‘넉넉살림’을 누가 함부로 팽개치느냐입니다. 수수한 사람들이 쓰는 빛(전기)이랑, 수수한 사람이 먹거나 쓰는 살림은 대단히 적어요. ‘과학기술을 앞세운 군대·의학에 정부’가 푸른별을 갉습니다. 총칼(전쟁무기)에 들이부은 눈먼돈을 제대로 다잡고, 서울바라기로 치닫는 ‘수렁(물질문명 + 입시지옥)’을 함께 풀면 벼락날씨는 없어요. ㅅㄴㄹ 비행기는 기온이 높아질수록 날아오르는 힘이 약해져요 → 날개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우리말숲 다듬읽기 19 《오십에 하는 나 공부》 남혜경 샨티 2023.6.22. 《오십에 하는 나 공부》(남혜경, 샨티, 2023)를 읽고서 생각합니다. 쉰 살은 나이가 많지도 적지도 않습니다. 쉰은 ‘쉴’ 줄 아는 나이요, ‘쉼(쉬다)’이란 몸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하늘빛을 읽는 철입니다. 책이름부터 어깨에서 힘을 빼고 “쉰에 나를 배우기”나 “쉰에 나를 보다”나 “나를 배우는 쉰 살”이나 “나를 읽는 쉰 살”처럼 수수하게 읽을 줄 안다면, ‘쉰’이 ‘숲’으로 ‘수수하게’ 나아가는 길목인 줄 알아차리겠지요. 여태껏 수수하게 쓰던 모든 말을 처음부터 새롭게 바라본다면 누구나 이 ‘쉬운 말’로 모든 삶·살림·사랑을 환하게 깨닫습니다. 늘 쓰는 수수하거나 쉬운 말을 스스로 안 바라본다면, 깨닫지도 깨우치지도 못 하는 채 쳇바퀴를 돌아요. 마음이란, 머리에서 띄운 생각을 몸을 일으켜서 일을 할 적에 삶을 겪으면서 여러 이야기를 말로 새기는 자리입니다. ‘마음·머리·몸’이 얽힌 수수께끼를 알려면 ‘말’부터 똑바로 보고 다루면 됩니다. ㅅㄴㄹ 내 옆에서 자는 거지? → 내 옆에서 자지? 8쪽 나란 존재는 대체 뭐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44 이웃말 어떤 낱말을 가려서 쓰느냐로 생각이 갈립니다. 이 말을 쓸 적에는 이 말에 흐르는 결이나 뜻이나 마음이 우리 몸으로 스밉니다. 저 말을 쓸 때에는 저 말에 감도는 느낌이나 빛이나 생각이 우리 몸으로 퍼집니다. 기쁜 사람을 곁에 두면서 ‘기쁘다’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저도 모르게 기쁜 숨결이 되곤 해요. 슬픈 사람이 옆에 있어 ‘슬프다’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시나브로 슬픔에 푹 젖어요. 아무 낱말이나 섣불리 쓸 노릇이 아닙니다. 아무 말이나 말썽·사달(사건·사고)을 함부로 들을 일이 아닙니다. 잘 헤아려야 합니다. 예부터 아기가 태어나면 아기 귀에 아뭇소리가 마구 들어가지 않도록 보금자리를 건사했어요. 아기는 모든 소리나 말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기에, 궂은 말이나 이야기나 사달이 ‘아기 태어난 집’에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다스렸지요. 오늘 우리 삶터는 어떤가요? 아이가 있는 집 언저리에 어떤 가게가 있을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43 살림돈 아이나 어른 모두 ‘용돈’이라는 말을 쉽고 흔하게 씁니다. 이 말을 깊이 헤아린다거나 고치자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지 싶습니다. 저마다 ‘용돈’을 타려 하고, 받으려 하며, 주곤 합니다. ‘용돈(用-)’이란 무엇일까요. 낱말책을 살피면 “개인이 자질구레하게 쓰는 돈. 또는 특별한 목적을 갖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으로 풀이합니다. 그러나 어쩐지 엉성합니다. 모자라요. 자질구레하게 쓰기만 하는 돈일까요? 딱히 뜻이 없이 마음껏 쓰는 돈일까요? ‘용돈’이라는 이름으로 주거나 받거나 건사하거나 다루는 돈은 아무래도 쓰임새가 한결 넓습니다. 그리고 ‘자질구레하게 쓰는’ 같은 대목은 안 어울려요. 저는 이를 여덟 살부터 느꼈습니다. 그해에 어린배움터 첫걸음이었고, 배움터를 오갈 적에 길삯을 내거나 글살림을 살 적에 쓰라며 처음으로 ‘용돈’을 받았어요. 그런데 ‘돈’은 알아들어도 ‘용’이 무엇인지 몰랐어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숲 다듬읽기 18 《제주어 기초어휘 활용 사전》 강양봉·김순자 한그루 2021.11.15. 《제주어 기초어휘 활용 사전》(강양봉·김순자, 한그루, 2021)을 읽었습니다. ‘밑말(기초어휘)을 살려쓰(활용)도록 이바지하는 꾸러미라고 하기에 장만했는데, 썩 살려쓸 만하지 않구나 싶어요. 제주말을 살려쓰려면 뜻풀이도 제주말로 할 노릇이에요. 엮은이는 ‘일본스런 한자말’로 가득한 다른 낱말책 뜻풀이를 그냥 옮긴 듯싶습니다. 이래서야 제주말을 제주스럽게 알 길이 없어요. 다른 낱말책에 기대지 말고서 오롯이 제주살림을 바탕으로 제주노래를 풀어내면 됩니다. 제주말로 뜻풀이를 하고서 서울말로 조그맣게 보태면 되어요. 이렇게 하면 ‘일본스런 한자말’을 확 줄일 만합니다 ‘틀에 갇힌 굴레말’이 아닌 ‘살아서 싱그러이 나누는 말’을 알리고 밝히려면, 허울부터 벗어야지요. 밑말이나 씨앗말을 살리려면 ‘더 많은 낱말’이 아니라, 마음을 밝히고 생각을 펴는 길에 이바지할 낱말을 500∼1500만 추려서 깊고 넓게 쓰임새를 알리는 얼개로 가야 어울립니다. ㅅㄴㄹ 기초어휘는 우리들의 언어생활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어휘를 말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글손질 다듬읽기 17 《태도가 작품이 될 때》 박보나 바다출판사 2019.3.11. 《태도가 작품이 될 때》(박보나, 바다출판사, 2019)를 읽었습니다. 차리는 대로 태어나는 길이란 무엇인가를 들려주는구나 싶은데, ‘차림’이란 ‘차리다’요, ‘참으로 가는 결’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참빛으로 이루는 매무새’인 ‘차림·차림새’가 아닌 ‘꾸밈’으로 기우는 ‘겉·멋·치레·허울’이기 일쑤입니다. 숱한 ‘문화·예술’은 이른바 ‘태도’라는 겉옷을 입어요. 옷차림이나 몸차림을 다스리는 일은 틀림없이 안 나쁩니다만, 나은 길이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겉모습이나 겉빛으로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시거나 숨을 쉬지 않아요. 속살로 밥을 받아들이고, 속알로 물을 맞아들이고, 속빛으로 숨결을 밝혀요. ‘차림’으로 나아갈 줄 안다면, 말차림이며 글차림을 살피리라 생각해요. ‘참다운 차림빛’을 바라보려 한다면, 우리 숲에서 태어난 살림말로 뜻을 펴고 길을 밝히며 사랑을 여는 어깨동무를 이야기로 여밀 줄 알리라 봅니다. 여러모로 아쉬운 책입니다. ㅅㄴㄹ 방생하여 그 개체수를 늘리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 풀어놓아 늘리는 일을 해왔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잘코사니 와당탕 넘어졌는데 잘코사니라며 웃는 사람은 살갑지도 아름답지도 않습니다.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손을 내밀며 일으키니 고맙습니다. 우리가 서로 빛이라면, 누가 아프거나 다칠 적에 걱정없이 털고 일어나도록 곁에서 북돋우는 사랑일 테지요. 사랑으로 짓는 꿈이라면, 삿대질도 꾸지람도 아닌 서로 잘되면서 따뜻하게 토닥이는 길로 가리라 생각합니다. 늘기쁨으로 마주하는 사이일 적에 아늑합니다. 뭇기쁨으로 만나는 오늘이니 오붓합니다. 너는 꽃이고 나는 꽃바람입니다. 나는 무지개이고 너는 무지개날입니다. 휘파람을 불며 어깨동무를 합니다. 넉넉히 웃으면서 윤슬을 환하게 지켜봅니다. 하하호호 웃음물결이 신바람을 타고서 온누리를 즐겁게 어루만져요. 재미나게 이야기하고 달콤하게 수다판을 이루면서 두런두런 잔치입니다. 호강을 바라기에 돕지 않습니다. 가벼운 종이를 맞드는 보람이란 다함께 좋은일을 맞이하면서 곰살갑게 살림을 지으려는 마음입니다. 아이도 어른도 배부르게 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잠자리 몸을 섞기에 사랑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둘이 같다면 굳이 다른 낱말을 쓰지 않아요. 살을 섞거나 안는 몸짓을 넘고, 달콤하게 느끼는 자리를 넘어, 오롯이 한동아리로 흐르는 길이기에 사랑이라 합니다. 사랑은 늘 사랑이기에 따로 사랑질이나 사랑짓이라 하지 않아요. 사랑놀이라고 말할 적에도 사랑하고는 멉니다. 생각해 봐요. ‘눈먼사랑’은 사랑일 수 없습니다. 사랑에는 미운사랑도 좋은사랑도 없습니다. 언제나 그대로인 숨결이기에 사랑입니다. 한이불이나 잠자리를 넘는 마음을 헤아립니다. 하룻밤으로 그치는 삶이 아닌, 새롭게 숲빛으로 어울리는 나날을 돌아봅니다. 뒹굴다 사라지는 불쏘시개가 아닌, 고이 품고서 언제까지나 빛나는 길을 살핍니다. 스님채에 깃들어 마음을 다스리는 사랑이 있고, 또래나 동무를 마음으로 아끼면서 피어나는 사랑이 있어요. 사랑은 순이돌이를 가리지 않습니다. 아이어른 사이에도 사랑이 있고, 풀꽃나무나 들숲바다하고 어우러지는 자리에도 사랑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고루터 이제는 배움터(학교)를 오래 다닌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더 배우기에 더 똑똑할 만하지만, 오히려 우리나라만큼은 더 배움터를 다닐수록 동무끼리 괴롭히기 일쑤요, 마침종이(졸업장)를 내세워 이웃을 억누르는 바보짓을 일삼기도 합니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일본이 총칼로 쳐들어와 짓밟을 무렵 힘바라기(권력 추종)를 하며 빌붙은 이들은 하나같이 ‘배움터를 오래 다닌 먹물’입니다. 글을 더 익힐수록 나눔터를 열거나 고루터를 이루려는 마음보다는, 어쩐지 이녁 한몸을 건사하려는 마음이 크구나 싶어요. 배움터란 배움살림이어야 할 텐데, 우리는 살림이 아닌 부스러기(지식)에 사로잡힙니다. 열린누리로 뻗는 배움길이 아닌, 셈겨룸(시험)을 거쳐 서로 때리고 물어뜯으면서 혼자 살아남으려는 다툼판이 불거져요. 마루를 잊으며 잃은 탓이기도 합니다. 바람이 드나들고 누구나 오가는 열린자리인 마루가 사라지고 ‘거실·리빙룸’ 같은 바깥말에 휩쓸리면서, 트인 마당도 잊고 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