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44 이웃말 어떤 낱말을 가려서 쓰느냐로 생각이 갈립니다. 이 말을 쓸 적에는 이 말에 흐르는 결이나 뜻이나 마음이 우리 몸으로 스밉니다. 저 말을 쓸 때에는 저 말에 감도는 느낌이나 빛이나 생각이 우리 몸으로 퍼집니다. 기쁜 사람을 곁에 두면서 ‘기쁘다’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저도 모르게 기쁜 숨결이 되곤 해요. 슬픈 사람이 옆에 있어 ‘슬프다’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시나브로 슬픔에 푹 젖어요. 아무 낱말이나 섣불리 쓸 노릇이 아닙니다. 아무 말이나 말썽·사달(사건·사고)을 함부로 들을 일이 아닙니다. 잘 헤아려야 합니다. 예부터 아기가 태어나면 아기 귀에 아뭇소리가 마구 들어가지 않도록 보금자리를 건사했어요. 아기는 모든 소리나 말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기에, 궂은 말이나 이야기나 사달이 ‘아기 태어난 집’에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다스렸지요. 오늘 우리 삶터는 어떤가요? 아이가 있는 집 언저리에 어떤 가게가 있을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43 살림돈 아이나 어른 모두 ‘용돈’이라는 말을 쉽고 흔하게 씁니다. 이 말을 깊이 헤아린다거나 고치자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지 싶습니다. 저마다 ‘용돈’을 타려 하고, 받으려 하며, 주곤 합니다. ‘용돈(用-)’이란 무엇일까요. 낱말책을 살피면 “개인이 자질구레하게 쓰는 돈. 또는 특별한 목적을 갖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으로 풀이합니다. 그러나 어쩐지 엉성합니다. 모자라요. 자질구레하게 쓰기만 하는 돈일까요? 딱히 뜻이 없이 마음껏 쓰는 돈일까요? ‘용돈’이라는 이름으로 주거나 받거나 건사하거나 다루는 돈은 아무래도 쓰임새가 한결 넓습니다. 그리고 ‘자질구레하게 쓰는’ 같은 대목은 안 어울려요. 저는 이를 여덟 살부터 느꼈습니다. 그해에 어린배움터 첫걸음이었고, 배움터를 오갈 적에 길삯을 내거나 글살림을 살 적에 쓰라며 처음으로 ‘용돈’을 받았어요. 그런데 ‘돈’은 알아들어도 ‘용’이 무엇인지 몰랐어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 약 藥 약을 바르다 → 꽃물을 바르다 약을 조제하다 → 살림물을 짓다 밭에 약을 쳤다 → 밭에 죽임물을 쳤다 여간한 약으로는 죽지 않는다 → 웬만한 죽임물로는 죽지 않는다 사슴을 보고 약을 재어 쐈다 → 사슴을 보고 불을 재어 쐈다 약을 잔뜩 묻힌 구두 → 빛물을 잔뜩 묻힌 구두 약에 손을 대다 → 꽃물에 손을 대다 약이 다 닳다 → 밥이 다 닳다 약이 다 돼서 멈추다 → 밥이 다 돼서 멈추다 다 약이 되는 말이니 → 다 이바지하는 말이나 쓴 경험이 나중에는 약이 된다네 → 쓴맛이 나중에는 돕는다네 뼈다귀는 고면 약이 되네 → 뼈다귀는 고면 좋다네 ‘약(藥)’은 “1. 병이나 상처 따위를 고치거나 예방하기 위하여 먹거나 바르거나 주사하는 물질 ≒ 약품 2. 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 생물 生物 바다의 생물 → 바다목숨 / 바다숨결 생물의 진화 → 거듭난 숨붙이 생물 간에 생존 경쟁이 격렬해져 → 서로 살아남으려 싸우며 생물들은 겨우살이 준비를 시작했다 → 뭇숨결은 겨우살이를 살폈다 생물 선생님 → 숨빛 길잡이 생물 낙지 → 산낙지 생물 갈치 → 산갈치 ‘생물(生物)’은 “1. 생명을 가지고 스스로 생활 현상을 유지하여 나가는 물체 ≒ 생물체·유생물 2. [생명] 생물의 구조와 기능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 3. ‘신선한 물건’을 나타내는 말”을 가리킨다지요. ‘살다·살아숨쉬다·삶’이나 ‘목숨·목숨붙이·산목숨·산몸’이나 ‘뭇목숨·뭇숨결·뭇넋·뭇빛’으로 손질합니다. ‘빛·빛결·빛살’이나 ‘숨·숨결·숨빛·숨꽃·숨통·숨붙이·숨소리’로 손질하고, ‘것·사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 사상 思想 사상의 자유 → 생각날개 / 마음날개 봉건적 사상 → 낡은 생각 / 옛넋 우리나라 사람의 생활과 사상과 감정을 담고 있다 → 우리나라 사람 삶과 넋과 마음을 담는다 ‘사상(思想)’은 “1. 어떠한 사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사고나 생각 2. [철학] 판단, 추리를 거쳐서 생긴 의식 내용 3. [철학] 논리적 정합성을 가진 통일된 판단 체계 4. [철학] 지역, 사회, 인생 따위에 관한 일정한 인식이나 견해”를 뜻한다지요. ‘생각·믿음·믿음길·길’이나 ‘넋·얼·뜻·마음·마음빛’으로 손봅니다. ‘살림넋·삶길·삶꽃·삶멋·삶넋·삶얼’이나 ‘앎꽃·앎빛·빛·빛결·숨·숨빛’이나 ‘외침·소리·목소리’으로 손보아도 돼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사상’을 열아홉 가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 폭력 暴力 폭력 행위 → 주먹다짐 / 들볶음 / 손찌검 / 물어뜯다 폭력을 가하다 → 때리다 / 치다 / 두들기다 / 패다 폭력을 쓰다 → 주먹을 쓰다 / 총칼을 쓰다 / 할퀴다 폭력을 휘두르다 → 주먹을 휘두르다 / 족치다 / 때리다 폭력 사태가 벌어지다 → 짓찧었다 / 짓밟았다 / 후렸다 ‘폭력(暴力)’은 “남을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에 쓰는, 주먹이나 발 또는 몽둥이 따위의 수단이나 힘. 넓은 뜻으로는 무기로 억누르는 힘을 이르기도 한다”를 뜻한다는군요. ‘괴롭히다·들볶다·등쌀·못살게 굴다·힘으로·힘질’이나 ‘발톱·범·뜯다·물어뜯다·쥐어뜯다·헐뜯다·볶다·송곳니·엄니’나 ‘사납다·삼하다·끔찍짓·끔찍질·몹쓸·몹쓸짓·지저분하다’로 손볼 만합니다. ‘날·날붙이·총칼·칼·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 희망 希望 희망 사항 → 꿈 / 바람 / 비손 / 비나리 / 큰꿈 / 그림 희망에 부풀다 → 꿈에 부풀다 / 봄꽃에 부풀다 / 푸르게 부풀다 자식에게 희망을 걸다 → 아이에게 앞길을 걸다 희망이 있다 → 앞날이 있다 / 앞빛이 있다 / 큰뜻이 있다 / 날개가 있다 더 이상 살 희망이 남아 있지 않았다 → 더는 살 뜻이 남지 않았다 ‘희망(希望)’은 “1. 어떤 일을 이루거나 하기를 바람 ≒ 기망·기원·희기·희원·희행 2. 앞으로 잘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리킨다는군요. “가지고 싶다”나 ‘바라보다·바람·바라다·비나리·비손·빌다·엎드리다·품다’로 고쳐씁니다. ‘기쁘다·반갑다·즐겁다·좋다·푸르다·푸른길·풀빛길·푸른꿈·풀빛꿈’이나 ‘새롭다·새롬빛·새날·새별·새빛’이나 ‘꽃그림·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게 삶으로 82 글쓰기 길잡이 《우리말꽃》 최종규 곳간 2024.1.31. 《우리말꽃》을 펼친다. 겉 종이에 '꽃' 글씨 하나가 꽉 찼다. 눈에 확 띄게 썼을까. 궁금해서 얼른 여는꽃을 읽는다. 글쓴이는 책이름처럼 ‘여는말’이 아닌 ‘여는꽃’이라는 이름을 새로 지었다. 이 ‘여는꽃’을 읽으니, 글쓴이가 걸어온 길이 죽 흐른다. 어릴 적에 인천 바닷가에서 놀며 들은 말에, 이오덕 어른이 남긴 글을 추스르면서 이웃에서 만난 연변사람 말씨를 들은 하루에, 이제 전남 고흥 시골로 옮겨서 새·풀꽃나무·비바람·흙·별을 동무하는 삶을 말빛 하나로 옮긴다고 한다. 여는꽃 다음으로 닫는꽃도 읽어 본다. ‘여는꽃’이 여는말이듯, ‘닫는꽃’은 닫는말이다. 무슨 책을 맨앞과 맨뒤부터 읽느냐고 할 수 있지만, 열고 닫는 말이 글쓴이 마음을 스스로 간추려서 들려준다고 여겨서 둘을 먼저 읽어 버릇한다. 《우리말꽃》을 쓴 사람은 ‘국어학’이라는 일본말을 쓰기보다는, 우리가 우리 마음을 우리 말글로 담을 적에 스스로 꽃처럼 피어나리라 여겨 ‘우리말꽃’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나 같아도 ‘국어학’이라고 하면 너무 어렵겠다. 우리말꽃, 여는꽃, 닫는꽃,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글님 ] 우리말 13 늦겨울 비 봄을 몰고 오는 비입니다. 어제 봄맞이(입춘)였습니다. 아침에 내리는 이 비는 봄을 그리는 비이면서 겨울을 보내는 비입니다. 늦겨울비이고, 이른봄비입니다. 구름이 아침해를 가려 어둡고 찌뿌둥합니다. 내내 이불을 뒤집어쓴 채 쉬고 싶은 날입니다. 늦잠꾸러기이고 싶습니다. 찬비는 흙을 흔들어 풀을 깨우고 나무를 깨우고 꽃망울을 깨웁니다. 장대비처럼 세차지 않아요. 가랑비처럼 부슬부슬 내립니다. 하늘을 말끔히 씻고 뿌연 먼지를 닦아요. 맵찬 바람이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면 한 꺼풀 누그러져요. 비 오니 날궂이 해요. 배추지짐 먹고, 수꾸떡 먹어요. 겨우내 자란 새싹을 모판에 옮겨심어요. 처마에서 작대기도 다듬고, 집안에서 쉽니다. 비는 겨울머리에서는 추위를 부추기지만, 여름머리에서는 무더위를 식혀요. 철이 바꾸는 비입니다. 섣달그믐을 지나가는 늦겨울비를 보며 묵은 마음도 씻어냅니다. 2024. 2. 7. 숲하루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게 삶으로 81 떠난 사람을 헤아리기 《애도일기》 롤랑 바르트 김진영 옮김 걷는나무 2012.12.10. 나는 어릴 적에는 걸핏하면 울었다. 그렇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에도, 사흘 뒤에 무덤에 들어갈 때도, 나는 엄마처럼 오빠처럼 소리내어 울지도 않았다. 마음은 슬프나 눈물이 맺히기만 했다. 아파서 누운 아버지를 보니 차라리 잘 가신다고 생각했다. 세 해 동안 아버지 생각이 날마다 났다. 《애도일기》를 여섯 달 앞서 장만해서 다시 펼친다. 글쓴이는 어머니 죽음을 슬퍼한다. 글쓴이는 슬퍼하는 날이 열여덟 달을 넘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한 사람을 떠나보내고 잊는데는 빨라도 한 해가 넘고, 어떤 사이냐에 따라 슬픈 너비가 다르다. 가장 큰 슬픔이 아마도 어버이를 잃거나 짝을 잃은 슬픔이 아닐까. 흔들리는 빈자리는 어버이보다 아이를 낳고 보금자리를 이룬 사람이 아닐까. 나쁜 사이로 지냈다면 시원할 테지만 살갑게 지낸 사이라면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리라. 짝꿍은 짝인 나보다 어버이가 먼저이다. 어제저녁에는 살짝 서운했다. 가게를 언제 넘길지도 몰라 힘이 빠지다가도 시골 친척 땅에서 ‘자연인’처럼 사는 꿈에 부풀었다. 창이 큰 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