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66. 나래꽃
‘우표(郵票)’는 일본이 만들어서 우리나라에 퍼뜨렸다. 우리나라로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만들거나 짜거나 짓기 어렵던, 아니 모조리 이웃나라한테서 받아들여서 써야 하던 지난날이었으니 어쩔 길이 없었으리라. 일본사람이 지어서 퍼뜨렸기에 안 써야 할 말은 아니지만, 우리가 일본을 안 거치고서 ‘postage stamp’나 ‘stamp’를 곧바로 받아들여서 나누려 했다면 어떤 이름을 지었을까? 아무래도 1884년에는 한자를 썼을 만하지만, 글월을 글자루에 담아 띄울 적에 “훨훨 날아간다”는 뜻으로 ‘나래·날개’ 같은 낱말을 살려썼을 수 있다. 글월을 ‘보내다’라고만 하지 않고 ‘띄우다’라고도 하기에, ‘띄우다 = 날려서 가다’라는 얼거리를 돌아볼 만하다. 글월을 띄우는 값을 미리 치러서 붙이는 종이는 작다. 테두리가 오돌토돌하다. “작은 종이꽃”으로 여길 만하다. “날아가는 작은 종이꽃”이기에 ‘날개꽃·나래꽃’처럼 새롭게 가리킬 수 있다. 어느덧 ‘우표’를 쓴 지 한참 지났어도, 우리 나름대로 새길을 찾는 새말로 새꽃을 피울 만하다.
날개꽃 (날개 + 꽃) : 글월을 부칠 적에 붙이는 작은 종이로, 미리 값을 치른다. “글월을 띄우려고 날아가는 작은 종이꽃”이다. (= 나래꽃. ← 우표郵票)
날개삯 (날개 + 삯) : 1. 하늘을 날아서 다른 곳으로 갈 적에 내는 돈. 날개(비행기)를 타고서 움직이며 내는 돈·길삯. (= 나래삯. ← 비행기표 가격, 항공운임비) 2. 글월을 부칠 적에 글자루 겉에 붙이는 작은 종이에 치르는 돈. (= 나래삯. ← 우편요금, 우편료, 우편비, 우편비용)
67. 나무묻이
씨앗을 흙에 묻는다. 흙에 묻힌 씨앗은 흙결을 가만히 품으면서 사르르 녹아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운다. 주검을 흙에 묻는다. 숨결이 빠져나온 몸이 흙으로 돌아가도록 포근히 묻는다. 때로는 주검을 불로 사른다. 때로는 주검을 물에 놓는다. 씨앗은 ‘씨묻이·씨앗묻이’요, 주검은 ‘흙묻이·불묻이·물묻이’를 한다. 때로는 나무 곁에 주검을 묻는다. ‘나무묻이’를 하면서 고요히 시나브로 흙으로 돌아가서 숲빛으로 녹아들기를 바란다.
나무묻이 (나무 + 묻다 + -이) : 나무 곁이나 둘레에 묻다. 나무 곁이나 둘레에 묻으면서 기리거나 되새기거나 돌아보거나 생각하다. 죽은 몸을 나무 곁이나 둘레에 묻으면서 숲빛으로 기리거나 되새기거나 돌아보거나 생각하다. (← 수목장樹木葬)
68. 소꿉날개
조그맣게 마련해서 하늘로 띄우는 소꿉이 있다. 커다랗게 지으면 사람도 타고 짐도 싣고, 손에 쥘 만큼 여미거나 짜면, 바람이 가볍게 띄우면서 즐겁게 놀 수 있다. 놀이를 하면서 쥐는 날개라면 ‘놀이날개’이다. 어른이 되어도 ‘작은날개’를 곁에 두면서 말미를 누릴 만하니, ‘소꿉날개’를 쥐고서 바람을 가르고 들을 달리면서 활짝 웃는다.
소꿉날개 (소꿉 + 날개) : 소꿉으로 삼거나 지은 날개·비행기. 가볍게 띄워 보거나 놀려는 마음으로 작게 짓거나 엮은 날개·비행기. (= 소꿉나래·놀이날개·놀이나래·작은날개·작은나래. ← 모형비행기)
소꿉 : 1. 어른이 살림을 하는 모습을 어린이가 지켜보면서 그대로 따라하거나 비슷하게 해보는 놀이. 2. 어른이 살림을 하는 모습을 어린이가 지켜보면서 그대로 따라하거나 비슷하게 해보며 놀 적에 쓰는 여러 가지. 3. 어른이 하는 살림이 제대로 서지 않고 서툴거나 엉성한 모습.
69. 늦별
해가 넘어가자마자 돋는 별이 있고, 한밤에 이르러 돋는 별이 있다. ‘이른별’도 ‘늦별’도 똑같이 별이다. 처음부터 잘 해내거나 이내 익숙하게 선보이는 사람이 있되, 오래오래 했어도 서툴거나 엉성한 사람이 있다. 이르니 이르다 여기고, 늦으니 늦다고 여긴다. 이르게 펴도 꽃이고, 늦게 돋아도 별이다.
늦별 (늦 + 별) : 1. 늦게 뜨거나 돋거나 나타나는 별. 2. 늦게 뜨거나 돋거나 나타나는 별처럼, 말·일·몸짓이 늦거나 서툴다고 여길 만하지만, 느슨하면서 느긋하게 말·일·몸짓을 다스리거나 다독이거나 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 (= 늦꽃·늦게 핀 꽃. ← 만화晩花, 대기만성), 만성晩成, 미숙, 발달장애, 발달지연)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