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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13 이상하고 소란스러운 우표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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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글손질 

다듬읽기 13

《이상하고 소란스러운 우표의 세계》

서은경

현암사

2023.4.5.

《우표의 세계》(서은경, 현암사, 2023)를 읽다가 ‘나래터(우체국)’에서 쓰는 숱한 말이 일본말씨인 줄 새삼스레 느낍니다. ‘초일봉투’나 ‘전지’ 같은 일본말씨를 여태 안 고치는군요. 저는 어린이로 살던 1982년부터 나래꽃(우표)을 모았습니다만, 나래꽃책(우표첩)을 빌려주고서 못 돌려받은 뒤로는 더는 모을 마음이 사라졌으나, 다달이 읍내 나래터에 가서 《우표》란 달책은 꼬박꼬박 읽습니다. 글쓴이는 ‘나이든 아재’를 꽤 거북하게 여기는 듯싶은데, 글쓴이도 머잖아 ‘꼰대 아재’ 나이에 이릅니다. 그분들이 비록 ‘꼰대 아재’여도 ‘나래꽃’ 하나에 깃든 작은 살림을 이야기하며 눈망울을 반짝이는 어린날을 보낸 기나긴 길을 걸어온 줄 좀 헤아려 보았다면, 이 책은 새록새록 돋보였으리라 느낍니다. 글쓴이가 모으는 나래꽃만 빛나야 하지 않아요. 요새 나래터 앞에 서는 줄은 예전에 대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쪽종이가 왜 ‘나래(날개)’인지 살피기를 바라요.

ㅅㄴㄹ

편지 한 통을 보낼 때 우편 요금을 얼마나 내야 하는지

→ 글월 한 자락 보낼 때 글월삯을 얼마나 내야 하는지

→ 글월 하나 보낼 때 글나래삯을 얼마나 내야 하는지

5쪽

잘 모른다는 사실을 여실히 느낄 때

→ 잘 모르는 줄 또렷이 느낄 때

→ 잘 모르는 줄 환하게 느낄 때

6쪽

필연적으로 열쇠고리, 즉 키링도 필요 없는 존재가 되었다

→ 어느새 열쇠고리는 쓸모가 없다

→ 이제 열쇠고리는 안 쓴다

9쪽

나도 유행에 탑승해 내 마음에 드는 키링을 직접 만들어 봤다

→ 나도 바람을 타 내 마음에 드는 고리를 손수 엮어 봤다

→ 나도 슬그머니 내 마음에 드는 열쇠고리를 손수 짜 봤다

9쪽

봉투를 꾸밀 때 사용제 우표를 사용하는데 꾸미는 능력이 부족해서

→ 자루를 꾸밀 때 ‘다쓴나래꽃’을 붙이는데 솜씨가 모자라서

→ 글자루에 ‘다쓴나래꽃’을 붙이는데 꾸미는 솜씨가 얕아서

9쪽

후속 시리즈가 나오는지, 새로운 시리즈가 시작되는지

→ 다음 꾸러미가 나오는지, 새 꾸러미가 나오는지

→ 뒷이야기가 나오는지, 새로 이야기가 있는지

21쪽

전지로 최소 다섯 장은 필요했다

→ 큰판 다섯 자락을 사야 했다

→ 적어도 한판 다섯을 사려 했다

→ 온판으로 다섯을 갖추려 했다

25쪽

다른 사람들이 하나둘씩 오기 시작했다

→ 다른 사람들이 하나둘 온다

25쪽

여행 중에 귀한 시간을 내서 우체국에 가다니

→ 마실하며 꽃짬을 내서 나래터에 가다니

→ 나들이하는 바쁜 틈에 날개터에 가다니

43쪽

생각보다 효율적인 동선이 나온다

→ 생각보다 좋은 길이 나온다

→ 생각보다 즐겁게 다닐 수 있다

43쪽

꼭 초일에 우체국에 가서 만들고 싶어지는

→ 꼭 첫날에 나래터에 가서 여미고 싶은

53쪽

공식적인 루트를 참 좋아하는 듯하다

→ 너른길을 참 좋아하는 듯하다

→ 두루길을 참 좋아하는 듯하다

174쪽

누가 봐도 당황스럽게 생겼었다

→ 누가 봐도 놀랍게 생겼다

→ 누가 봐도 떨떠름하게 생겼다

186쪽

해외여행을 가면 나에게 엽서를 쓴다

→ 이웃마실을 가면 나한테 쪽글을 쓴다

→ 먼길을 가면 나한테 나래잎을 쓴다

2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