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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말 73 돌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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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빛

곁말 73 돌이나라

사내란 몸을 입고 태어나기에 잘나지 않고, 가시내란 몸으로 태어나서 잘나지 않습니다. 가시내는 가시내라는 숨결이고, 사내는 사내라는 숨빛입니다. 겉몸은 순이랑 돌이로 다를 뿐, 돌이하고 순이는 두 마음을 고루 품으면서 한 가지 몸으로 삶을 누리고 살림을 지으며 사랑을 나눕니다. 힘이 좋은 쪽이 있고, 어질면서 슬기로운 쪽이 있습니다. 참하면서 착한 쪽이 있고, 고우면서 상냥한 쪽이 있습니다. 둘은 저마다 다른 넋이면서, 사람이라는 길로는 나란한 빛입니다. 오늘날 배움터에서 가르치는 발자취(역사)를 놓고 본다면 적잖은 나날을 ‘꼰대짓(가부장제)’으로 보냈습니다. 우두머리(지도자·왕·대표)가 서는 나라에서는 언제나 고리타분한 틀에 갇혔어요. 이 우두머리는 으레 사내였고, 사내들은 끼리끼리 감투를 쓰며 곰팡내를 풍기는 수렁에 잠기면서 싸움질을 끝없이 벌였습니다. 순이돌이가 사랑으로 보금자리를 지을 적에 싸움이 있을까요? 없지요. 사랑으로 지은 보금자리가 모인 마을에도 싸움이 없어요. 보금자리를 잊으며 ‘나라(정부)’를 세우겠다고 하며 그만 사랑도 마음도 잃는 길이에요. 앞으로는 돌이나라도 순이나라도 아닌, 아름나라로 가야지 싶습니다. 아니, 나라 아닌 아름누리·사랑누리·살림누리로 가야지요.

돌이나라 (돌이 + 나라 : 사내인 아버지를 바탕으로 틀을 세워서 집·마을·나라를 이끌어 가는 터전. 사내한테 모든 힘·이름·돈을 이어주거나 물려주거나 남기려는 틀.

(= 돌이누리·돌이마을·돌이판·돌이터·돌이살림·아버지나라·아버지누리·아버지마을·아버지판·아버지터·아버지살림·아범나라·아범누리·아범마을·아범판·아범터·아범살림·아빠나라·아빠누리·아빠마을·아빠판·아빠터·아빠살림. ← 부계사회, 부계씨족, 부계씨족사회)

순이나라 (순이 + 나라 : 가시내인 어머니를 바탕으로 틀을 세워서 집·마을·나라를 이끌어 가는 터전. 가시내한테 모든 힘·이름·돈을 이어주거나 물려주거나 남기려는 틀.

(= 순이누리·순이마을·순이판·순이터·순이살림·어머니나라·어머니누리·어머니마을·어머니판·어머니터·어머니살림·어멈나라·어멈누리·어멈마을·어멈판·어멈터·어멈살림·엄마나라·엄마누리·엄마마을·엄마판·엄마터·엄마살림. ← 모계사회, 모계씨족사회, 모계중심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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