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ㄱ. 겹말 손질 : 청천 하늘
청천 하늘 드높고
→ 파란하늘 드높고
→ 하늘은 드높고
청천(靑天) : 푸른 하늘 ≒ 청공·청궁·청명
파랗게 물들거나 일렁이는 하늘을 ‘청천’이라는 한자말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청(靑)’은 ‘파랑’을 가리킵니다. 낱말책은 “푸른 하늘”로 풀이하는데, 옳지 않아요. 하늘빛을 ‘파란하늘’로 나타내고, 들빛을 ‘푸른들’로 나타내면서 낱말책에 실을 일입니다. 그래야 잘못 쓰는 일도 없고 겹말도 없겠지요. ㅅㄴㄹ
청천 하늘 드높고 넓은데
→ 파란하늘 드높고 넓은데
→ 하늘은 드높고 넓은데
《맑은 하늘을 보면》(정세훈, 창작과비평사, 1990) 14쪽
ㄴ. 겹말 손질 : 키운 양육자
키운 양육자 나름이니까
→ 키운 사람 나름이니까
→ 키우기 나름이니까
키우다 : 1. 동식물을 돌보아 기르다. ‘크다’의 사동사 2. 사람을 돌보아 몸과 마음을 자라게 하다. ‘크다’의 사동사 3. 수준이나 능력 따위를 높이다. ‘크다’의 사동사 4. 규모, 범위 따위를 늘리다 5. 상태나 상황 따위를 나빠지거나 심해지게 하다 6. 소리를 강하게 하다
양육(養育) : 아이를 보살펴서 자라게 함 ≒ 국양(鞠養)·국육(鞠育)·육국(育鞠)·육양(育養)·자양(字養)·정독(亭毒)·정육(亭育)
한자말 ‘양육’은 ‘키우다’나 ‘기르다’를 나타냅니다. “키운 양육자”는 겹말이에요. “키운 사람”으로 고쳐씁니다. 보기글에서는 “키우기 나름이니까”처럼 적어 볼 만합니다. ㅅㄴㄹ
그건 키운 양육자 나름이니까
→ 키운 사람 나름이니까
→ 키우기 나름이니까
《부엌의 드래곤 2》(시마다 리리·미요시 후루마치/윤선미 옮김, 소미미디어, 2023) 58쪽
ㄷ. 겹말 손질 : 백지 상태에서부터 새롭게
백지 상태에서부터 새롭게
→ 새롭게
→ 새로
→ 처음부터
백지(白紙) : 1. 닥나무 껍질로 만든 흰빛의 우리나라 종이. ‘흰 종이’로 순화 2. 아무것도 적지 않은 비어 있는 종이. ‘빈 종이’로 순화 3. = 백지상태 4. 어떤 대상이나 일에 대하여 이미 있었던 사실을 없는 것으로 하거나 무효화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흰종이’를 한자말로 하면 ‘백지’입니다. 때로는 ‘빈종이’를 가리키는 ‘백지’입니다. 아직 아무것도 없다고 여기며, 아무것도 없기에 ‘새롭다’고도 여깁니다. 보기글은 “백지 상태에서부터 새롭게”라 나옵니다. ‘새롭게’ 한 마디만 적으면 됩니다. 또는 ‘처음부터’라 적을 수 있어요. ㅅㄴㄹ
커리큘럼을 백지 상태에서부터 새롭게 짜야 한다는 점이었고
→ 배움틀을 새롭게 짜야 하고
→ 배움그림을 처음부터 짜야 하고
→ 배움길을 새로 짜야 하고
《중급 한국어》(문지혁, 민음사, 2023) 50쪽
ㄹ. 겹말 손질 : 끌 수 있는 흡인력
끌 수 있는 흡인력이 느껴집니다
→ 끌 수 있다고 느낍니다
→ 끌어들이는구나 싶습니다
흡인(吸引) : 빨아들이거나 끌어당김
눈을 끕니다. 눈길을 끌어당깁니다. 눈을 모읍니다. 눈길이 모입니다. 여러 사람이 바라보거나 쳐다보거나 들여다봅니다. 이웃마을 사람이 찾아와서 볼 만한 일이 있고, 옆마을 사람도 궁금하다면서 다가와서 눈을 동그랗게 뜹니다. “끄는 힘”이란 무엇일까요? ‘끌힘’은 어떻게 솟아날까요? 겹말인 “끌 수 있는 흡인력”이 아닌, “끄는 힘”과 ‘끌힘’을 느끼기를 바라요. ㅅㄴㄹ
타지 사람의 관심도 끌 수 있는 흡인력이 느껴집니다
→ 이웃마을 사람 눈도 끌 수 있다고 느낍니다
→ 옆마을 사람 눈길도 끌어들이는구나 싶습니다
《도쿄의 편집》(스가쓰케 마사노부/현선 옮김, 항해, 2022) 5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