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ㄱ. 겹말 손질 : 지금 당장 직행
지금 당장 직행이다
→ 바로 간다
→ 곧장 간다
당장(當場) : 1. 일이 일어난 바로 그 자리 2. 일이 일어난 바로 직후의 빠른 시간 3. 눈앞에 닥친 현재의 이 시간
직행(直行) 1. 빠르게 감 2. 도중에 다른 곳에 머무르거나 들르지 아니하고 바로 감 3. 도중에 정류장에 서지 아니하고 목적지까지 가는 버스 = 직행버스 4. 도중에 정류장에 서지 아니하고 목적지까지 바로 가는 열차 = 직행열차 5. 마음대로 꾸밈없이 해냄 ≒ 직정경행 6. 올바르고 정당한 행동
어느 곳으로 바로 나아간다고 하기에 한자말로 ‘직행’입니다. ‘당장’이라는 한자말은 ‘바로’ 하는 몸짓을 나타내요. “당장 직행”은 겹말이에요. 그런데 두 한자말 앞에 ‘지금’을 넣으면 “바로 바로 바로가다”인 꼴이라 겹겹말입니다. 수수하게 “바로간다”나 “곧장간다”로 고쳐씁니다. ㅅㄴㄹ
물론! 지금 당장 직행이다
→ 그럼! 바로간다
→ 응! 곧장간다
《20세기 기사단 1》(김형배, 마나문고, 2020) 19쪽
ㄴ. 겹말 손질 : 상황 상황마다 늘
상황 상황마다 늘
→ 그때마다
→ 그때그때
→ 늘
상황(狀況) : 일이 되어 가는 과정이나 형편
그때그때 : 1. 일이 벌어지거나 기회가 주어지는 때 2. 일이 벌어지거나 기회가 주어지는 때마다
-마다 : ‘낱낱이 모두’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늘 : 계속하여 언제나
언제나 : 1. 모든 시간 범위에 걸쳐서. 또는 때에 따라 달라짐이 없이 항상
‘상황마다’라 할 적에는, 어느 일이 벌어지는 때나 곳을 나타냅니다. 우리말로 하자면 ‘그때마다’예요. 보기글은 “상황 상황마다”라 하는데, ‘-마다’를 뒤에 붙이려면 앞말은 하나일 노릇입니다. ‘-마다’를 안 붙인다면 ‘그때그때’처럼 적어요. 보기글을 더 보면 끝에 ‘늘’을 붙여 “상황 상황마다 늘”이라서 겹겹말입니다. 단출히 ‘그때마다’나 ‘그때그때’나 ‘늘’ 가운데 하나를 골라서 고쳐씁니다. ㅅㄴㄹ
상황 상황마다 늘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서
→ 그때마다 곁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서
→ 그때그때 둘레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서
→ 도와주는 사람이 늘 가까이 있어서
《무지개 그림책방》(이시이 아야·고바야시 유키/강수연 옮김, 이매진, 2020) 230쪽
ㄷ. 겹말 손질 : 되는대로 덤비는 무데뽀
되는대로 덤비고 보는 무데뽀였어
→ 되는대로 했어
→ 덤비고 보았어
되는대로 : 1. 아무렇게나 함부로 2. 사정이나 형편에 따라 3. 가능한 한 최대로
덤비다 : 1. 마구 대들거나 달려들다 2. 무엇을 이루어 보려고 적극적으로 뛰어들다 3. 침착하지 못하고 서두르다
무데뽀(←muteppo[無鐵砲/無手法]) : 일의 앞뒤를 잘 헤아려 깊이 생각하는 신중함이 없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
むてっぽう : 분별없는 사람
아무렇게나 하거나 마구 하려고 드는 몸짓을 ‘되는대로’나 ‘덤비다’로 나타냅니다. ‘무데뽀’는 일본말이고, ‘되는대로’ 하거나 ‘덤비는’ 몸짓을 나타내요. “되는대로 덤비는 무데뽀”는 겹겹말입니다. 일본말은 털어내고서 우리말 ‘되는대로’나 ‘덤비다’ 가운데 하나만 쓰면 됩니다. ㅅㄴㄹ
되는대로 덤비고 보는 무데뽀였어
→ 되는대로 했어
→ 덤비고 보았어
→ 되는대로 하던 사람이었어
→ 덤비고 보는 사람이었어
《무지개 그림책방》(이시이 아야·고바야시 유키/강수연 옮김, 이매진, 2020) 200쪽
ㄹ. 겹말 손질 : 생면부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생면부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 아는 사람 하나 없는
→ 낯선
생면부지(生面不知) : 서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서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
아는 사람이 없기에 “아는 사람 하나 없는”이라 말합니다. 이 말씨를 한자로 옮기면 ‘생면부지’예요. 보기글에서 ‘생면부지’는 군더더기입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은 단출히 ‘낯선’으로 써 보아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생면부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 거대한 도시에
→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 커다란 고장에
→ 이 낯선 큰고장에
《레스큐》(김강윤, 리더북스, 2021) 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