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53. 옷나래
예부터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다. 옷을 갖춘 모습으로 달라 보일 수 있다고 여긴다. 어떤 차림새여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속빛을 읽을 수 있고, 새롭게 차리면서 힘을 낼 수 있다. 옷이 날개나 나래가 된다면, 옷이 꽃이 될 만하리라. 옷으로 드러내는 멋이나 맵시가 있고, 마음멋이나 마음꽃이나 마음날개를 펼 수 있다.
옷나래 (옷 + 나래) : 옷이 나래·날개. 나래·날개 같거나, 나래·날개를 단 듯한 옷이나 옷차림. 겉으로 보거나 느끼는 옷이나 모습. 옷으로 꾸미거나 차리거나 보여주는 모습. 틀에 가두거나 갇히지 않고서, 마음껏 입거나 즐기거나 누리는 옷. (= 옷날개·옷멋·옷맵시·옷꽃·옷이 나래·옷이 날개. ← 패션, 패션감각, 패션복장, 패션디자인, 핏fit, 복식服飾, 복색服色, 복장服裝, 의관衣冠, 인상착의, 코디coordination, 외外, 외적外的, 외부, 외면外面, 외관, 외모, 외양外樣, 외장, 외형, 외견, 코스프레コス-プレ, 코스튬 플레이, 교복자율화, 교복자유화, 자유복자유복장)
54. 새바라기
해를 바라보니 ‘해바라기’이다. 가뭄이 길어 비를 바라니 ‘비바라기’이다. 겨울에 눈놀이를 하고 싶어 ‘눈바라기’를 한다. 사랑을 그리며 ‘사랑바라기’를 한다. 새를 아끼며 곁에 두고 싶은 즐거운 마음이라면 ‘새바라기’를 한다.
새바라기 (새 + 바라기) : 새를 바라보는 일. 새가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거나 지내거나 있는가를 가만히 보고 알려고 하는 일. (= 새보기·새찾기·새구경·새를 보다·새를 찾다·새를 살피다. ← 탐조探鳥, 버드워칭)
55. 곰네
물에 잠겨 물살림을 캐는 일꾼을 가리키는 ‘잠네’라는 이름이 있다. 한겨레 옛이야기에는 숲에서 쑥이랑 마늘을 온날(100일)에 걸쳐 고요히 누리면서 곱게 깨어난 어진 짐승인 ‘곰’이 나온다. 숲살림을 사람한테 알려주는 곰은 한겨레한테는 더없이 고마운 빛이라 할 만하다. 이러한 빛님을 ‘곰 + 네’로 가리킬 만하다. ‘곰님’이나 ‘곰씨’라 해도 어울린다. 곰이며 ‘곰네·곰님·곰씨’는 참하거나 곱거나 어질거나 따뜻하거나 너그러운 사람을 빗대는 이름으로 여겨야 알맞다.
곰네 (곰 + 네) (= 곰·곰님·곰씨) : 1. 숲에서 살면서 숲살림을 가장 잘 알 뿐 아니라, 숲에서 가장 날랜 짐승으로, 숲이라는 터전에서 풀꽃나무에 들빛·물빛·흙빛을 모두 어질게 읽고, 철빛까지 꿰는 짐승. 숲에 깊이 깃들고, 숲을 곰곰이 읽으며, 숲을 곱게 돌보고 사랑하는(괴는) 마음이 가득한 짐승. 한겨레 옛이야기에 ‘곰네(웅녀)’가 나온다. ‘곰씨’라고도 여길 만한데, ‘곰네·곰씨’는 온날(100일)을 오롯이 살아내면서 새빛으로 피어나는 새몸을 밝히는 징검다리이기도 하다. 곰곰이 곱게 괴는 곰이라고 하겠다. 우리말 ‘고맙다’는 ‘곰·검’이 밑뿌리이다. 고즈넉한 숲에서 고요히 겨울잠을 이루면서 철빛을 어질게 읽는 고운 숨결인 ‘곰’이란, 사람이 사람다운 빛을 어떻게 밝혀야 하는가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길잡이요 스승이라고 삼을 수 있다. (← 웅녀熊女) 2. 곱고 어질고 밝고 참한 사람. 숲빛으로 온누리를 밝히면서 사랑을 짓고 나누고 펼 줄 아는 철든 사람. (← 미인, 가인佳人, 재자가인, 절세絶世, 신데렐라, 쾌남, 쾌녀, 훈남, 훈녀, 선인善人, 양인良人, 호인好人, 선녀仙女, 선녀善女, 선남善男, 선남선녀, 귀인, 정직正直, 정숙, 정심定心, 전인全人, 온전, 진미眞美, 온화, 복스럽다, 대범, 신사紳士, 현명, 인자仁慈, 인간미, 인도적人道的, 휴머니즘, 건실, 견실, 경건, 신실, 신망, 인망人望, 선하다善-, 선량, 인정人情, 인품, 비폭력, 평화)
56. 큰보름 한보름
‘열닷새’인 ‘보름’마다 돌아오는 달은 둥그렇다. ‘보름달’은 열닷새마다 만나는 달이면서, 둥그렇게 커다랗게 보는 달을 가리킨다. 보름마다 보는 달이되 매우 크다고 느끼는 날이 있다. 이때에는 더욱 크다는 뜻을 담아 ‘큰보름·큰보름달’이라 할 만하고, ‘한보름·한보름달’이라 해도 어울린다.
큰보름 (크다 + ㄴ + 보름) : 아주 크고 가깝게 맞이하는 보름달. 다른 보름날보다 달하고 푸른별이 매우 가깝기에 둥그렇게 보이는 보름달이 더 크고 가깝다고 느끼는 달빛. (= 큰보름달·한보름·한보름달 ← 슈퍼문Super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