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노래
곁말 16 책읽기
나라(정부·국립국어원)에서 펴낸 낱말책은 “독서(讀書) : 책을 읽음”으로 풀이합니다. 아주 틀리지는 않다고 할 뜻풀이입니다만, 영 엉성합니다. 더구나 우리말 ‘책읽기’는 올림말로 안 삼아요. ‘책 읽기’처럼 띄라고 합니다. 왜 아직도 우리말 ‘책읽기’를 낱말책에 안 올릴까요? ‘독 서’처럼 띄어쓰기를 안 하는데, ‘책 읽기’처럼 띄어야 할까요? ‘마음읽기·숲읽기·삶읽기·글읽기·그림읽기·바로읽기·오늘읽기·날씨읽기’처럼 ‘-읽기’를 뒷가지로 삼아 새말을 차근차근 지을 만합니다. 삶은 새롭게 뻗고, 생각은 새삼스레 자라고, 삶터는 새록새록 넓게 자랍니다. 이러한 길이나 물결을 돌아본다면 바야흐로 ‘읽기’를 슬기롭게 할 노릇이요, 우리 나름대로 ‘새로읽기’를 의젓이 할 줄 알아야지 싶어요. 마음닦기를 하는 이웃님이라면 마음읽기를 하다가 마음쓰기를 할 만합니다. 어린이 곁에서 함께 글쓰기도 글읽기도 하다가, 하루쓰기랑 하루읽기도 할 만해요. 조금 어려울는지 모르나 ‘사회읽기·문화읽기·정치읽기·경제읽기’도 할 만하지요. 가볍게 읽다가 깊이 읽습니다. 가만히 읽다가 곰곰이 읽습니다. 살며시 읽다가 살펴서 읽습니다. 그리면서 읽고, 노래하다가 읽고, 포근히 쉬다가 읽습니다.
책읽기 : 책을 읽음. 책에 흐르는 이야기나 줄거리나 뜻을 헤아려서 아는 일. 책을 펴서 이야기나 줄거리나 뜻을 제 것으로 받아들이거나 마음으로 맞아들이거나 배우는 일. 책이라는 꾸러미에 담은 삶·살림·숲·사람·사랑 같은 이야기를 새롭게 바라보면서 맞이하려는 일. 스스로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꾸며 숲을 품고 사람으로서 노래하고 사랑이라는 길을 연 사람들이, 이웃·동무하고 나누려고 여민 꾸러미인 책을 곁에 두면서, 어제부터 오늘로 이은 길을 짚고, 오늘부터 모레로 나아갈 길을 그리도록 스스로 생각을 북돋우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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