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노래
곁말 15 글이름
어릴 적에는 언제나 어머니한테 “어머니, 이 나무는 이름이 뭐예요? 이 풀은 이름이 뭔가요?” 하고 여쭈었습니다. 어머니는 끝없이 이어가는 이 ‘이름묻기’를 꼬박꼬박 대꾸해 주었습니다. “걔는 예전에 이름을 알려줬는데, 잊었구나?”라든지 “어머니도 몰라! 그만 물어봐!” 같은 대꾸도 하셨지요. 이제 우리 집 아이들이 아버지한테 늘 “아버지, 이 나무는 이름이 뭐야? 이 꽃은 무슨 이름이야?” 하고 묻습니다. 저는 가만히 풀꽃나무 곁에 다가서거나 기대거나 쪼그려앉아서 혼잣말처럼 “그래, 이 아이(풀꽃나무)는 이름이 뭘까? 궁금하지?” 하고 첫머리를 열고서 “넌 어떤 이름이라고 생각해?” 하고 다음을 잇고 “네가 이 아이(풀꽃나무)한테 이름을 붙인다면 어떻게 지어 보겠니?” 하고 매듭을 짓습니다. 아이가 먼저 스스로 풀꽃나무한테 이름을 붙여 보는 생각을 펴고 나서야 비로소 몇 가지 이름을 들려줘요. 먼먼 옛날부터 고장마다 다르게 가리키던 이름 하나가 있다면, 오늘날 풀꽃지기(식물학자)가 갈무리한 이름이 둘 있습니다. 온누리 모든 풀꽃나무 이름은 처음에 옛날부터 시골사람 스스로 고장마다 새롭게(다르게) 붙였어요. 우리는 오늘날에도 풀이름을 지을 만하고, 글이름도 즐겁게 붙여서 이야기를 지을 만해요.
글이름 (글 + 이름) : 1. 글을 쓰는 사람을 밝히려고 붙이거나 지어 놓은 이름. 글을 쓸 적에만 따로 밝히거나 붙이거나 지어 놓은 이름. ‘필명·펜네임’을 가리킨다 2. 글·글씨·책을 잘 쓰거나 훌륭히 펴면서 널리 알려진 이름 3. 쓰거나 지은 글을 밝히거나 알리려고 지어 놓은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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