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말 6 걷는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노래 곁말 6 걷는이 저는 부릉이(자동차)를 거느리지 않아요. 부릉종이(운전면허)부터 안 땄습니다. 으레 걷고, 곧잘 자전거를 타고, 버스나 …
- 숲노래 글쓴이
- 2022-02-20 23:11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9] 개복사나무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9] 개복사나무 열네 살에 멧산을 둘 넘고 학교에 다녔다. 집으로 돌아오는 등성이 무덤가 잔디밭을 따라 걷다가 살짝 쉬면서 숨을 고른다. 멧골과 멧골 사이쯤에 복숭아나무가 있었다. 비렁길에 자주 쉬면 복숭아가 바로 보였다. 복숭아를 볼 적마다 군침이 돌았다. 똘기 때부터 눈길이 갔다. 자두보다 조금 굵은 푸른 복숭아에 하얗게 털이 붙었다. 옷에 쓱쓱 닦고 한입 깨물어 맛보지만 쓰다. …
- 숲하루 글쓴이
- 2022-02-05 19:06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8] 모과나무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8] 모과나무 들은 말인데, 할아버지는 살림을 많이 물려받았다. 그렇지만 논과 밭을 잘 건사하지 못해 우리 아버지가 태어났을 적에는 알거지가 되었다. 집을 자주 옮기고 옛어른이 쓰던 옆집에 아주 자리를 잡았다. 나는 옆집을 가끔 훔쳐보았다. 흙담 너머로 기와집과 매끈한 마루가 있고 마당에 텃밭을 가꾸었다. 대문은 나무로 짰고 아주 높았다. 대문 위쪽으로는 흙담을 지어 멍석이며 연장을 …
- 숲하루 글쓴이
- 2022-02-05 19:02
[숲하루 발걸음 17] 눈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발걸음 17] 눈 어린 날 새벽에 눈을 뜨면 문밖이 환한 적이 있다. 달빛에 밝아서 환하기도 하지만 밤새 눈이 내렸다. 잠결이지만 문을 열어 달빛인지 눈이 내렸는지 눈으로 보고 다시 잠든다. 내가 먼저 마당에 눈을 밟고 싶었다. 하얀 마당에 발자국을 내고 신발 자국을 동그랗게 찍는 재미가 있었다. 어떤 날은 아버지가 우리가 자는 사이에 눈을 치워버렸다. 나는 아버지한테 눈을 다 치웠다고 칭얼거렸다. 어떤…
- 숲하루 글쓴이
- 2022-02-05 19:01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6] 옥수수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6] 옥수수 여름이면 대김이(마을밭이름) 밭둑에 옥수수가 올라온다. 옥수수가 굵고 알이 여물면 꺾는다. 마당에 놓고 겹겹이 쌓인 잎을 하나씩 깠다. 알갱이는 촉촉하고 털이 보드랍다. 수북하게 쌓인 껍데기는 소먹이로 던져준다. 어머니는 마당에 걸어 놓은 솥에 불을 때서 옥수수를 삶는다. 달디단 가루를 뿌리고 굵은소금을 뿌린다. 둥근 그릇에 담아 마루에 앉아 입김으로 식혀서 먹는다. 대에…
- 숲하루 글쓴이
- 2022-02-05 19:01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7] 돌나물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7] 돌나물 장골 길가 바닥에 돌나물이 잔뜩 자랐다. 어린 날에는 길바닥에 수북하게 돋지 않았다. 나는 돌나물을 뜯으러 마을 어귀에 있는 느티나무를 지나 점낫골 길목 오르막에만 갔다. 동무와 둘이서 돌나물을 뜯는다. 돌길이지만 바위가 얼마 없는데 그곳에는 바위가 있었다. 바위와 바위 밑에도 나물이 자랐다. 채송화보다 잎이 넓지만 닮았다. 바위에 붙은 돌나물을 연필 깎는 칼로 하나하나 …
- 숲하루 글쓴이
- 2022-02-02 19:10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5] 고구마꽃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5] 고구마꽃 한가위가 다가올 무렵이면 앞산밭에서 고구마를 캤다. 아버지가 낫으로 줄기를 걷어 한쪽으로 모으면 우리는 뽑힌 고구마는 줍고 흙에 남은 고구마는 호미로 살살 캔다. 고구마가 깊이 박혔는데 흙을 깊이 안 파고 힘으로 당기다가 똑 부러지거나, 호미에 찍혀 흉을 냈다. 고구마를 다 캐고 어머니는 반찬 한다며 고구마 줄기를 땄다. 고구마를 캐서 앞산을 내려오는 길은 신난다. 내리…
- 숲하루 글쓴이
- 2022-02-02 19:09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4] 마가목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104] 마가목 멧높이가 천 미터를 넘는 염불봉 바위 옆에 마가목 열매가 익어간다. 나뭇잎이 푸르게 우거진 숲에 발갛게 익은 첫 열매가 눈에 확 띈다. 마가목 줄기로 채찍질하면 말이 죽는다는 옛말을 들었는데, 우리 할아버지는 지게 작대기에 맞아서 죽다 살았다. 할아버지가 아기일 적에 할아버지 어머니가 젖만 먹인다고 할아버지 아버지가 꾸지람했다. 일도 안 하고 밍(무명)만 만지고 물레로 실…
- 숲하루 글쓴이
- 2022-02-02 19:06
오늘말. 뒤집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뒤집다 아침에는 아침을 읽습니다. 낮에는 낮을 보고, 저녁에는 저녁을 마주하고, 밤에는 밤을 품습니다. 말과 삶이 다르다면 아침을 아침으로 안 읽거나 밤을 밤으로 못 읽는 탓이지 싶어요. 속임짓을 하려고 말과 삶이 어긋난 사람이 있으나, …
- 숲노래 글쓴이
- 2022-01-25 18:43
오늘말. 빗발치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빗발치다 아기는 모두 갖춘 숨결로 태어납니다. 아기를 품은 어버이는 여태까지 잊거나 놓던 온살림을 아기 곁에서 가볍게 다스리면서 하루하루 새롭게 나는 살림을 짓습니다. 어버이도 처음에는 아기였는데 왜 어른이란 몸뚱이로 오는 길에 오롯한 숨…
- 숲노래 글쓴이
- 2022-01-25 18: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