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말. 먼눈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먼눈 가까이에 있으나 잘 보이지 않아서 키워서 보려 합니다. 멀리 있기에 잘 안 보이는구나 싶어 확 끌어당겨서 보려 하고요. 가까이에 있는 조그마한 숨결을 키워서 보는 ‘키움눈’입니다. 키우는 눈이기에 ‘키움거울’이기도 해요. 멀리 있어도…
- 숲노래 글쓴이
- 2022-10-09 19:18
[작은삶 38] 아직 모르는구나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38] 아직 모르는구나 목요일이 가장 조용한데 바쁘다. 이틀치가 한꺼번에 들어왔다. 점심때가 지나도 끝내지 못했다. 도서관 강의를 듣기로 한 날인데, 지난주는 첫날인데도 깜빡했다. 오늘은 벼르지만, 마음이 바뀐다. 밥을 안 먹고 간다면 늦지 않게 닿는데 한 통 받은 전화로 찜찜했다. 어느 곳에 내 글이 두 꼭지 실릴 차례다. 마감날이 지난달 끝인 줄 알았는데 이틀 지났다. 내 셈은 끝날이니깐 닷새 당겨서…
- 숲하루 글쓴이
- 2022-10-05 20:21
[작은삶 37] 은행나무가 들려주다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37] 은행나무가 들려주다 은행나무가 사람을 만났기에 씨앗을 잇는다. 알알이 품은 냄새를 짙게 뿜자 달아나는 숨결로 뿌리를 내려가기 힘들다. 하늘로 뻗어야 할 나뭇가지가 누웠다. 한 사람이 품은 억센 넋에 은행나무는 고분고분 가지를 한껏 낮춘다. 사백 살 넘도록 도동서원 앞뜰 한 자리에서 풀꽃을 바라보고 파릇이 돋아나는 풀잎이 햇빛에 바지런히 일하고 열매를 맺고 다시 고요에 들어가는 모습을 헤아릴 수 없…
- 숲하루 글쓴이
- 2022-10-05 20:21
[작은삶 36] 나흘만에 손질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36] 나흘만에 손질 한가위로 며칠 쉰다. 시골에서 어머니하고 시동생이 온다. 나물을 볶고 저녁을 했다. 한가위날 제사를 지내고 일터로 가서 나물을 손질하려고 했는데 가지 않았다. 일요일이라도 꼭 가서 손질해야지 생각했는데 작은딸이 아버지하고 동생 옷을 산다고 돌아다니다가 못 갔다. 밤에 잠을 자다 가도 가게 나물만 떠오른다. 쉬다가 나흘째 되는 아침, 도매시장도 논다. 일찍 나가서 나물을 손질한다. 과…
- 숲하루 글쓴이
- 2022-10-05 20:21
[작은삶 35] 심장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35] 심장 차를 세우고 걸어오면서 시어머니를 바라본다. 작은 몸집이 더 작다. 기둥에 서서 나를 기다린다. 멀리서 보니 착한 아이가 두리번거리면서 엄마가 오기를 기다리는 듯했다. 어머니 팔을 잡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휠체어가 있다. 종이에 이름을 적고 하나 빌렸다. 어머니를 태우고 가방을 뒤에 걸고 민다. 한 층 내려가서 심장내과에 갔다. 주민증이 없다고 하니 원무과 가서 접수증 떼오란다. 밀고 가…
- 숲하루 글쓴이
- 2022-10-05 20:21
흙날 이레말 - 한자말 21 공론 空論/公論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공론 空論 탁상의 공론에 불과한 것은 물론이다 → 더구나 책상…
- 숲노래 글쓴이
- 2022-10-05 20:12
숲에서 짓는 글살림 31. 꽃바르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31. 꽃바르다 여러 고장에서 살아 보면서 곳곳에서 달리 쓰는 말씨를 느낍니다만, 이 가운데 매우 다른 말씨 한 가지가 있으니 ‘내려오다·올라가다’입니다. 제가 나고자란 고장은 인천입니다. 모든 사람이 이렇게 말하지는 않으나, 적잖은 분들은 인천에서 수원이나 안…
- 숲노래 글쓴이
- 2022-10-05 20:01

푸른책 읽기 28 흙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푸른책 28 흙 - 숲은 일하지 않는다 《흙 1》 혼죠 케이 성지영 옮김 또래문화 1997.10.25. 《흙 1》(혼죠 케이/성지영 옮김, 또래문화, 1997)를 읽으면 씨앗하고 흙이 어떻게 어우러지면서, 사람하고 숲은 서로 어떤 사이인가를 짚는 줄거리가 흐릅니다. 이 그림꽃은 일본에서 《SEED》로 나왔습니다. “씨앗”이란 이름이던 책을 왜 “흙”으로 바꾸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처음 나…
- 숲노래 글쓴이
- 2022-10-05 19:46

[작은삶 34] 짜증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34] 짜증 손톱 뿌리가 있는 한 마디가 거무데데하게 부풀고 살갗이 뜨겁고 따갑다. 아들이 꺼내준 얼음을 비닐에 담아 둘둘 감는다. 밥이 모자라서 얼린 밥을 데웠다. 살짝 묶은 비닐 틈으로 쏟아지는 뜨거운 김에 살갗이 익었다. 얼음이 다 녹자 얕은 컵에 얼음을 담고 물을 담았다. 손가락을 물에 담그는데 곁님이 전화했다. 아버님은 벌을 지킨다고 못 오신다. 말벌이 벌을 물고 날 적에 무거워 느리게 날 때 …
- 숲하루 글쓴이
- 2022-09-28 08:03
[작은삶 33] 양복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33] 양복 작은딸이 십이월에 시집간다. 식구들이 다 모이는 한가위에 아빠와 동생 양복을 사주겠다고 했다. 한 푼이라도 아쉬울 텐데,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선물이라면서 지갑을 연다. 나는 두 사람한테 비싼옷 사지 말자고 했다. ㅇ에 모인 옷가게에서 싸게 파는 옷을 사자고 했다. ㄱ에 들렀다. 큰딸이 나서서 옷을 고른다. 옷가게 지기도 고르고 몇 벌을 입었다 벗었다 드디어 맞는 옷을 찾는다. 파란…
- 숲하루 글쓴이
- 2022-09-28 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