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삶 60] 사위 온다고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60] 사위 온다고 “엄마, 우리 내일 옷 편하게 입고 가도 되나?” “그래, 그래도 깔끔하게 입고 절은 해야지.” “나도 같이 하면 되나?” 지난해 설에 사위가 처음 우리 집에 왔다. 처음 오는데다가 그날이 설날인데도 세배를 하지 않았다고, 처음 온 애한테 말도 걸지 않고 싸늘하게 굴었다. 이잔치를 치르고서 처음 우리 집에 온다. 잔치를 치르던 무렵에 사위가 엉덩이를 수술하느라 노래를 듣지 못했다. 우…
- 숲하루 글쓴이
- 2023-01-09 17:59
[작은삶 59] 딸이 온다고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59] 딸이 온다고 이틀 뒤에 작은딸네가 온다. 짝을 맺으니 사위가 덤으로 따라온다. 딸은 따라오는 일이 있는 이름 같다. “장모님!” 하고 부르는 말이 처음에는 낯설다가 이제는 살갑다. 처음 인사 왔을 적에는 목소리에 꽤 힘이 들어갔다. 이제는 부드러운데 저도 나처럼 낯설 테지. 그나저나 무얼 해야 하나. 그제는 둘이 덮을 이불을 빨고 어제는 화장실 구석구석 씻고 오늘은 떡을 맞추고 고기집에 갔다. 서…
- 숲하루 글쓴이
- 2023-01-09 17:46
[작은삶 58] 드디어 책이 왔다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58] 드디어 책이 왔다 책이 온다는 쪽글을 받고 책맞이를 한다. 책 낼 적에 살피고 모아둔 종이를 버리고 책상을 닦았다. 책상 밑도 물걸레도 닦고 책꽂이에 올려둘 자리에 쌓인 먼지도 닦는다. 두 시가 훌쩍 넘자 문을 열어 봤다. 네 시가 되자 또 열어 보았다. 아저씨한테 전화하니, 삼십 분이나 한 시간 더 걸린단다. 어제 새벽에는 ㅎ 신문에 새책 알림글이 뜬다고 잠 설치면서 보고, 보고 나니 누리책집(…
- 숲하루 글쓴이
- 2022-12-19 19:22
[작은삶 57] 부조금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57] 부조금 꽃잔치(결혼식)를 마쳤다. 딸은 괌으로 떠났다. 괌에서 보내는 하루를 사진으로 보내온다. 딸아이 눈과 손을 거쳐서 저 너머 모습을 본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바닷가가 그림 같다. 구름이 물결치는 듯하다. 사람들이 헤엄치는 바닷물이 맑다. 물속으로 모래가 훤히 보이는 곳에서 놀면 참 신나겠다. 두 사람이 여기에 오기까지 숱한 사람들이 기뻐해 주었다. 꼭 올 만한 사람한테 모심글(청첩장)을 먼저…
- 숲하루 글쓴이
- 2022-12-19 19:18
[작은삶 56] 눈떨림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56] 눈떨림 눈이 떨린다. 바른쪽보다 왼쪽이 좀 들어가고 눈꺼풀이 처져도 떨리지는 않았는데, 팔딱팔딱 떨리다가 멈추기를 사흘째 한다. 일이 한꺼번에 몰려서 그런가. 작은딸 잔치(결혼식)도 이제 이틀 남았고, 내 새로운 책이 곧 나온단다. 씻는데 숨 쉬는 길이 쏴하다. 이대로 멎을 듯 어질하다. 내가 많이 떠는구나. 날이 겹치거나 다른 일로 못 온다는 사람이 많다. 꽃돈(축의금)이 들어오니 몸둘 바를 모…
- 숲하루 글쓴이
- 2022-12-19 19:14
[작은삶 55] 흰김치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55] 흰김치 시골에서 배추를 잔뜩 갖고 왔다. 요즘은 예전하고 달라서 이웃한테 좀 팔까 싶어도 팔리지 않는다. 싱싱할 적에 김치를 담그면 좋겠지만, 올해 나는 김치 안 한다. 엄마가 한 통 담아 놨고 묵은김치도 아직 있다. 곁님은 어디서 봤는지 물김치를 담그는 길을 적어 왔다. 바구니에 물김치에 들어갈 마늘이며 양파, 쪽파, 양배추, 생강, 배, 사과, 무, 배추를 담아 왔다. 믹서기가 가게에 있어 김…
- 숲하루 글쓴이
- 2022-12-07 20:04
[작은삶 54] 남동생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54] 남동생 금값이 스무 해 앞서보다 여섯 곱이나 올랐다. 막내네 두 아이가 돌인데 반지 하나 못 받았다길래 한 돈 장만했다. 둘을 한꺼번에 치르자니 짐이 크지만 우리는 따로 이십만 원 더 넣는다. 하룻밤 묵을지도 몰라서 짐을 챙겼더니 가방이 무겁다. 그만 긴 끈이 뚝 떨어진다. 손잡이를 팔에 걸고 들기로 하고 서울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싣는다. 거꾸로 보는 자리에 앉는다. 앞으로 달리는데 뒤로 지나가는…
- 숲하루 글쓴이
- 2022-12-02 19:03
[작은삶 53] 기차 탔네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53] 기차 탔네 기차를 탔다. 1호차이다. 타고 내리기 쉬운 가운데쯤 맡으면 좋았을걸. 차표 끊는 일이 서툴어서, 알림창에 뜨는 대로 끊었더니, 처음과 끝이다. 서울길은 첫머리에 가까운 1호차이고, 대구길은 맨 끝이다. 쭉 뻗은 곧은 줄에 처음이고 끝이 따로 있을까, 뾰족한 기차 머리를 앞과 뒤에 마주 잇대어 이쪽저쪽 한 줄만 타는 기차이다. 같이 나온 곁님은 시골로 배추를 가지러 간다. 가는 길에 배…
- 숲하루 글쓴이
- 2022-12-02 19:03
[작은삶 52] 글손질 넉걸음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52] 글손질 넉걸음 새로 낼 책을 놓고서 이제 마지막 글손질이라고 여기고 넘겼는데, 더 손질한 글월이 왔다. 어느새 넉벌이나 손질하는 글이다. 책 하나를 내는데 이렇게 또 손질하고 더 손질하고 자꾸 손질을 해야 하나? 넉벌째 손질한 글을 쭉 살피는데, 묶음표에 붙인 뜻이 틀렸다. 어머니 시골말인 ‘짜들다’는 ‘쪼들리다’가 아닌 ‘깨지다’이다. 어릴 적에 듣고 쓰던 사투리를 글에 그냥 썼는데, 다른 고장…
- 숲하루 글쓴이
- 2022-12-02 19:03
[작은삶 51] 공해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작은삶 51] 공해 어떤 모둠누리칸(단체 카톡방)에 몇 사람이 그림(이모티콘)을 올린다. 그런데 그곳에 올라온 글은 거의 안 본다. 나와 뚝 떨어진 이야기라 그런지 읽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그곳에서 빠져나오지는 못하겠고, 빨간 숫자만 지우려고 열어본다. 모둠칸(단체방)은 어쩐지 새로운 ‘공해’라고 느낀다. 작은딸이 꽃잔치(결혼)를 열기에 모둠누리칸에 카톡을 보낸 일이 있다. 작은딸 꽃잔치를 기뻐해 주는 이야기를…
- 숲하루 글쓴이
- 2022-12-02 1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