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16 일손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16 일손 가게를 접습니다. 들인 살림을 몽땅 빼야 해요. 낱낱을 헤아려 덩어리로 묶고 적어 둡니다. 어떤 곳은 내가 미리 찍고 꾸러미에 담습니다. 이 꾸러미를 돌려받아 하나씩 뜯으면 종이에 적힌 대로 보는 셈입니다. 살림을 빼면서 돈이 맞는지 서로 맞추어요. 들일 적에도 하나하나 찍고, 나갈 때도 하나하나 찍습니다. 들어올 적에는 들이는 사람이 밑일을 합니다. 닫을 적에는 내가 밑일을 합니다. 오는 곳마…
- 숲하루 글쓴이
- 2024-03-28 11:36
하루 우리말 노래 : 네가락놀이 풋글 잎맞이 비늘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74. 네가락놀이 듣기에 즐겁도록 퍼지는 소리를 따로 ‘가락’이라 한다. ‘소릿가락·노랫가락’처럼 쓰는데, 노랫가락이 어우러진다면 ‘가락두레’나 ‘어울가락’이라 할 만하고, ‘가락숲’ 같은 말도 지을 만하다. 우리나라에서 네 가지 ‘가락틀’을 살려서 펴는 ‘가락마당’이 있다. 이때에는 ‘네가락놀이’라 할 만하다. 네가락놀이 (네 + 가락 + 놀이) : 네 사람이 네 가지 가…
- 숲노래 글쓴이
- 2024-03-24 21:36
우리말 15 나잇값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15 나잇값 열한 해 동안 하루도 가게일을 쉰 적이 없어요. 가게를 아주 닫고서 쉴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둘이 섬에 가고 싶습니다. 둘이 하늘을 날아 이웃나라로 마실하고 싶습니다. 나들이 가방을 한 벌 삽니다. 예전에도 나들이 가방을 산 적 있지만, 그무렵에는 몇 달을 드러눕는 바람에 끌지 못 했어요. 두 딸이 엄마집에 오면 저희 짐을 이 나들이 가방에 담아서 하나씩 갖고 갔어요. 새로 장만한 나들이 …
- 숲하루 글쓴이
- 2024-03-24 21:29
내가 안 쓰는 말. 도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도시 동틀 즈음이면 멧새가 하루를 알리고 개구리도 풀벌레도 잠들고 새벽이슬이 반짝여 아침노을이 춤추면서 온누리에 무지갯빛 밝고 햇볕이 고루 깃들어 풀꽃나무가 춤추네 나비가 나는 낮에는 나도 너도 두런두런 이야기를 터뜨리고 뛰놀면서 오늘을 실컷 누려 땅거미 질 무렵 제비가 쉬고 박쥐가 깨고 숨바꼭질로 별빛 헤아리다가 우리도 길게 하품 ㅅㄴㄹ …
- 숲노래 글쓴이
- 2024-03-16 21:31

내가 안 쓰는 말. 전쟁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전쟁 주먹을 흔드니 사납고 꽃씨 한 톨 쥐니 상냥해 발길질 해대니 거칠고 맨발로 풀밭 거닐어 기뻐 총칼은 그저 죽임길이야 무엇도 안 살리고 스스로 캄캄히 가두어 무엇이든 태우고 밟아 숲짐승은 낫도 호미도 없이 들숲을 푸르게 돌봐 헤엄이는 배도 나루도 없이 바다를 파랗게 감싸 싸우고 다투고 겨루면 빼앗고 가로채고 거머쥐겠지 사람하고 살림하고 살아가…
- 숲노래 글쓴이
- 2024-03-16 21:30

내가 안 쓰는 말. 국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국가 톨스토이는 외쳤어 “국가는 폭력이다!” 나는 속삭여 본다 “숲을 잊으니 사슬이야.” 내가 나답게 날면서 네가 너로서 노래하는 아름누리 별누리 꽃누리 그려 본다 벼슬도 감투도 없이 위아래 왼오른 치워 어진 어른이 일하고 철드는 아이가 노는 “숲으로 사랑하니 사람이야.” 한마디 도란도란 나눈다 오늘 하루를 푸른들로 모든 나날을 파란하늘로 ㅅ…
- 숲노래 글쓴이
- 2024-03-16 21:29

우리말 14 몽돌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14 몽돌 바닷가에 옵니다. 드넓은 모래밭을 걷습니다. 그물막 뒤켠으로 모래가 쌓여 작게 덩이를 이룹니다. 썰물로 바닥이 드러나자 몽돌 하나도 드러납니다. 밀물이 밀려오자 몽돌이 모서리만 남습니다. 하염없이 바닷물과 몽돌을 바라보는데, 이 몽돌이 꼭 사람처럼 달리다가 멈추다가 하는 듯합니다. 어릴 적 살던 멧골에는 돌이 참 많았습니다. 바위가 얇은 켜는 살짝 밟으면 부서지기도 했습니다. 돌이 푸스스 떨어지…
- 숲하루 글쓴이
- 2024-03-04 23:30
우리말 13 늦겨울 비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글님 ] 우리말 13 늦겨울 비 봄을 몰고 오는 비입니다. 어제 봄맞이(입춘)였습니다. 아침에 내리는 이 비는 봄을 그리는 비이면서 겨울을 보내는 비입니다. 늦겨울비이고, 이른봄비입니다. 구름이 아침해를 가려 어둡고 찌뿌둥합니다. 내내 이불을 뒤집어쓴 채 쉬고 싶은 날입니다. 늦잠꾸러기이고 싶습니다. 찬비는 흙을 흔들어 풀을 깨우고 나무를 깨우고 꽃망울을 깨웁니다. 장대비처럼 세차지 않아요. 가랑비처럼 부슬부슬 내립니다. …
- 숲하루 글쓴이
- 2024-03-04 23:19
우리말 12 겨울나기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글님 ] 우리말 12 겨울나기 겨울을 앞두면, 우리 어머니는 으레 빨간김치 하얀김치를 독에 담습니다. 처마 밑에는 무잎과 배춧잎을 널어서 시래기로 말려요. 아버지는 여름에 나무를 베어 말려요. 톱으로도 도끼로도 땔나무를 쪼개요. 멧골짝 겨울은 더 일찍 오고 더 춥습니다. 어릴 적에는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엄마아빠가 장작을 피워서 밥을 짓고 물을 데우고 소죽을 끓이고 메주를 쑤고 조청을 고고 두부를 찌고 팥죽을 끓이고 호밤벅…
- 숲하루 글쓴이
- 2024-02-25 22:24
우리말 11 설거지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11 설거지 나는 밥을 짓습니다. 눌은 판을 불에 올립니다. 짝은 옆에서 무를 갈다가, 어느새 눌은 찌꺼기를 벗겨 놓습니다. 이밖에 다른 설거지를 옆에서 뚝딱뚝딱 하는군요. 집에서 큰일을 치르고 나면 개수대가 수북합니다. 언제 이 설거지를 다 하느냐 싶지만, 곁에서 거드는 손길이 있으니 하나둘 사라집니다. 국을 담던 나무그릇도, 지짐이를 올린 나무접시도, 술을 올리던 그릇도, 하나하나 비누 거품을 내고서 …
- 숲하루 글쓴이
- 2024-02-25 2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