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겨레소리

책숲마실 ― 수원 〈책 먹는 돼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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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봄 바라봄

― 수원 〈책 먹는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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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배다리에서 마실하고서 우리말 이야기꽃을 폈습니다. 수봉산 기스락에서 하룻밤을 묵었고, 아침에 보낼 글을 매듭짓고서 수원으로 전철을 타고 넘어갑니다. 여름을 앞둔 늦봄 끝자락은 뜨끈뜨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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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들려준 여러 낱말을 되새깁니다. ‘굴’을 캐는 바닷가 시골에서는 ‘굴’이라 말하지 않고, 으레 ‘꿀’이라고 말합니다. 곰곰이 보면, ‘굴’이란 스스로 멈추면 ‘구덩이’요, 스스로 흐르면 ‘구름’이요, 스스로 씨앗으로 삼아서 품으면 바다구슬(진주)을 낳는 ‘꿀’로 갈 테니, ‘굴’이란 ‘꿈’을 품은 바닷빛이지 싶어요. 바다라는 곳은 ‘바탕’을 이루는 ‘바닥’이기에, 모든 꿈도 바로 이곳 바다에서 태어나니, ‘굴’이란 스스로 밤빛(어둠)으로 잠들면서 포근히 쉬면서 새로 깨어날 첫길이라고도 여길 만할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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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류동 〈책 먹는 돼지〉에 닿습니다. 오늘은 이곳에서 그림책 《응시》를 기리면서 김휘훈 님이 책수다를 폅니다. 좀 늦게 닿았기에 책집 앞에서 해바라기를 하며 기다립니다. 그림책 《응시》는 ‘바라봄’을 말없이 들려줍니다. 바다에서 바닥을 바라보고, 새카만 바다밑에서 하늘빛으로 날아오르는 길을 바라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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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러 해 앞서, 우두머리 하나를 촛불너울로 끌어내렸습니다. 그런데 새로 우두머리에 선 분은 ‘세월호 진상규명’을 하나도 안 한 채 자리만 지키다가 떠났어요. 그분은 왜 그랬을까요? 이러면서 ‘전라남도 들숲바다’를 온통 ‘태양광패널더미’로 덮었어요. 그분이 몇 해 동안 나라지기로 있는 동안, 우리나라 햇볕판 43.8%를 전남에 때려박았어요. 그분은 참말 왜 이랬을까요? 전라남도에서는 ‘전기 쓸 일’이 아주 적은데, 또 어마어마하게 목돈을 들여 ‘서해 해저 전력고속도로’를 전남 바닷가부터 인천 앞바다를 거쳐 서울까지 때려짓는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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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책집 앞에서 서성이면서 슬픈 생각만 할 수 없습니다. 미움도 불길도 부아도 짜증도 아닌, 이제부터 새롭게 지을 살림길과 숲길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이명박 4대강 삽질’보다 열 곱절을 훨씬 넘긴 돈을 쏟아붓는 ‘해상 태양광·풍력’은 참말로 푸른길일까요, 아니면 더 끔찍한 막삽질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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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두레(환경단체)는 이 일을 놓고서 몇 해째 벙긋조차 안 합니다. ‘해상 국립공원’ 바다에 햇볕판과 바람개비를 박아도 되나요? 또 바다밑으로 끔찍한 ‘특고압 송전선’을 서해에 길다랗게 깔아도 되나요? 왜 아무 말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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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이 펼쳐서 신나게 놀고 노래하는 자리를 하루하루 이어가면 넉넉합니다. 아름답게 사랑하는 하루이기를, 참말로 푸른숲길이 깨어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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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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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김휘훈, 필무렵, 202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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