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겨레소리

책숲마실 ― 순천 〈도그책방〉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책숲마실

― 전남 순천 〈도그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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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여민 책을 들고서 순천마실을 갑니다. 어릴 적부터 ‘책숲마실’을 해왔고, 이 삶을 고스란히 《책숲마실》이라는 이름으로 담았습니다. 책을 사고파는 곳도 숲이고, 책을 빌려서 읽는 데도 숲입니다. 마음에 드는 책이 있다면, 마음에 안 드는 책이 있을 텐데, 뭇책이 어우러지기에 책숲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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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숲을 품고서 살아가기에 사람답습니다. 숲을 품지 않고서 살아간다면 사람빛을 잊다가 잃습니다. 몸짓에 마음이 드러나고, 말씨에 마음이 나타납니다. 글줄에 마음이 퍼지고, 눈망울에 마음이 흘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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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태어나려면 먼저 삶을 일굴 노릇입니다. 스스로 그려서 일구는 삶이 있기에, 이 삶을 누리는 하루를 마음에 담습니다. 삶을 마음에 담으니 날마다 천천히 가꾸고 돌봐요. 가만히 자라나는 마음에서 말이 피어납니다. 삶이 있기에 마음에서 말이 샘솟고, 삶이 없으면 마음에서 아무런 말이 안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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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시골집부터 순천책집을 오가는 길은 서울 오가는 길 못지않게 품과 돈이 듭니다. 시골에서 살며 이 대목을 또렷이 느낍니다. 서울에서야 인천이나 연천이나 남양주나 안산쯤 가볍게 오갈 만하고, 천안까지도 슥 다녀온다지요. 그러나 시골에서는 이웃 고장을 다녀오는 길이 드물고 비싸고 까다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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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막은 웬만한 사람들 누구나 부릉부릉 몰기에, 여느길(대중교통)이 어떤지 모르는 분이 수두룩하더군요. 걷지 않는 사람은 이웃을 안 사귀거나 겉치레로 사귑니다. 두바퀴로 느긋느긋 오가지 않는 사람은 동무를 모르거나 겉훑기로 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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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책방〉에 《책숲마실》을 한 자락 드립니다. 시골버스랑 시외버스에서 새로 쓴 노래꽃도 드립니다. 버스로 오래오래 돌고도는 길에 아이를 토닥이고 도시락을 챙겨 줍니다. 이러고서 생각을 추슬러 붓을 쥡니다. 움직이는 길에 책을 두어 자락 읽고, 글도 몇 자락 씁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책을 너덧 자락 읽고, 잠든 아이를 어깨에 기대라 하고 토닥이고는, 글을 몇 자락 천천히 여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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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은 처음 태어난 무렵에 어떤 삶이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다 다른 삶을 다 다른 눈으로 읽고서, 다시 다른 눈으로 풀어냅니다. 어제하고 오늘을 잇는 실마리가 말 한 마디이면서 책 하나입니다. 여러 갈래 삶을 여러 눈망울로 돌아보기에 여러 목소리를 나누면서 깊고 넓게 마음을 북돋울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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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책조차 며칠 지나면 “묵은 책”입니다. 새책도 하루 뒤에는 이미 ‘헌책’입니다. ‘헌’이 ‘허허·하늘’하고 맞닿은 줄 알아채는 분은 얼마나 있을는지요. ‘새책’이란 ‘사잇책’이고, ‘헌책’이란 ‘하늘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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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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