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겨레소리

말꽃삶 6 자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꽃

말꽃삶 6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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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낱말책은 우리말을 실었다기보다 일본말이나 중국말을 잔뜩 실었습니다. 이를테면 한자말 ‘자유’를 국립국어원 낱말책에서 뒤적이면 다섯 낱말을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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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子有) : [인명] ‘염구’의 자

자유(子游) : [인명] 중국 춘추 시대 노(魯)나라의 유학자(B.C.506∼B.C.445?)

자유(自由) : 1.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 2. [법률] 법률의 범위 안에서 남에게 구속되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행위 3. [철학] 자연 및 사회의 객관적 필연성을 인식하고 이것을 활용하는 일

자유(自有) :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자유(刺楡) : [식물] 느릅나뭇과의 낙엽 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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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올림말로 삼은 “자유(子有) : [인명] ‘염구’의 자”인데, 더 뒤적이면 “염구(?求) : [인명] 중국 춘추 시대의 노나라 사람(?~?)”처럼 풀이합니다. 중국사람 이름 둘을 먼저 올림말로 삼아요. 참 엉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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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에서 널리 쓰는 한자말 ‘자유’는 셋째에 나오며 ‘自 + 由’ 얼개입니다. 오늘날에는 누구나 쓰는 낱말인 ‘자유’일 테지만, 일본이 총칼로 쳐들어오기 앞서는 이 한자말을 쓸 일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일본말도 중국말도 아닌 우리말만 썼고, 임금이나 글바치만 중국말을 쓰던 고려·조선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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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아니 우리들은 지난날 어떤 낱말로 “얽매이지 않고서 마음대로 하는 길”을 나타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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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두지 않다·묶지 않다

가볍다·무게없다·앓던 이가 빠지다

가뿐하다·거뜬하다·사뿐대다·서푼대다

거리낌없다·거리끼지 않다·망설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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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두지 않습니다. 묶지 않아요. 가두지 않으니 가볍습니다. 무게가 없다고 여길 만합니다. 옛말에 “앓던 이가 빠지다”가 있어요. ‘가볍다’하고 비슷하되 결이 다른 ‘가뿐하다’나 ‘거뜬하다’가 있고, ‘거리끼지 않고’ 움직이거나 한다고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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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저·그냥

턱·턱턱·탁·탁탁·톡·톡톡·툭·툭툭

고삐 풀다·그냥두다·기지개를 켜다

끄르다·끌르다·벗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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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그냥 합니다. 톡톡 뛰거나 튀듯 합니다. 고삐에 매이면 괴로울 뿐 아니라 마음껏 움직이지 못 해요. 고삐에서 풀리면 비로소 마음껏 움직입니다. 기지개를 켜요. 모든 사슬이나 굴레를 끌릅니다. 위아래로 가둔 틀에서 벗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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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다·풀리다·풀어내다·풀어놓다·풀어주다·풀어보다

나·나다움·나답다·나대로·나를 이루다

스스로·스스로길·스스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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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풀어 줄 때가 아닌, 스스로 풀어낼 때에 가볍습니다. 내가 나를 풀어놓습니다. 그렇습니다. ‘나’입니다. 나답고 나대로 나아가는 길이 바로 ‘자유’로 가리키는 우리말입니다. “나를 이루”면서 ‘스스로’ 가는 길입니다. 누가 시키지 않고 내가 하는 삶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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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길·혼길·혼잣길·홀길·혼넋·혼얼·홀넋·홀얼

혼자·혼잣몸·혼잣힘·혼자리·홀자리·홑자리

홀가분하다·혼자하다·홀로하다·혼잣짓·혼짓

홀·홀로·홀몸·홀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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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쓰는 ‘우리말’이듯, 우리가 가기에 ‘우리길’입니다. 남한테 기대거나 매이지 않고서 가기에 홀길이요 홀넋입니다. 혼자요 혼잣힘으로 일굽니다. ‘홀가분하다 = 홀 + 가분하다 = 홀로 가볍다’입니다. 혼자·스스로·나·우리가 나아가면서 일어서기에 가뿐합니다. 홀홀 바람을 탑니다. 이리하여 하늘로 나아가는 혼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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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하늘같다·하늘빛·하늘빛살

나몰라·나몰라라·눈감다·눈치 안 보다

나다·내놓다·안 하다·하지 않다

날개·나래·날갯짓·날갯짓하다·나래짓·나래짓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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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을 담는 나다움이 있고, 이웃이며 동무 곁에서 눈을 감는 몸짓이 있습니다. 스스로 짓는 길이 아니기에 안 하기도 하지만, 그저 싫어서 하지 않기도 합니다. ‘나다 = 나 + 다’입니다. 내가 나로 갈 수 있을 적에 내놓을 수 있고, 훌훌 내려놓기에 날개를 날고서 훨훨 춤을 춥니다. 홀가분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나 = 나다 = 날개’로 이어가요. 날갯짓이자 나래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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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뜨기·나래뜨기·날개펴다·나래펴다

날다·날아다니다·날아가다·날아오다·날아오르다

활개·활개치다·활갯짓·활짝·활활·훨훨

너르다·너른·널리·넘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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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을 활짝 펴는 ‘활개’라 한다면 더없이 시원하게 가는 길입니다. 거리낌없을 뿐 아니라 스스럼없습니다. 스스로 하기에 밝습니다. 혼자 이루면서 아무런 짐을 얹지 않기에 가벼워요. 널리 바라보고 너른 숨결로 피어납니다.

 

열다·열리다·트다·트이다·틔우다

노래·노래하다·놀다·놀이·놀음·놀틈·뛰놀다

놓다·놓아두다·놔두다·놓아주다·놔주다

손놓다·손떼다·손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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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면서 가는 길입니다. 탁 틔우는 하루입니다. 날 수 있기에 놀 수 있어요. 놀 줄 알기에 노래할 줄 알아요. 놀고 노래하면서 뜁니다. 내가 나답게 살아갈 적에는 허물도 흉도 놓을 수 있어요. 나는 나로 서고, 너는 너로 서요. 서로서로 놓아줍니다. 붙잡거나 거머쥐거나 사로잡지 않습니다. 가만히 손을 놓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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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다·누림·누리기·쉬다·쉬는때·쉴참

말미·짬·참·담배짬·담배틈·새참·샛짬

숨돌리다·한숨돌리다·잎물짬·잎물틈·쪽틈·찻짬·찻틈

틈·틈새·틈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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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누리는 살림새입니다. 이곳에서 차곡차곡 손수 지으면서 하나씩 누리니, 알맞게 일하고 즐거이 쉽니다. 새참을 누려요. 일하는 틈틈이 말미를 내요. 누구나 가볍게 참을 즐기고, 서로서로 숨을 돌리면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잎물을 한 모금 마시는 틈새가 있으니 새삼스레 기운을 차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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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짐·뒷짐을 지다·앉다·호젓하다

마구·마구마구·마구잡이·막·막하다·아무렇게나·함부로

마음·맘·마음껏·맘껏·마음대로·맘대로

실컷·얼마든지·한껏·한바탕·한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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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뒷짐을 지지는 마요. 호젓하게 앉을 적에는 즐겁지만, 모르는 척 마구마구 굴거나 아무렇게나 한다면 어지럽습니다. 내 몫이라고 함부로 다룬다면 그만 망가져요. 우리 마음을 우리 눈으로 실컷 볼 일입니다. 얼마든지 춤추고 노래하면 됩니다. 한바탕 일어서고 한껏 꿈을 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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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날기·마음날개·마음나래

멋·멋나다·멋스럽다·멋꽃·멋빛·멋대로·제멋대로

생각·알아서·잘·제대로

물방울 같다·바람같다·시원하다·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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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마음으로 나는 넋입니다. 멋스러이 자라나는 숨결입니다. 얼핏 보면 제멋대로 같으나, 잘 생각해 보면 물방울처럼 맑으면서 반짝입니다. 그러니까 나부터 나를 제대로 보면 되어요. 시원하게 털어내고 후련하게 씻습니다. 안 시켜도 알아서 할 수 있을 만큼 스스로 갈고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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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신명·신바람·즐겁다

바람꽃·바람빛·바람새·바람이·어화둥둥·어둥둥

바리바리·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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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고 홀가분한 날갯짓이란 신바람입니다. 신명나는 가락입니다. 신나서 활짝 웃습니다. 바람은 바람꽃일까요. 또는 바람빛일까요. 어화둥둥 덩실덩실 어깻짓이 가볍습니다. 바리바리 싸고 잔뜩 품다가도 새삼스레 바람이가 되어 하늘빛을 파랗게 머금습니다.

노래하던 김남주(1946∼1994) 님이 남긴 노래 가운데 〈자유〉가 있습니다. 이분 노래 첫머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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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을 위해 내가 일할 때 나는 자유이다 / 땀 흘려 힘껏 일하지 않고서야 /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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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이 빛날 홀가분한 날갯짓을 노래한 글자락을 되읽으면서 “나는 자유이다”를 “나는 나이다”나 “나는 날개이다”로 새롭게 읊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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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이웃을 보며 내가 일할 때 나는 나이다 / 땀 흘려 힘껏 일하지 않고서야 / 어찌 나는 나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ㄴ. 들꽃을 보며 내가 일할 때 나는 날개이다 / 땀 흘려 힘껏 일하지 않고서야 / 어찌 나는 날개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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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엮는 ‘자유 = 自 + 由 = 나·부터”라고 할 만합니다. 우리말로 바라보는 얼개라면 단출히 ‘나’요, ‘나다움’이고 ‘나로서’이자 ‘날개·날다’입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숲을 이루는 ‘나무’도 홀가분한 숨빛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늘을 바라보며 날갯짓을 하듯 가지를 마음껏 뻗는 나무이고, 땅을 내려다보며 뿌리를 실컷 내리는 나무입니다. 하늘하고 땅 사이에서 서로 다르지만 나란히 활갯짓을 하듯 퍼지는 나무를 품어 본다면, 우리는 누구나 한결 푸르게 ‘나’로 서는 하루를 누릴 만하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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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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