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겨레소리

푸른책 읽기 29 소에게 친절하세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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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에게 친절하세요》

베아트리체 마시니 글

빅토리아 파키니 그림

김현주 옮김

책속물고기

20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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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에게 친절하세요》(베아트리체 마시니·빅토리아 파키니/김현주 옮김, 책속물고기, 2017)를 읽고서 한참 되새깁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퍼진 ‘개○○’나 ‘○새끼’ 같은 말씨는 이제 막말·깎음말이라 합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개’나 ‘강아지(새끼)’라는 이름이 막말·깎음말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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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대어 깎는다고 여깁니다만, 사람들이 치고받거나 괴롭히거나 할퀴면서 내뱉는 말씨는 오히려 ‘개한테 버르장머리없는 말’이지 싶습니다. 이제는 ‘소○○’나 ‘닭○○’나 ‘돼지○○’처럼 쓰기도 하는데, 소나 닭이나 돼지나 개를 비롯한 모든 숨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가 이런 말을 지껄이더라도 막말·깎음말로 안 느낄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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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함박꽃 같은 얼굴이에요!” 하면 반갑고, “호박꽃 같은 얼굴이네요!” 하면 안 반가운가요? 꽃을 꽃으로 여겨 마음으로 품는 사람이라면, 달걀꽃이건 탱자꽃이건 딸기꽃이건 하늘타리꽃이건 개미취꽃이건 모두 반가이 여기리라 생각합니다. 꽃을 꽃으로 여기지 않으니 몇몇 꽃을 ‘못생기거나 나쁘다’고 스스로 깎아내리는구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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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 그랜딘 님 삶자취를 가볍게 짚은 《소에게 친절하세요》입니다. 템플 그랜딘 님을 다룬 어린이책이 꽤 되는데, 이 가운데 《소에게 친절하세요》가 템플 그랜님 님 마음빛이나 삶길을 가장 잘 다루었다고 느낍니다. 바깥(사회)에서는 이분을 ‘자폐 장애인’으로 여기는데, 이런 이름이건 저런 이름이건 템플 그랜딘 님은 템플 그랜딘일 뿐입니다. 2022년에 선보였지 싶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템플 그랜딘 님 삶자락을 바탕으로 찍었다고 합니다. 저는 보임틀(텔레비전)을 쳐다볼 마음이 없기에 ‘우영우’는 앞으로도 안 보려고 합니다. 다만 진작부터 템플 그랜딘 님 삶은 책하고 그림(영화)로 만났어요. 앞으로도 이분 삶은 책으로 만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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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담아내는 틀이 나쁘지 않습니다만, ‘보여주기’는 달갑지 않습니다. 템플 그랜딘 님은 마음으로 소랑 이야기를 하는 하루를 살았기에 오늘날 이 푸른별 한켠을 푸르게 추스르고 가꾸는 길을 걷습니다. 보임틀이 ‘보여주기’가 아니었다면 “이상한 변호사”가 아닌 “즐거운 흙지기(농사꾼)”라든지 “노래하는 어버이(부모)”를 이야깃감으로 잡았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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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여 변호사를 해야 할까요? 굳이 교사·판사·의사처럼 ‘-사’가 붙는 일을 해야 할까요? ‘-사’가 붙는 일을 하는 이야기를 담고 싶다면 ‘버스기사’나 ‘이발사’나 ‘조산사’ 이야기를 담기를 바랍니다. 사랑받는 아이가 사랑을 펴듯, 사랑받고 자라나는 숨결이 사랑으로 피어납니다. 오직 이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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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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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가 먼저 템플에게 ‘지진아’라고 소리쳤단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다. 학교에서는 모든 아이들이 템풀의 모든 것을 두고 놀렸고, 아이들의 말이 템플에게 총칼이 되어 날라왔다. 다른 아이들은 말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었지만, 템플은 분노와 좌절을 모두 자기 안에 가둬 둘 수밖에 없었다.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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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플은 이 모습을 지켜보면서 소들이 주사 맞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덩치 큰 소들에게 작디작은 주사 바늘은 거의 아프지 않았을 것이었다. 소들이 흥분하는 이유는 목장의 혼란과 소음, 카우보이들의 부산한 움직임과 같은 예상치 못한 분위기 때문이었다. (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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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든 시설은 가축을 올바른 태도로 다루면 필요가 없는 것들이에요. 설비를 완벽하게 만들어도, 일하는 사람이 동물을 존중하는 마음 없이 다룬다면 아무 가치가 없고요.” (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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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받는 소는 고기로도 상품 가치가 떨어져요. 다르게 말하면 누구에게도 학대를 받지 않아 상처가 없는 소가 육류 산업에도 이익이 된다는 말이에요. 하지만 저는 쇠고기나 돼지고기가 아닌 그 동물들 자체를 먼저 생각해요.” (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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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날 동물과 비교해도 나는 기분 나쁘지 않아요. 개나 소는 존경할 만한 성품을 갖고 있어요. 이 동물들은 자기들과 같은 종류의 수많은 동물들이 고통받거나 죽는 끔찍한 전쟁은 벌이지 않아요.” (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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