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겨레소리

푸른책 읽기 24 평화는 어디에서 오나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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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어디에서 오나요》

구드룬 파우제방

신홍민 옮김

김중철 엮음

웅진닷컴

1997.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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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어디에서 오나요》(구드룬 파우제방/신홍민 옮김, 웅진닷컴, 1997)를 1999년에 처음 만났어요. 책이름을 이처럼 아름다이 붙일 수 있어 놀라웠고, 어린이부터 누구나 차근차근 되새길 이야기가 사랑스러워 반가웠습니다. 이때 뒤로 이 책을 둘레에 꽤 건네었고, 알렸고, 들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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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두 아이를 돌보는 어버이라는 나날을 살며, 우리 집 아이하고도 함께 읽습니다. “너희는 어떻게 읽었니? 이 책에 나오는 미움하고 눈물이 어떤 뜻이라고 생각하니?” 빙그레 웃기만 하는 아이들한테 더 묻지 않습니다. 스스로 느낄 수 있으면 넉넉해요. 천천히 돌아보면서 마음 가득 어깨동무를 품으면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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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말 ‘평화’는 우리말로 하자면 ‘손잡기’나 ‘어깨동무’입니다. 손을 잡기에 평화예요. 서로 손을 잡아야 이 손에 총칼을 못 쥐지요. 아니, 서로 손을 잡기에 따사로이 흐르는 숨결을 서로 느끼고, 이 숨결을 받아들이면서 함께 소꿉놀이를 짓는 길을 생각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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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동무이기에 평화예요. 어깨를 겯으며 걸어야 안 다투지요. 아니, 서로 어깨를 겯도록 눈을 맞추고 키를 살피며 발걸음을 추스릅니다. 나란히 걸으면서 함께 바람을 쐬어요. 천천히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지요. 한 걸음 두 걸음 내딛으면서 온몸으로 마음이 타고 흐릅니다. 함께 살아가는 터전을 곱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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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안 잡는 이들은 으레 총칼을 쥐더군요. 어깨동무를 안 하는 이들은 으레 혼자 돈·이름·힘을 거머쥐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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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훌훌 털 수 있을까요? 총칼로 이웃을 죽이면 즐거운가요? 총칼로 풀꽃나무를 쓰러뜨리고 숲을 망가뜨리면 숨을 어떻게 쉬고 먹을거리를 어디서 얻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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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돈·이름·힘을 차지하니 배부른가요? 빵빵거리면서 골목을 부릉부릉 달리니 신나는지요? 사람만 다녀야 할 길이 아니요, 쇳덩이를 더 빨리 보내야 할 길이 아닙니다. 개미도 다니고 고라니도 건너고 바람도 흐르고 비랑 눈도 내려앉을 길입니다. 씨앗이 싹이 트고 나무가 자랄 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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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마음에 심기에 손잡기·어깨동무·눈맞춤이라는 사랑이 하나둘 깨어납니다. 사랑을 생각하기에 서로 즐겁게 어우러질 길을 하나씩 찾아나섭니다. 부릉이(자가용)를 버릴 줄 알면 총칼이 사라져요. 두 다리로 걷거나 자전거로 달릴 줄 알면 총칼이 들어설 틈이 없어요. 아이 곁에서 함께 살림을 지으면서 어버이로서 어른으로서 사람으로서 늘 사랑을 속삭이고 그리기에 온누리는 푸른별이란 이름으로 눈부실 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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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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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슈포르너 선생님이 나섰습니다. “너 평화를 폭력으로 강요하려는 거냐?”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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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생각이 있으면 네 부모님이 돈을 내면 되잖아. 네 부모님은 돈이 많잖아. 너 선물도 안 받고, 생일잔치도 안 하고 그럴 거야? 난 못 해. 내가 받을 수 있는 건 다 받을 거야.” (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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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신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잘 들을 수 있어. 더 잘 느낄 수 있고. 냄새도 더 잘 맡아. 손 한번 내밀어 볼래? 손만 만져 봐도 네가 몇 살이나 되었는지 알 수 있어.”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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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 게 가장 좋은 거지.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그렇지만 우리가 결정을 내릴 수는 없었어.” (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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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와 여권, 증명서 등을 들고 국경을 오가야 하는 연극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국경을 지키는 보초를 철수시키고, 우리 두 나라 사람들이 언제나 서로 오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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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 왕은 교과서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두 나라 학생들은 처음부터 새 교과서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잔디나라 아이들은 숲나라 사람들이 아이를 잡아먹는다는 글을 읽고 무척 놀랐습니다. 숲나라 아이들도 잔디나라 사람들이 흡혈귀라는 글을 읽고 아주 놀랐습니다. (1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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