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45. 길불
건너는 길목이라면 ‘건널목’이다. 건널목에 놓은 불이라면 ‘건널불’이다. 그러나 적잖은 어른들은 ‘건널목’이라는 쉬운말이 아닌 ‘횡단보도’라는 일본스런 한자말을 쓴다. 또한 건너는 길목에 놓는 불을 ‘건널불’이라는 쉬운말이 아닌 ‘신호등’이라는 일본스런 한자말로 가리킨다. 길을 밝히는 불은 어떤 말로 가리켜야 쉽고 어울릴까? 길을 밝히는 불빛 같은 사람은 어떤 말로 빗대면 어우릴까? 서로서로 ‘길불’이 되고 ‘길빛’으로 어깨동무할 수 있다.
길불 (길 + 불) : 길을 알리거나 보여주거나 밝히거나 이끄는 불·빛·사람·일. 어떻게 가거나 어디로 가야 하는가 잘 안 보이거나 어둡다고 여길 만한 때에, 어떻게 가거나 어디로 가면 되는가를 밝히거나 알리거나 들려주거나 이끄는 불·빛·사람·일. (= 길불빛·길빛. ← 신호등信號燈, 가로등, 등대燈臺, 지도指導, 지도자, 인도引導, 인도자, 지표指標, 지침, 감독, 필두, 선배, 인생 선배, 가이드라인, 구심求心, 구심점, 랜드마크, 지세地勢, 지형, 지형지물, 축軸, 어드바이스, 선생, 은사恩師, 강사, 교사敎師, 교원敎員, 교직敎職, 교수敎授, 가정교사, 대학교수, 교육자, 교과서, 훈장訓長, 도사道士, 도인道人, 가이드, 안내, 안내인, 페이스메이커, 이정표, 안내판, 레시피, 도슨트docent, 큐레이터, 감별사, 표지標識, 코디네이터, 조정자, 중계자, 나침반, 단장團長, 리더, 선도, 선도자, 선구先驅, 선구자, 선각자, 선발先發, 선발대, 멘토, 개척자, 사회司會, 사회자, 아나운서, 엠시MC, 진행자, 영도領導, 영도자, 사부師父, 운전수, 드라이버, 기사技士, 방향타, 방향키, 안내서)
46. 빈그릇
밥을 먹기에 ‘밥그릇’이다. 그릇에 밥을 채워서 든든히 누린다. 그릇에 밥이 없으니 ‘빈그릇’이다. 우리 몫이 없기에 빌 수 있고, 우리 몫을 누렸기에 빌 만하다. 비운 그릇은 설거지를 해서 새로 밥을 채울 수 있도록 건사한다. 아무것도 없는 그릇이라면, 처음부터 하나씩 새롭게 가꾸거나 일구거나 짓는다.
빈그릇 (비다 + ㄴ + 그릇)
1. 비우거나 아무것도 없는 그릇. 다 먹은 그릇. 밥을 먹는 곳에서, 밥을 다 먹은 그릇을 치우거나 씻는 곳을 가리킬 적에도 이 말을 쓴다. (← 퇴식구, 식기 반납)
2. 그릇에 아무것도 없기에, 가지거나 누리거나 받거나 쓸 수 있는 살림·돈·힘이 하나도 없다는 뜻을 빗대는 말. (= 빈몸·빈손. ← 적수赤手, 적수공권, 공수空手, 자수성가, 자력갱생), 무산無産, 무일푼, 무전無錢, 무익無益, 빈곤, 빈한, 빈궁, 빈자, 곤궁, 궁벽, 궁핍, 허무, 허탈, 허사虛事, 허풍, 허하다虛-, 공치다空-, 수포, 무위無爲, 백수白手, 백의종군, 공허, 공空, 공황, 비무장, 무방비, 무소유, 무욕無欲, 무장해제, 독고다이とっこうたい特攻隊, 소탐대실)
47. 철눈
자를 보면 ‘눈금’이 있어서 잴 수 있다. 눈금이 있는 그릇이라면 물이나 낟알이나 가루를 얼마나 담는지 살필 수 있다. ‘눈금’은 ‘눈’이라고만 하기도 한다. 한 해를 살아내는 동안 네 철이 흐르는데, 네 철은 또 여섯 가지로 다르게 접어드는 날씨를 나타내는 길로 나눈다. 한 해를 살피는 스물네 날이란, 스물네 ‘철눈’인 셈이다. 한 해를 네 갈래 철로 바라보고, 스물 네 가지 철눈으로 살피고, 삼백예순다섯 날로 맞아들인다.
철눈 (철 + 눈) : 1. 철이 흐르거나 바뀌는 결·길·목·때·모습·빛을 느끼거나 알거나 보거나 헤아리는 눈. (= 철눈금·철들다·철나다. ← 성인成人, 지성인, 분별, 사리분별, 조숙, 숙성, 성숙, 성찰, 판단력, 지각知覺, 자각, 자아발견, 자의식, 각성, 반성, 이해理解/ 인식, 인지認知, 도리道理, 열반涅槃, 대오각성, 대각大覺, 의식意識, 화학변화, 감화感化, 동화同化) 2. 한 해를 스물넷으로 나누어서, 철이 어떻게 흐르거나 바뀌는가를 나타내는 날과 빛을 담아내는 이름. (← 절기節氣, 절후節候)
48. 잎빛
꽃은 꽃빛이고 풀은 풀빛이나. 하늘은 하늘빛이고 바람은 바람빛이다. 모든 곳에는 빛이 있으니, 모래빛도 흙빛도 다르고, 눈빛도 물빛도 새롭다. 풀과 나무는 ‘풀잎’하고 ‘꽃잎’을 내놓는다. 푸른 ‘잎빛’에 고운 ‘잎빛’이 있다. 풀빛과 매한가지로 잎빛이란 수수하면서 맑고 밝은 넋을 나타낸다. 풀빛이며 잎빛을 그리기에 아름다운 길로 걸어갈 만하다.
잎빛 (잎 + 빛) : 1. 잎에서 나는 빛·빛깔. 싱그러운 나뭇잎이나 풀잎이 띠는 빛·빛깔. (← 초록草綠, 초록색·초색草色, 녹색, 그린, 연두軟豆, 연두색,연둣빛, 식물, 녹색식물) 2. 해바람비를 머금으면서 싱그러운 풀잎·나뭇잎처럼 반짝이면서 맑고 밝게 퍼지는 빛이나 기운이나 결. (← 신록, 녹음綠陰, 녹음방초, 녹음방초승화시, 대자연, 천지자연, 생태, 생태적, 자연, 자연환경, 자연스럽다, 자연적, 자연색, 천연색, 천연, 천연적, 녹색성장) 3. 나라·삶터·마을을 이루는 모든 사람이나 숨결. 나라·삶터·마을에서 바탕으로 있고, 높거나 낮지 않으며, 서로 어깨동무를 하면서 뜻·생각·마음을 나누고, 스스로 이 터전에 뿌리를 내리면서 맑고 밝게 살아가는 사람이나 숨결. (← 국민, 백성. 백인百人, 민중, 민초, 양민, 중생衆生, 인민, 서민, 시민, 대중) 4. 나라에 깃든 사람으로서 으뜸길(헌법)을 함께 따르고, 제몫(권리·의무)을 누리면서, 스스로 삶을 짓고 꿈을 펴고 생각을 나누면서 살아가는 사람. (← 국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