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18

2023.07.03 21:41:43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18

 

ㄱ. 궁금한 것 묻고 답하는 시간도 가졌다

​답하다(答-) : 1. 부르는 말에 응하여 어떤 말을 하다 = 대답하다 2. 질문이나 의문을 풀이하다 = 해답하다 3. 물음이나 편지 따위에 반응하다 = 회답하다

시간(時間) : 1.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 2. = 시각(時刻) 3. 어떤 행동을 할 틈 4. 어떤 일을 하기로 정하여진 동안 5. 때의 흐름

​​

아무 데에나 ‘것’을 붙이다 보면 “궁금하면 묻고”라 할 말을 “궁금한 것을 묻고”처럼 얄궂게 씁니다. 이 보기글은 “묻고 답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로 맺는데, “묻고 알려주었습니다”나 “묻고 얘기했습니다”로 고쳐씁니다. ‘시간’은 ‘가질’ 수 없습니다. ‘시간’은 ‘보냅’니다. 또는 ‘흐릅’니다. 묻고 얘기할 적에는 저절로 “시간이 흐를” 테니 “시간도 가졌습니다”는 군말이기도 합니다. ㅅㄴㄹ

궁금한 것을 서로 묻고 답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 궁금하면 서로 묻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 궁금한 이야기는 서로 묻고 알려주었습니다

《어린이의 눈으로 안전을 묻다》(배성호와 다섯 사람, 철수와영희, 2023) 16쪽

 

 

ㄴ. 즉 키링도 필요 없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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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연적(必然的) : 사물의 관련이나 일의 결과가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는

즉(卽) : 1. 다시 말하여 2.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key ring : 열쇠 고리

필요(必要) :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

존재(存在) : 1. 현실에 실제로 있음 2.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처음 든 낱말 ‘열쇠고리’ 하나만 쓰면 됩니다. 열쇠고리를 열쇠고리라 하기보다는 구태여 ‘키링’이라고 군더더기를 붙이니, 그야말로 쓸모나 쓸데가 없는 자잘한 말씨가 붙습니다. 예전처럼 열쇠고리를 안 쓴다면 ‘어느새’ 안 쓰거나 ‘이제’ 안 쓴다고 하면 됩니다. 이 보기글에서 ‘즉·필요·존재’는 덧없는 말씨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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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연적으로 열쇠고리, 즉 키링도 필요 없는 존재가 되었다

→ 어느새 열쇠고리는 쓸모가 없다

→ 이제 열쇠고리는 안 쓴다

《우표의 세계》(서은경, 현암사, 2023) 9쪽

 

 

ㄷ. 곡선으로 휘어질 직선 상상

​곡선(曲線) : 1. 모나지 아니하고 부드럽게 굽은 선 2. [수학] 점이 평면 위나 공간 안을 연속적으로 움직일 때 생기는 선. 좁은 뜻으로는 그 가운데에서 직선이 아닌 것을 이른다

직선(直線) : 1. 꺾이거나 굽은 데가 없는 곧은 선 2. [수학] 두 점 사이를 가장 짧게 연결한 선

상상(想像) :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그려 봄

​‘휘다’라 하면, 곧은 것이 부드럽게 눌리거나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낱말책은 ‘곡선 = 굽은 선’을 가리키니, “곡선으로 휘어질”처럼 쓴 보기글은 “굽어서 휘어질”이라 말한 꼴인데, 도무지 말이 안 됩니다. 한자말을 쓰기에 잘못일 수 없으나, 이처럼 뒤죽박죽으로 쓰지 않기를 바랍니다. “반드시 휠 곧은 길이”라든지 “반드시 휠 바른 길이”로 고쳐씁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는지 헤아리려 한다면 ‘그리다·떠올리다·어림하다’라 하면 됩니다. ㅅㄴㄹ

언젠가 반드시 곡선으로 휘어질 직선의 길이를 상상한다

→ 언젠가 반드시 휠 곧은 길이를 그린다

→ 언젠가 반드시 휠 바른 길이를 떠올린다

《수학자의 아침》(김소연, 문학과지성사, 201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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