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존중
노랗게 익은 낟알처럼
노을 일렁이는 하늘처럼
놀고 노래하는 아이처럼
높인다
서글서글 나긋나긋 말씨로
선선히 이는 갈바람으로
서둘지 않으며 서로서로
섬긴다
밭둑에 자라는 들꽃을
바다에 사는 헤엄이를
받아들이는 별빛 햇볕을
받든다
알뜰히 아름답게 아껴
둥글게 동무하며 돌봐
누가 해주지 않아
위아래없이 너나없이 나란히
ㅅㄴㄹ
낱말책은 ‘존중(尊重)’을 “높이어 귀중하게 대함”으로 풀이하는데, ‘귀중(貴重)’은 “귀하고 중요함”으로 풀이하고, ‘귀하다(貴-)’는 “1. 신분, 지위 따위가 높다 2. 존중할 만하다 3. 아주 보배롭고 소중하다”로, ‘중요(重要)’는 “귀중하고 요긴함”으로 풀이합니다. 돌림풀이인데다가 겹말풀이입니다. ‘존중·귀중·귀하다·중요’는 모두 ‘높다·높이다’를 가리키는 셈입니다. 우리는 우리말을 곱게 아끼거나 살뜰히 돌보거나 반듯하게 높일 수 있을까요? 여느 삶자리에서 수수하고 흔하게 쓰는 낱말 하나부터 참답게 가다듬으면서 높일 줄 알 적에 서로서로 높이는 따사롭고 넉넉한 마음으로 나아가리라 봅니다. 함께 노을빛으로 노래하고 노늘(나눌) 줄 알기에 높습니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설 줄 알면서 기둥으로 세울 줄 알기에 섬깁니다. 함께 받아들이고 받치는 사이로 지내면서 받듭니다. 차근차근 거듭나기로 해요. 위도 아래도 아닌 나란히 서는 마음으로 만나요. 너랑 나는 다 다르면서 사랑스러운 숨결인 사람입니다. 손을 맞잡고, 부드러이 반짝이는 눈망울로 이 별에서 어울리는 길을 헤아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