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26 관계
얽매면 엉켜
옭매면 올가미야
엉성하면 어긋나
얼차리고 얼러서 어우른다
매를 들면 아파
매서우면 멀리하지
매몰차면 무섭더라
꽃매듭짓기에 꽃맺음으로 간다
사납게 굴면 떠나
낡삭으면 지겹지
사고파는 장삿속은 치우고
사근사근 사이좋게 사귄다
싹이 트고 눈을 틔울
틈새를 살짝 둔다
빗줄기로 씻고 빛줄기로 달래며
서로 잇고 살살 비운다
ㅅㄴㄹ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관계(關係)’를 “1.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 2. 어떤 방면이나 영역에 관련을 맺고 있음”으로 풀이하는데, ‘관련(關聯)’이란 한자말은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계를 맺어 매여 있음”으로 풀이합니다. 우리말 ‘맺다’는 “5. 관계나 인연 따위를 이루거나 만들다”로 풀이하지요. 여느 어른이라면 한자말 ‘관계·관련’이나 우리말 ‘맺다’를 낱말책에서 찾아볼 일이 없이 그냥 쓸 텐데, 어린이·푸름이는 이런 말을 어떻게 엮고 헤아려서 익힐 수 있을까요? “관계를 맺다”나 “관련을 맺다”는 겹말풀이일 뿐 아니라, ‘맺다’부터 제대로 풀이를 안 한 얼개입니다. 마주하는 둘이나 여럿을 하나로 잇거나 함께 두거나 같이 있다고 할 적에 ‘맺다’일 테고, “사이를 짓다·이루다”라고 하겠지요. ‘사이·끈·줄 ← 관계·관련’이라 할 만합니다. 때로는 얽히거나 닿을 수 있고, 때때로 묶거나 담기도 할 텐데, 즐겁게 어울리는 사이라면 매달리거나 틀어쥐지 않습니다. 꽃매듭에 꽃맺음으로 갈 적에 나란히 빛나는 아름다운 사이를 이룹니다.